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데스크

테마설정
10곳 중 4곳 적자 · 부실…지역수협 방만경영 고질병에 ‘중앙회 책임론’
10곳 중 4곳 적자 · 부실…지역수협 방만경영 고질병에 ‘중앙회 책임론’

최근 금융당국이 상호금융의 건전성 관리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국내 수산업 종사자들의 이익 증진과 지원을 위해 설립된 수협중앙회의 부실한 내부통제와 이에 따른 지역 수협의 부실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르데스크가 전국 지역수협 91곳 가운데 올해 상반기 실적 또는 지난해 연간 실적을 공개한 84곳의 실적 및 재무 현황, 각종 사건·사고 현황 등을 분석한 결과 전체의 40% 수준인 34곳이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건전성 지표를 공개한 84곳 가운데 대출 연체율이 5%를 웃도는 조합도 45곳이나 됐으며 이 중 10곳은 연체율이 두 자릿수까지 치솟았다. 일부 조합에서는 부당대출과 대출심사 소홀 등 내부통제 부실에 기인한 사건·사고까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수협 10곳 중 4곳 적자 수렁…200억 육박 손실에 ‘흑자➞적자’ 전환도 속출

 

수협중앙회에 따르면 경영실적을 공개한 지역수협 84곳 중 순손실을 기록한 곳은 34곳(40.5%)에 달했다. 10곳 중 4곳이 적자인 셈이다. 일례로 서울에 위치한 통조림가공수협은 2024년 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무려 197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불과 1년 만에 적자 규모가 약 49배로 불어난 것이다. 경북 포항에 위치한 구룡포수협 역시 지난해 연간 기준 15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들 두 조합은 올해 상반기 경영공시를 하지 않은 상태다.

 

경북에 위치한 울진죽변수협 역시 2024년까지만 해도 10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지난해에는 9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1년 만에 손익이 103억원 뒷걸음질하며 흑자에서 대규모 적자로 돌아섰다. 또한 인천수협은 지난해 상반기 6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적자 규모가 93억원으로 확대됐다. 손실 규모가 불과 1년 사이 약 45% 확대된 셈이다.

 

부산 지역 대형 수협들의 적자도 두드러졌다. 수협중앙회 핵심 임원을 다수 배출한 대형선망수협은 지난해 상반기 약 57억원의 순손실을 낸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약 5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대형기선저인망수협 역시 지난해 상반기 93억원의 순손실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3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부산시수협도 지난 2024년(25억원 순손실)에 지난해(16억원 순손실)에도 2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 주요 지역수협 부실 경영 현황.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전북 지역에 위치한 부안수협은 지난해 상반기 15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44억원의 적자를 냈다. 적자폭은 축소됐지만 2년 연속 순손실이라는 오명에선 벗어나지 못했다. 경북 영덕에 위치한 강구수협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23억원이었던 순손실 규모가 올해 상반기 41억원으로 늘면서 1년 만에 적자 규모가 약 78% 확대됐다. 경북 울산의 울산수협은 지난해 상반기 63억원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20억원의 순손실을 냈으며 전남 영암의 민물장어양식수협 역시 같은 기간 15억원에서 18억원으로 순손실 규모가 확대됐다. 전남 여수에 위치한 전남동부수협 역시 지난 상반기 5억원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18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기존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선 조합들도 적지 않았다. 전남에 위치한 장흥군수협은 2024년 13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지난해에는 18억원의 순손실로 돌아섰다. 제주에 위치한 성산포수협도 지난해 상반기 10억원의 순이익에서 올해 상반기 17억원의 순손실로 돌아서며 1년 사이 실손익이 27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남 여수의 서남해수어류양식수협은 4억원 흑자에서 10억원 적자로, 같은 지역의 근해유망수협은 1억원 흑자에서 2억원 적자로 각각 돌아섰다. 경남 통영 욕지수협과 경남 창원 창원서부수협도 지난해 상반기 각각 3억원과 1억원의 순이익에서 올해 상반기 1억원씩 순손실을 냈다.

