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 이재명정부와 직전 윤석열정부의 지지율 추이를 비교·분석하는 움직임이 부쩍 늘었다. 출범 초기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며 지방선거 승리까지 거머쥔 것부터 지지율이 급격하게 하락한 것까지 두 정부에 대한 민심의 향방이 거의 판박이나 다름없다는 판단에 기인한 결과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의 경우 지지율 회복에 실패하면서 결국 여당마저 총선에서 참패하고 끝내 비상계엄이라는 비극적인 선택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향후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식의 변화를 예측하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집권 초기엔 훨훨, 1년 후엔 엉금엉금…데칼코마니 같은 李·尹 지지율 추이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연일 최저치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8월 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응답률 9.5%,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직전 조사 대비 3%p 하락한 42%를 기록했다. 반면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직전 조사 대비 급격하게 상승해 취임 후 처음으로 50%를 찍었다. 부정 평가의 이유로는 ‘부동산 정책’(27%)이 가장 많이 지목됐다. 이어 ▲검찰 권한 축소(7%) ▲경제·민생(7%) ▲도덕성 문제·본인 재판 회피(7%) ▲소통 미흡(5%) 등의 순이었다.
취임 초기와는 사뭇 다른 결과다. 같은 조사기관이 이 대통령 취임 4주차인 지난해 6월 24~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 1004명으로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응답률 13.4%,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에 따르면 당시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무려 64%에 달한 반면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21%에 그쳤다. 긍정평가 이유로는 ▲추진력·실행력·속도감(13%) ▲소통’(8%) ▲전반적으로 잘한다(8%), ‘인사’(6%) ▲직무 능력·유능함’(5%) ▲외교’(5%) 등이 지목됐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과도한 복지·민생지원금(20%) ▲외교·나토 정상회의 불참(20%) ▲도덕성 문제·자격 미달(12%) ▲인사(10%) 등이 언급됐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 추이는 같은 시기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지율과도 상당히 흡사한 모습이다. 한국갤럽이 윤 전 대통령 취임 1년 4개월 남짓한 시점인 2023년 8월 29~3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응답률 14.6%,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에 따르면 응답자의 33%만이 ‘잘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59%에 달했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21%) ▲외교(11%) ▲경제·민생·물가(8%) ▲독단적·일방적 소통 미흡(이상 7%) ▲전반적으로 잘못한다(6%) ▲일본 관계(4%) ▲통합·협치 부족(3%) 등이 언급됐다.
윤 전 대통령 역시 긍정 평가 비율이 취임 초기에 비해 눈에 띄게 하락했다. 같은 조사기관이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응답률 10.3%,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에 따르면 윤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는 52%, 부정 평가 37% 등이었다. 긍정 평가 이유는 ▲공약 실천(8%) ▲대통령 집무실 이전(7%) ▲결단력·추진력·뚝심(7%) 등이었고 부정 평가 이유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30%) ▲인사(17%) ▲공약 실천 미흡(10%) 등의 순으로 많이 언급됐다.
“사람이 문제” vs “정책이 문제”…서로 다른 부정평가 이유에 李정부 정책 향방 예의주시
전·현직 대통령의 취임 직후와 1년 이후 지지율을 비교하면 이 대통령의 긍정 평가는 64%에서 42%로 22%p 하락한 반면 부정 평가는 21%에서 50%로 29%p 급등했다. 윤 전 대통령 역시 긍정 평가는 52%에서 33%로 16%p 하락, 부정 평가는 37%에서 59%로 22%p 상승했다. 긍정 평가 하락폭과 부정평가 상승폭 모두 이 대통령이 윤 전 대통령을 앞서는 셈이다. 다만 부정 평가 상승을 부추긴 요인(개인적 요인 제외)의 항목은 대동소이 했으나 언급 비중 측면에선 약간의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 ▲검찰 권한 축소 등 정책 관련 불만 비중이, 윤 전 대통령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 ▲독단적·일방적 소통 ▲전반적으로 잘 못한다 등 인물 관련 불만 비중이 높았다.
현재 정치권 안팎에선 이 대통령이 지금이라도 지지율 관리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지율 하락 이후 다시 회복하지 못한 윤 전 대통령과 비슷한 전철을 밟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윤 전 대통령 집권 시기인 지난 2024년 4월 치러진 총선에서 당시 여당인 국민의힘은 완전히 참패했다. 총 108석의 의석만을 차지하며 개헌 저지선을 지키는 데 만족해야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무려 175석을 차지하며 거대 야당으로 재탄생했다. 당시 총선 직전 실시된 여론조사(3월 26~28일)에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는 34%, 부정 평가는 58% 등이었다. 총선 이후 정부·여당은 예산안, 장관탄핵 등 야당의 거센 공세에 시달려야 했고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이라는 자멸의 길을 선택해 결국 탄핵 당하고 말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회 관계자는 “요즘 국회 안팎에선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을 기록 중인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을 두고 말들이 많다”며 “지지율 추이가 직전 윤석열 전 대통령 때와 너무 비슷하게 움직이는데다 이미 실패나 다름없는 정책 기조에 대한 확실한 노선 변화가 없다 보니 앞으로도 윤 전 대통령 지지율과 비슷하게 움직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그나마 위안되는 사실은 윤 전 대통령은 사람 자체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았다면 이 대통령은 정책에 대한 불만이 주된 이유라는 점이다”며 “이 대통령의 대승적인 결단만 있으면 충분히 민심을 회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학계 전문가들 역시 그나마 정책에 대한 호불호가 인물에 대한 호불호 보다는 개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차기 총선, 그리고 그 이후를 생각해서라도 하루 빨리 이 대통령이 정책 노선에 대대적인 변화를 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한다는 것은 단순히 개별 정책에 대한 불만을 넘어 현 정부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약화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며 “최근 정부가 논란이 된 정책을 발표한 뒤 여론의 반발이 커지면 다시 재검토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는데, 이런 모습이 계속되면 국민들 사이에서 정부의 정책 방향이나 국정 운영 능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굳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재명정부가 지지율을 반등시키려면 단순히 일부 정책을 수정하거나 재검토하는 수준을 넘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확실한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며 “국민의 인식을 바꿀 정도의 강력한 동인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한번 떨어진 신뢰와 지지율을 다시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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