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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대 갈까?”보다 “여기 갈래?”…달라진 2030소비, 건대 ‘빈 점포’ 가득
“건대 갈까?”보다 “여기 갈래?”…달라진 2030소비, 건대 ‘빈 점포’ 가득

건대입구 상권에 공실이 늘어나는 등 예전만 못한 명성을 보이면서 상권이 휘청이고 있다. 과거에는 건대라는 지역 자체가 약속 장소이자 소비 목적지 역할을 하며 주변 음식점과 카페, 주점으로 자연스럽게 소비가 이어졌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공식이 흔들리고 있어서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SNS에서 가고 싶은 특정 음식점이나 카페를 먼저 정한 뒤 해당 지역을 찾아가는 소비가 확산하면서, 높은 유동인구만으로 경쟁력을 유지해 온 전통 상권의 힘이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르데스크 취재에 따르면 건대입구역 일대 유동인구가 많은 대로변을 중심으로 임차인을 구하지 못한 빈 점포들이 증가하고 있다. 건대입구역 일대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2024년 3분기 7.7%에서 같은 해 4분기 7.2%, 지난해 1분기 7.2%를 기록한 뒤 2분기 8.0%로 상승했다. 이후 3분기에는 10.8%로 두 자릿수에 진입했고 4분기에는 10.9%까지 치솟았다.

 

올해 들어서도 공실률은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1분기 10.8%로 두 자릿수를 유지했고 2분기에는 9.5%로 소폭 낮아졌지만 2024년 3분기와 비교하면 여전히 1.8%p 높은 수준이다. 불과 2년 전 7%대였던 중대형 상가 공실률이 최근 9~10% 수준까지 높아진 것이다.

  

현지 부동산업계에서는 건대입구역 대로변을 중심으로 공실이 장기화하는 주요 원인으로 높은 임대료와 권리금 부담을 지목하고 있다. 건대입구역 대로변 상가는 10평 규모를 기준으로 보증금이 통상 1억~3억원 수준에 형성돼 있으며 핵심 입지의 경우 월 임대료만 1500만~2000만원 안팎에 달한다. 반면 대로변에서 안쪽으로 들어간 이면도로는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낮아 현재도 음식점과 주점 등 소규모 점포가 대부분 자리를 채우고 있다는 설명이다. 같은 건대 상권 안에서도 임대료 수준에 따라 공실 상황이 엇갈리고 있는 셈이다.

 

▲ 건대입구역 중대형 상가 최근 3년 공실률 현황.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 건대입구역 중대형 상가 최근 3년 공실률 현황.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과거에는 높은 임대료에도 불구하고 나이키와 아디다스, 이동통신사 등 대기업과 유명 브랜드가 대로변 핵심 점포를 차지했다. 이들 기업은 개별 매장에서 발생하는 매출뿐 아니라 유동인구가 많은 건대입구 대로변에 브랜드를 노출하는 광고 효과까지 고려해 높은 임대료를 감당했다. 그러나 최근 기업들이 과거처럼 대형 오프라인 매장에 많은 비용을 투입하지 않으면서 기존 브랜드가 철수한 뒤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후속 임차인을 찾기 어려워졌다는 게 현지 부동산업계의 설명이다.

 

피재웅 좋은집구하기 상무는 “과거에는 대로변 주요 점포의 권리금이 2억~3억원에 달해도 대형 브랜드나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들어오려는 수요가 있었지만 지금은 5000만~6000만원 수준까지 낮아진 곳도 신규 임차인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일반 자영업자는 높은 월세에 권리금까지 부담하면서 영업하기 어렵다 보니 권리금이 조금이라도 붙어 있으면 아예 들어오지 않으려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대기업이나 유명 브랜드가 빠져나간 대로변 점포는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후속 임차인을 찾지 못해 비어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임대료 부담이 적은 이면도로는 공실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며 “요즘 대학생들은 SNS를 통해 가고 싶은 곳을 먼저 정한 뒤 해당 지역을 찾아가는 경우가 많다 보니 과거처럼 ‘건대에서 만나자’고 모여 주변 음식점이나 술집을 돌아다니며 소비하는 모습도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건대입구역 상권을 둘러싼 소비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는 건대나 홍대처럼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을 약속 장소로 먼저 정한 뒤 현장에서 음식점이나 카페를 선택했다면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는 SNS에서 가고 싶은 점포를 먼저 찾은 뒤 해당 점포가 위치한 지역을 방문하는 방식으로 소비 행태가 바뀌고 있다. 상권 자체의 유명세보다 개별 점포의 콘텐츠와 화제성이 방문 여부를 결정하는 데 더 큰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SNS가 젊은 소비층의 방문 장소 선택에 미치는 영향은 소비자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지난 2024년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수도권에 거주하는 만 13~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1.9%는 ‘SNS 등에서 핫하다고 하는 지역은 가보고 싶다’고 답했다. 핫플레이스를 방문하면 인증사진을 남기는 경우가 있다는 응답도 50.6%에 달했다.

