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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00원 빵 속 책갈피가 1만원…‘랜덤깡’ 열풍에 웃돈부담 · 식품안전 그늘
3700원 빵 속 책갈피가 1만원…‘랜덤깡’ 열풍에 웃돈부담 · 식품안전 그늘

편의점에서 품절 대란을 빚고 있는 인기 빵이 오픈마켓에서 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재판매되면서 소비자 부담 증가는 물론 식품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조사나 공식 판매처가 아닌 외부 판매자를 거쳐 유통되는 과정에서 제품이 어떤 환경에서 보관됐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데다 택배 배송 과정에서 적절한 보관 환경이 유지되는지도 소비자가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편의점 GS25가 출판사 민음사와 캐릭터 지식재산권(IP) 브랜드 ‘오늘의 귀여움’과 협업해 출시한 빵이 입고 즉시 판매되며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차로 선보인 ‘사랑에 대하여’ 모카번 커스터드맛과 ‘늑대처럼 싱싱하게 울고 싶었다’ 깨찰빵 솔티밀크 맛을 출시했다. 이후 판매율 약 95%를 기록하며 GS25 전체 빵 카테고리에서 나란히 매출 1~2위에 올랐다.


이어 26일에는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활용한 ‘오만과 편견’ 모카번 우유크림맛과 허연 시집을 담은 ‘나쁜 소년이 서 있다’ 깨찰빵 커스터드맛도 추가로 출시했다. 해당 빵들 역시 입고되자마자 품절되고 있는 모습이다. 


▲ GS25는 지난 21일 출판사 민음사와 캐릭터 브랜드 ‘오늘의 귀여움’과 협업한 베이커리 제품을 출시했다. 사진은 SNS에 올라온 민음사 협업 빵의 모습. [사진=인스타그램 갈무리]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서울 주요 지역에서는 재고를 구하기 어려운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르데스크가 26일 GS25 애플리케이션(앱) ‘우리동네GS’를 통해 확인한 결과 서울 반포동과 논현동, 서초동 일대 점포에서는 해당 제품들의 재고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SNS에서도 제품이 남아 있는 점포를 찾기 위해 여러 편의점을 돌아다녔다는 소비자들의 구매 후기가 이어지고 있다. 


빵 자체보다 더 큰 관심을 받는 것은 포장 안에 든 투명 책갈피다. 제품마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과 민음시선의 표지를 ‘오늘의 귀여움’ 캐릭터로 재해석한 책갈피 20종 가운데 1장이 무작위로 들어 있다. 책갈피는 ‘동물농장’, ‘로미오와 줄리엣’, ‘안나 카레니나’, ‘오만과 편견’, ‘폭풍의 언덕’, ‘햄릿’ 등 누구나 한 번 쯤은 들어봤을 법한 세계문학전집 디자인 15종과 민음시선 디자인 5종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3종은 GS25에서만 구할 수 있는 한정 디자인이다.


원하는 책갈피를 얻기 위해 제품을 반복 구매하는 이른바 ‘랜덤깡’도 제품의 인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소셜미디어(SNS)에는 구매한 제품에서 나온 책갈피를 인증하거나 중복으로 나온 책갈피를 다른 소비자와 교환하려는 게시물이 잇따르고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도 책갈피가 별도의 상품처럼 거래되고 있다. 


당근에는 미개봉 민음사 빵 책갈피를 장당 1만원에 판매한다는 게시글이 다수 올라와 있으며 여러 장을 한꺼번에 구매할 경우 가격을 낮춰주겠다는 판매자도 등장했다. 빵에 무작위로 동봉된 증정품이 제품 가격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등 빵 자체보다 책갈피의 희소성과 수집 가치가 부각되는 모습이다.


▲ 편의점에서 품절 현상을 빚고 있는 민음사 협업 빵이 오픈마켓에서는 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사진은 오픈마켓에서 판매 중인 민음사 빵의 모습. [사진=쿠팡·스레드 갈무리]

 

이처럼 오프라인에서 제품을 구하기 어려워지자 오픈마켓에서는 정가보다 두 배 이상 비싼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지난 24일 한 SNS 이용객은 오픈마켓에서 정가보다 비싸게 판매되고 있는 민음사빵을 보고 ‘민음사 빵테크 너무한 것 아니냐’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이후 해당 게시글은 조회수 1600회를 기록했다.