 

연체율 5% 넘는 지역수협 절반 이상…부당대출·횡령 등 구멍 뚫린 중앙회 내부통제

 

지역수협 곳곳에선 향후 경영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자산건전성 지표에서도 이상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건전성 지표를 공개한 지역수협 84곳 가운데 연체대출채권비율이 5%를 초과한 곳만 무려 45곳(53.6%)에 달했다. 연체대출채권비율은 전체 대출채권에서 원리금 상환이 일정 기간 지연된 연체대출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비율이 높을수록 빌려준 돈을 제때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 향후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과 손실 확대 가능성 등을 가늠하는 주요 건전성 지표로 활용된다. 금융권에서는 일반적으로 연체율이 5%를 넘어설 경우 자산건전성 관리 필요성이 크게 높아진 수준으로 보고 있다.

 

지역수협 중에는 연체대출채권비율이 10%를 넘어선 곳도 총 10곳이나 됐다. 가장 높은 곳은 거문도수협으로 연체대출채권 비율이 무려 20.91%나 됐다. 이어 울진죽변수협(14.18%), 대형기선저인망수협(11.70%), 대형선망수협(11.70%), 제주어류양식수협(11.51%), 군산시수협(10.74%), 울릉군수협(10.69%), 경남정치망수협(10.61%), 서천군수협(10.45%), 제1·2구잠수기수협(10.34%) 등의 순이었다.


▲ 주요 지역수협 건전성 지표 현황.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대출채권의 질을 보다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순고정이하여신비율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건전성 지표를 공개한 84곳 가운데 35곳(41.7%)의 순고정이하여신비율이 5%를 초과했다. 고정이하여신은 금융기관이 빌려준 돈 가운데 차주의 상환능력 등을 고려했을 때 정상적인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여신을 의미한다. 지난해 상반기 순고정이하여신비율이 가장 높은 곳 역시 거문도수협이었다. 거문도수협의 순고정이하여신비율은 27.47%에 달했다. 이어 울진죽변수협(25년)도 11.46%에 달했고 울릉군수협(25년) 10.65%, 대형선망수협 10.27% 등도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서귀포수협 9.49%, 경주시수협 9.33%, 제주어류양식수협 9.08%, 대형기선저인망수협 9.05%, 군산시수협 8.26% 등도 높은 수준을 보였다.

 

주목되는 사실은 연체와 부실여신 문제가 동시에 나타나는 곳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순고정이하여신비율과 연체대출채권비율이 모두 5%를 초과한 조합은 34곳으로 전체 건전성 지표 공개 조합의 40.5%에 달했다. 두 지표가 모두 두 자릿수를 기록한 곳은 거문도수협, 울진죽변수협, 울릉군수협, 대형선망수협 등 4곳으로 집계됐다.

 

일부 지역수협에서는 내부 직원의 비위 행위도 벌어졌다. 지난 2월 20일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 수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단위 수협에서 적발된 부당대출·횡령 사고액은 57억8100만원(사고 6건)이었다. 2022년엔 3억4900만원(2건), 2023년엔 9억1500만원(3건), 2024년엔 10억6800만원(6건) 등과 비교하면 사고 금액과 발생 건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경남 통영의 굴수하식수협에선 43억원 규모의 부당대출 횡령 사건이 발생했다. 전남 고흥군수협에서는 직원이 금고에 보관 중이던 시재금 11억원을 빼돌린 사실이 적발됐다.

 

부당대출 사건도 끊이지 않았다. 심지어 한 차례 제재를 받은 뒤 불과 수개월 만에 유사한 문제로 또 다시 제재를 받은 곳도 있었다. 일례로 강원고성군수협은지난 6월 12일 부적정한 대출 취급 등의 사유로 직원 2명이 견책, 3명이 변상, 7명이 경고 처분을 받았다. 가계일반자금대출을 취급하면서 차주가 직장가입자로서 최근 3개월 동안 동일한 종류의 건강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아 관련 기준상 대출 취급이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대출을 실행했다. 강원고성군수협에선 불과 3개월여 전인 지난 3월에도 신용대출과 영업점장 특인대출을 부적정하게 취급한 사실이 적발돼 직원 3명이 변상, 1명이 견책, 1명이 경고 처분을 받았다.