 

▲ 사진은 건대입구역 대로변에 위치한 공실 점포의 모습. 과거 대형 브랜드가 영업했던 일부 점포도 새로운 임차인을 찾지 못한 채 비어 있다. ⓒ르데스크
▲ 사진은 건대입구역 대로변에 위치한 공실 점포의 모습. 과거 대형 브랜드가 영업했던 일부 점포도 새로운 임차인을 찾지 못한 채 비어 있다. ⓒ르데스크

 

최이진 씨(23·여)는 “친구들과 놀러 갈 장소를 정할 때 SNS에서 어디가 무엇으로 유명한지 찾아보고 약속 장소를 정하는 편이다”며 “예전에는 건대나 홍대처럼 지역을 먼저 정한 뒤 가서 무엇을 할지 고민했다면 요즘에는 SNS에서 특정 음식점이나 카페를 먼저 찾아본 뒤 그곳이 있는 지역으로 약속 장소를 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 자주 가지 않는 지역이라도 SNS에서 가보고 싶은 곳을 발견하면 친구들에게 공유하고 직접 찾아가기도 한다”며 “꼭 유명한 상권이 아니더라도 가고 싶은 음식점이나 카페가 있다면 그곳을 중심으로 약속 장소를 정하는 편이다”고 덧붙였다.

 

건대입구 주변 상권 역시 이러한 소비 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건대입구역에서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인 성수동은 팝업스토어와 카페, 음식점 등 특정 공간 자체가 방문 목적지가 되면서 젊은층이 몰리는 대표적인 상권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 주목받는 군자역 일대 역시 기존 주거지역 중심의 상권에서 벗어나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진 음식점과 주점 등이 하나의 방문 목적지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처럼 핵심 상권에 입점했다는 사실만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유동인구와 소비를 확보하기 어려워진 셈이다. SNS를 통해 소비자가 방문할 점포를 사전에 결정하는 경우가 늘면서 같은 지역 안에서도 화제가 되는 일부 점포에는 손님이 몰리는 반면 인접 점포는 유동인구의 효과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는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 높은 임대료를 감당해야 하는 대로변 점포일수록 이러한 변화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SNS를 중심으로 소비자들의 방문지 선택 방식이 변화하면서 과거 높은 유동인구 자체가 경쟁력이었던 전통 상권도 개별 점포의 경쟁력이 중요해지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건대나 홍대처럼 인지도가 높은 상권 자체가 하나의 목적지 역할을 하면서 방문객이 주변 음식점과 카페, 주점 등을 연이어 이용하는 소비가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SNS를 통해 방문할 점포를 미리 정하고 이동하는 소비가 늘고 있다”며 “이러한 소비 방식에서는 상권 전체의 유동인구가 많더라도 소비가 일부 유명 점포에 집중될 수 있고 높은 임대료가 유지되는 지역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점포를 중심으로 공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기사 속 Q&A
Q1. 한국부동산원 조사 기준, 건대입구역 일대 중대형 상가 공실률 변화 추이는?
A.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건대입구역 일대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2024년 3분기 7.7%에서 시작해 같은 해 4분기와 2025년 1분기 7.2%를 유지한 뒤, 2025년 2분기 8.0%로 반등했습니다. 이후 2025년 3분기 10.8%, 4분기 10.9%, 2026년 1분기 10.8%를 기록하며 두 자릿수의 높은 수준을 지속하다가 2026년 2분기 들어 9.5%로 소폭 낮아졌습니다. 그러나 이는 기준점이 되는 2024년 3분기(7.7%)와 비교할 때 여전히 1.8%p 높은 수치다.
Q2. 건대입구역 대로변 10평 상가의 보증금과 월 임대료 시세는?
A. 현지 부동산업계 조사 기준, 건대입구역 대로변 10평 규모 상가의 보증금은 통상 1억~3억 원 수준입니다. 핵심 입지의 경우 월 임대료만 1500만~2000만 원 안팎에 달한다.
Q3. 최근 대기업 브랜드가 건대입구 대로변 오프라인 매장을 철수하는 이유는?
A. 기업들이 과거와 달리 오프라인 대형 매장에 고비용을 투입하는 마케팅 방식을 축소하고, 오프라인 점포 운영 효율화를 추진하면서 높은 고정비가 드는 대형 매장을 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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