해당 게시글에 따르면 네이버스토어에서는 ‘사랑에 대하여’ 모카번 커스타드 2개를 1만873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해당 제품은 GS25에서 개당 3700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개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약 9365원으로 편의점 판매가격의 약 2.5배에 달한다. 정상 판매가격이 2700원인 ‘늑대처럼 싱싱하게 울고 싶었다’ 깨찰빵 솔티밀크맛 역시 4개 묶음이 2만316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개당 가격은 5790원으로 정상 판매가격의 약 2.1배 수준이다. 해당 제품은 오픈마켓에 입점한 외부 판매자가 판매하는 상품인 만큼 어떤 경로를 통해 확보했는지, 판매 전까지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보관했는지 등은 판매 페이지에서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웠다.


쿠팡에서도 웃돈이 붙은 제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특히 이날 새롭게 출시된 ‘나쁜 소년이 서 있다’ 깨찰빵 커스터드맛도 출시 당일부터 쿠팡에 판매 상품이 등장했다. 한 입점 판매자는 해당 제품 2개 묶음을 1만931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개당 약 9655원으로 GS25 정상 판매가격인 2700원의 약 3.6배에 달한다. 이는 출시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은 제품까지 공식 판매처가 아닌 오픈마켓에서 정상 가격을 크게 웃도는 가격에 등장한 셈이다. 해당 상품 역시 제조사나 GS25가 직접 판매하는 제품이 아닌 외부 입점 판매자가 판매하고 있어 제품의 확보 경로나 판매 전 보관 방식 등은 판매 페이지를 통해 확인하기 어려웠다.


문제는 의류나 장난감 등 일반 공산품과 달리 빵은 먹는 식품이라는 점이다. 식품은 제조 이후 소비자에게 전달될 때까지 보관 환경이나 소비기한 등에 따라 품질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제조사와 공식 판매처를 거치지 않고 제3자가 구매한 제품을 다시 판매할 경우 최종 소비자가 중간 보관 과정을 확인하기 쉽지 않다. 특히 현재처럼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도는 여름철에는 보관 환경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 사진은 지난 21일과 이날 출시된 민음사 빵의 모습. [사진=GS25]

 

판매자가 편의점에서 제품을 구매한 뒤 실온에 얼마나 보관했는지, 직사광선이나 고온에 노출된 적은 없는지 등을 소비자가 판매 화면만으로 파악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여기에 택배 배송까지 더해지면 제품이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공식 유통과정에는 없던 추가적인 보관·운송 단계가 생긴다.


전문가들은 식품의 경우 일반적인 중고 물품과 달리 유통·보관 환경이 안전성과 직결되는 만큼 공식 판매처가 아닌 판매자로부터 구매할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한정된 물량에 소비자들의 수요가 집중되면 제품을 구하기 어려워지고 이 과정에서 정가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해서라도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생길 수 있다”며 “특히 이번 제품처럼 랜덤 굿즈가 포함된 경우 원하는 굿즈를 얻기 위한 반복 구매까지 더해지면서 제품의 희소성이 더욱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식품은 일반 공산품과 달리 소비자에게 전달되기 전까지 어떤 환경에서 보관되고 유통됐는지가 제품의 품질과 안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제조사나 공식 판매처가 아닌 제3자가 제품을 다시 판매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구매 이후 재판매되기까지의 보관 과정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여름철에는 높은 기온에 장시간 노출되거나 적절하지 않은 환경에서 보관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며 “소비기한이 남아 있는지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판매자가 제품을 어떻게 보관했는지, 배송 과정에서 적정한 환경이 유지되는지 등을 함께 확인한 뒤 구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기사 속 Q&A
Q1. 이슈가 된 '민음사 협업 빵'은 어떤 제품인가?
A. GS25 편의점이 출판사 민음사, 캐릭터 IP 브랜드 ‘오늘의 귀여움’과 협업하여 출시한 베이커리 제품입니다. 소설 및 시집의 제목을 딴 4종 제품(‘사랑에 대하여’, ‘늑대처럼 싱싱하게 울고 싶었다’, ‘오만과 편견’, ‘나쁜 소년이 서 있다’)으로 구성돼 있다.
Q2. 이 제품이 품절 대란을 겪는 주요 원인은?
A. 빵 자체의 인기 외에도 포장 내 동봉된 투명 책갈피 20종을 수집하려는 수요 때문입니다. 세계문학전집 및 민음시선 표지를 재해석한 책갈피가 무작위(랜덤)로 들어 있어 원하는 디자인을 얻기 위한 반복 구매가 이어지고 있다.
Q3.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해당 빵은 정가 대비 얼마에 거래되고 있나?
A. 정가 2700원~3700원 수준의 제품이 네이버스토어, 쿠팡 등 오픈마켓에서 개당 약 5790원에서 9655원 수준에 판매되며 이는 정가 대비 약 2.1배에서 3.6배 이상 비싼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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