 

▲ 일부 지역수협에서는 부당대출과 대출심사 소홀 등 내부통제 부실에 기인한 사건·사고까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강원도 고성군에 위치한 강원고성군수협. [사진=강원고성군수협]

 

근해장어통발수협에서도 부당대출 문제가 적발됐다. 지난 8월 7일 부당대출과 관련한 제재가 이뤄졌으며 임원 1명과 직원 7명 등 총 8명이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사천수협에서도 대출 심사 과정의 허점이 드러났다. 사천수협은 지난 5월 중소형 상가 담보대출 심사를 소홀히 한 사실이 적발돼 기관주의 처분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내부통제 관리 문제는 내년 3월 3일 예정된 제4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차기 조합장 선출을 앞두고 유력 후보들 간에 물밑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는 만큼 일선 조합의 경영 정상화와 내부통제 강화를 봐주는 행태가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게 금융당국의 시각이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회장은 “지역수협은 일반 금융회사와 마찬가지로 예금과 대출 등 금융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만큼 경영 부실이나 내부통제 실패는 결국 조합원과 예금자 등 금융소비자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상당수 조합에서 높은 연체율과 부실여신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부당대출이나 횡령까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은 단순히 일부 직원의 일탈로 치부하기 어려운 문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수협의 부실이 장기간 방치될 경우 그 부담이 조합원이나 금융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중앙회 차원의 강도 높은 관리·감독과 함께 부실 조합에 대한 경영개선 조치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계수 세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역수협에서 경영 부실과 각종 금융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은 개별 조합만의 문제로 보기 어렵다”며 “지역수협 전반을 지도·감독하는 수협중앙회 역시 관리 책임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앙회는 사후 대응에 그칠 것이 아니라 부실 징후가 나타나는 조합을 선제적으로 점검하고 대출심사와 자금관리 등 내부통제 체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지속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일련의 사안과 관련, 수협중앙회 관계자는 “지역수협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연체율이 상승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긴 하지만, 최근 상호금융업권 전반의 경영 여건 악화로 미루어 볼 때 지역수협만의 문제는 아니다”며 “중앙회 차원에서도 지역수협의 건전성 관리를 위해 NPL(부실채권) 대부 자회사를 설립해 조합이 보유한 부실채권을 매입하는 등 건전성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수협에서 발생하는 각종 금융사고와 관련해서도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2년마다 정기검사를 실시하는 등 지속적으로 관리·점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사 속 Q&A
Q1. 최근 적자를 기록한 지역수협의 규모는?
A. 르데스크가 전국 지역수협 91곳 가운데 올해 상반기 실적 또는 지난해 연간 실적을 공개한 84곳의 실적 및 재무 현황, 각종 사건·사고 현황 등을 분석한 결과, 경영실적을 공개한 지역수협 84곳 가운데 34곳(40.5%)이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례로 서울에 위치한 통조림가공수협은 2024년 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무려 197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불과 1년 만에 적자 규모가 약 49배로 불어났다.
Q2. 지역수협의 연체대출채권비율 현황은?
A. 건전성 지표를 공개한 84곳 가운데 연체대출채권비율이 5%를 초과한 곳은 45곳(53.6%)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역수협 중에는 연체대출채권비율이 10%를 넘어선 곳도 총 10곳이나 됐다. 가장 높은 곳은 거문도수협으로 연체대출채권 비율이 무려 20.91%나 됐다. 이어 울진죽변수협(14.18%), 대형기선저인망수협(11.70%), 대형선망수협(11.70%), 제주어류양식수협(11.51%), 군산시수협(10.74%), 울릉군수협(10.69%), 경남정치망수협(10.61%), 서천군수협(10.45%), 제1·2구잠수기수협(10.34%) 등의 순이었다.
Q3. 지역수협의 부당대출·횡령 사고액은 현황은?
A. 지난 2월 20일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 수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단위 수협에서 적발된 부당대출·횡령 사고액은 57억8100만원(사고 6건)으로 집계됐다. 2022년엔 3억4900만원(2건), 2023년엔 9억1500만원(3건), 2024년엔 10억6800만원(6건) 등과 비교하면 사고 금액과 발생 건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경남 통영의 굴수하식수협에선 43억원 규모의 부당대출 횡령 사건이 발생했다. 전남 고흥군수협에서는 직원이 금고에 보관 중이던 시재금 11억원을 빼돌린 사실이 적발됐다.
댓글
채널 로그인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이 궁금하신가요? 혜택 보기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
- 평소 관심 분야 뉴스만 볼 수 있는 관심채널 등록 기능
- 바쁠 때 넣어뒀다가 시간 날 때 읽는 뉴스 보관함
- 엄선된 기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뉴스레터 서비스
- 각종 온·오프라인 이벤트 우선 참여 권한
회원가입 로그인
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