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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폴레도 강남서 시험 본다…글로벌 브랜드가 찍은 ‘아시아 테스트베드’
치폴레도 강남서 시험 본다…글로벌 브랜드가 찍은 ‘아시아 테스트베드’

미국 멕시칸 패스트캐주얼 브랜드 치폴레(Chipotle)가 아시아 첫 진출지로 대한민국 서울을 낙점하고 강남대로에 1호점을 열었다. 앞서 쉐이크쉑과 파이브가이즈 등 글로벌 외식 브랜드들이 잇따라 국내 첫 매장을 냈던 강남대로는 최근 외식업을 넘어 완구와 서브컬처, 디저트 등 다양한 업종의 해외 브랜드까지 몰리며 글로벌 기업들의 ‘아시아 테스트베드’이자 ‘한국 상륙 1번지’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강남대로가 글로벌 브랜드의 국내 진출 거점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16년부터다. 2016년 7월 국내 프리미엄 수제버거 열풍을 촉발한 쉐이크쉑(Shake Shack)이 국내 1호점을 강남에 선보였고, 2022년 11월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3대 수제버거로 꼽히는 슈퍼두퍼(Super Duper)가 해외 첫 진출지로 강남을 택했다. 이듬해 6월에는 미국의 파이브가이즈(Five Guys)가 긴 오픈런 행렬을 기록하며 강남에 상륙했고 같은 해 12월에는 캐나다 국민 커피 브랜드 팀홀튼(Tim Hortons) 역시 강남대로변에 국내 첫 매장을 열었다.

  

이 같은 출점 러시는 최근 들어 외식업을 넘어 한층 다양한 업종으로 확산되고 있다. 2024년 10월 미국 프랜차이즈 샌드위치 브랜드 지미존스(Jimmy John’s)가 아시아 최초 매장으로 강남을 선택한 데 이어 올해 4월에는 중국의 대표 프리미엄 밀크티 브랜드 차지가 강남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지난 6월에는 영국 미니어처 게임 브랜드 워해머(Warhammer)가 국내 최초 공식 플래그십 스토어를 강남에 선보였고, 7월에는 뉴욕 수제 아이스크림 브랜드 밴루엔(Van Leeuwen)이 강남에 국내 1호점을 출점했다.

 

▲ 서울 강남대로에 들어선 쉐이크쉑(위), 파이브가이즈(왼쪽 아래), 차이(오른쪽 아래) 매장 사진. ⓒ르데스크
▲ 서울 강남대로에 들어선 쉐이크쉑(위), 파이브가이즈(왼쪽 아래), 차이(오른쪽 아래) 매장 사진. ⓒ르데스크

  

특히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신논현역으로 이어지는 대로변은 글로벌 식음료(F&B) 브랜드의 거대한 격전지로 변모했다. 쉐이크쉑 강남대로점 인근 건물에 치폴레가 들어섰고 불과 수십 걸음 떨어진 맞은편에서는 파이브가이즈 1호점이 영업 중이다. 미국을 대표하는 외식 브랜드들이 직선거리 수백 미터 안에서 사실상 한 줄로 맞붙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유독 강남대로를 한국 및 아시아 1호점 입지로 선호하는 핵심 요인으로는 압도적인 유동인구와 소비층의 다양성이 꼽힌다.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강남역 일대의 일평균 유동인구는 12만373명에 달한다. 지하철 2호선과 신분당선이 교차하고 수도권 전역을 잇는 광역버스 노선이 집중된 교통 허브라는 특성상 특정 연령대나 취향에 쏠리지 않고 직장인과 학생, 쇼핑객, 해외 관광객까지 다양한 계층이 한꺼번에 유입된다.

 

치폴레 본사 관계자는 “아시아는 다양한 선택지와 편의성, 신선하면서도 빠르게 제공되는 음식에 대한 수요가 높아 치폴레에 큰 성장 기회를 제공하는 시장이다”며 “특히 한국은 아시아 진출을 시작하기에 이상적이며 성장 잠재력도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남 상권을 선택한 배경에 대해 “강남은 오피스와 주거, 쇼핑, 관광 수요가 함께 형성돼 다양한 고객층이 모이는 국내 대표 상권이다”며 “유동인구가 많고 트렌드 관심도가 높은 지역인 만큼 치폴레를 처음 소개하고 경험하게 하는 데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강남대로 1호점이 단순히 매장 매출을 창출하는 공간을 넘어 브랜드 인지도를 단숨에 높이는 일종의 ‘안테나숍(Antenna Shop)’ 역할을 수행한다고 분석한다. 강남대로변 1층 매장은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높은 임대료가 형성돼 있지만 글로벌 본사와 국내 운영사들은 이를 단순한 임차 비용이 아닌 마케팅 투자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보행자와 차량 통행량이 압도적인 대로변에 대형 매장을 확보하는 것 자체가 대규모 옥외광고에 버금가는 노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유행을 빠르게 받아들이는 2030세대의 SNS 인증 문화와 숏폼 콘텐츠를 통한 자발적인 확산까지 더해지면서 신규 브랜드의 초기 인지도를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 치폴레 강남점 매장 내부 전경(왼쪽)과 2일 열린 치폴레 아시아 1호점 개점식에서 본사 및 국내 관계사 주요 임원진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르데스크
▲ 치폴레 강남점 매장 내부 전경(왼쪽)과 2일 열린 치폴레 아시아 1호점 개점식에서 본사 및 국내 관계사 주요 임원진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르데스크

 

실제 오픈 당일인 2일 치폴레 강남점 앞은 브랜드의 화제성을 보여주듯 매장 입구에서 강남역 방향까지 긴 대기 행렬이 이어졌다. 매장 문을 열기 전부터 몰려든 인파로 주변이 붐볐고 주문까지 3시간 안팎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높은 관심이 이어졌다.

 

온라인에서도 반응은 뜨겁다.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 SNS에서는 치폴레 메뉴 조합과 주문 방법을 소개하는 영상이 조회수 450만회를 돌파하는 등 젊은 층을 중심으로 관련 콘텐츠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대기 행렬에서 만난 직장인 정윤호 씨(27·남)는 “SNS에서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메뉴라는 영상을 보고 호기심이 생겨 한번 먹어보고 싶어서 기다리는 중이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처럼 글로벌 브랜드 입장에서 강남대로는 단순히 많은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상권을 넘어 한국 소비자의 반응을 단기간에 확인할 수 있는 시험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다양한 연령과 직업군의 소비자가 한곳에 몰리는 데다 새로운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반응이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는 만큼 국내 시장은 물론 향후 아시아 사업 확대 가능성까지 가늠할 수 있는 입지라는 평가다.

 

전문가들도 한국을 대표하는 상권인 강남대로가 글로벌 기업들에게 아시아 전역의 흥행 가능성을 가늠하는 시험장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해외 브랜드 마케팅 분야에서도 한국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이 매우 까다롭다는 점을 이미 깊이 인식하고 있다”며 “유행 변화가 빠르고 다이내믹한 한국 시장에서 성공하면 세계 어느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공식이 자리 잡았기 때문에 한국을 아시아 진출의 출발점으로 삼는 브랜드가 늘어나는 추세다”고 분석했다.

 

이어 “누가 보더라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등 상권은 강남이다”며 “글로벌 시장을 대표하는 해외 유명 브랜드들이 한국에 첫발을 디딜 때 그에 걸맞은 국내 대표 상권을 찾아 들어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고 설명했다. 

기사 속 Q&A
Q1. 미국 멕시칸 패스트 브랜드 치폴레(Chipotle)가 아시아 첫 매장으로 서울 강남대로를 낙점한 의미와 강남대로의 상권 위상은?
A. 치폴레가 아시아 최초 매장으로 서울 강남대로에 1호점을 열었으며 이로써 강남대로는 글로벌 외식 브랜드를 넘어 완구, 서브컬처, 디저트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기업들의 아시아 테스트베드이자 한국 상륙 1번지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Q2. 2016년 쉐이크쉑부터 2023년까지 강남대로를 첫 매장 입지로 선택했던 대표적 글로벌 외식 브랜드들은?
A. 2016년 7월 프리미엄 수제버거 열풍을 일으킨 쉐이크쉑 1호점을 시작으로, 2022년 11월 슈퍼두퍼 해외 1호점, 2023년 6월 오픈런을 기록한 파이브가이즈 1호점, 같은 해 12월 캐나다 커피 브랜드 팀홀튼이 차례로 강남대로변에 첫 깃발을 꽂았다.
Q3. 초고가 임대료 부담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브랜드들이 강남대로 1층 매장을 사용하는 마케팅 효과는?
A. 압도적인 보행량과 차량 통행량 덕분에 대형 매장 확보 자체가 수십억원대 옥외 전광판 이상의 노출 효과를 내며 2030 세대의 즉각적인 SNS 인증과 숏폼 공유를 통한 자발적 확산으로 초기 브랜딩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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