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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개발 · 브랜드APT 꽃길 대신 공공개발 · 임대APT 가시밭길 “왜”
민간개발 · 브랜드APT 꽃길 대신 공공개발 · 임대APT 가시밭길 “왜”

최근 정부 주도의 주택 공급 대책이 줄줄이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여론 안팎에선 민간 주도 방식으로의 공급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어 주목된다. 여전히 청년·신혼부부 전용 임대주택, 공공주택 등에 대한 선호도가 낮고 사회적 편견도 상당한데다 공급 예정지 인근 주민들의 거부감도 큰 만큼 누구나 선호하는 민간 브랜드 아파트를 다수 짓도록 유도하는 게 주택 공급 효과나 사업 속도 차원에서 더욱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정부 주도의 공공 개발 방식은 실질적인 정책 효과보단 생색내기에 가깝다는 부정적 반응도 등장하고 있다.

 

뜨거운 감자 떠오른 용산공원 청년주택, 정부 ‘녹지 보전’ 약속에도 서울시·지역주민 반발

 

최근 용산공원 부지 활용 방안을 둘러싼 정부·여당과 서울시·야당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한창이다. 정부·여당은 폭등하는 집값과 고강도 대출 규제에 대한 여론의 불만, 특히 청년세대의 거센 반발을 잠재우기 위한 카드로 용산공원 부지에 청년 전용주택을 짓는 방안을 제시한 게 발단이 됐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훼손으로 그린벨트로서의 가치를 이미 상실한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청년들에게 공급하자는 생각이다”며 “장교 숙소, 군인 아파트, 방사청 부지 등 이미 녹지 기능을 완전히 상실한 지역이 일부 있다”고 언급했다.

 

▲ 최근 용산공원 부지 활용 방안을 둘러싸고 정부·여당과 서울시·야당 간 이견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18일 용산공원 및 용산국제업무지구 주택 공급과 관련해 백브리핑하는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연합뉴스]

 

반면 서울시를 필두로 용산구, 지역 주민 등은 녹지 보존을 이유로 정부·여당의 계획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국무회의에 참석해 이재명 대통령께 용산공원에 아파트를 짓는 문제에 대해서도 분명히 반대의 뜻을 말씀드렸다”며 “용산공원은 서울 한복판에 마지막으로 남은 대규모 녹지다. 서울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소중한 공간이다”고 강조했다. 앞서 14일엔 국회전자청원에도 비슷한 내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용산 어린이정원을 포함한 용산공원 부지에 주택을 공급하기 위한 어떠한 법률 개정도 추진하지 말아달라”며 “2007년 국회가 스스로 정한 원칙, 즉 반환부지 전체를 공원으로 조성한다는 원칙을 그대로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19일엔 지역 주민들이 용산 어린이정원 정문에서 ‘용산공원 지키자-궐기대회’를 열기도 했다. 행사엔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과 김경대 용산구청장, 용산구의원 등을 비롯해 지역 주민 100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용산공원은 개발대상이 아니라 미래유산’ ‘구민의견 무시하는 졸속개발 결사반대’ 등의 팻말을 들며 용산공원 주택공급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현재 주민들은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한 민원 제출 운동도 함께 벌이고 있다. 민원의 주된 내용은 ▲토양 오염 정화 및 지하수 재오염 우려에 대한 안전성 대책 ▲지자체·주민 의견 수렴 절차의 이행 여부 ▲온전한 국가공원 조성 원칙의 준수 여부 등이다.

 

지난 20일에도 김 장관과 오 시장이 회동을 가졌지만 팽팽한 입장차만 확인됐을 뿐 어떠한 결론도 나오지 않았다. 당시 김 장관은 회동 후 브리핑에서 “용산공원이 보존돼야 한다는 대원칙에는 적극 공감한다”며 “훼손된 곳에 대해 제한적으로 청년·신혼부부에게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용산공원을 잘 지키는 것과 청년·신혼부부에게 주택을 공급하는 게 양립 불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오 시장 역시 회동 후 브리핑을 통해 “결론적으로 용산공원에 대해선 평행선이었다”며 “(용산공원을 주거용으로 전환하는 것에 동의하면) 서울시장은 역사의 죄인으로 남는다는 표현까지 써 가며 서울시의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고 발표했다.

 

“주택 공급의 열쇠는 여론 호응…공공·임대➞민간·브랜드 정책 패러다임 전환이 해법”

 

▲ 최근 정부 주도의 주택 공급 대책이 잇따르는 가운데 민간 주도 방식으로 공급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모습이다. 사진은 서울 용산공원 모습. [사진=연합뉴스]

 

그런데 최근 부동산업계 안팎에선 공회전을 거듭하며 사회적 갈등만 키우고 있는 용산공원 개발을 현실화시키기 위한 새로운 해법이 등장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핵심은 개발 방식과 공급 물량의 성격을 ‘공공 주도의 청년전용 주택’에서 ‘민간 건설사 주도의 일반 주택’으로 바꾸는 것이다. 서울 용산구 소재 한 부동산 관계자는 “정부·여당이 이미 용산공원 전체가 아닌 일부만 개발한다고 밝혔음에도 서울시·야당이 반대 목소리가 내고 있는 것은 결국 지역 주민이나 일반 여론의 반대가 만만치 않다는 판단 때문 아니겠나”라며 “결국 여론이 최종 결정의 키를 쥐고 있는 것인데 이는 민간 건설사들이 유명 브랜드 아파트를 짓는 방식이면 곧장 해결될 일이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공공주택, 임대주택 등은 수요층이 한정돼 있는데다 국민적 인식도 부정적이고 주변 지역민들에겐 집값을 떨어뜨리는 혐오 시설로 인식돼 왔다”며 “차라리 유명 브랜드 아파트를 짓는다고 하면 주민 입장에선 금싸라기 땅에 신축단지가 들어오는 것이기 때문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주택 공급량을 늘리면서 지역 주민을 비롯한 일반 국민의 호응도 이끌어낼 수 있는 최고의 해결책이다”며 “만약 공공주도의 ‘청년주택’을 계속해서 고수할 이유가 없는데도 계속해서 같은 방식만 고집한다면 결국 청년 민심을 잡기 위한 정치쇼로 비춰져 더욱 거센 반발에 직면할 것이다”고 피력했다.

 

▲ 전문가들은 여론의 반감이 적고 수요가 높은 방식의 주택 공급이 정책 목표 달성에 효과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사진은 지난 2022년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의 한 역세권 청년주택 신축 현장. [사진=연합뉴스]

 

실제로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그동안 정부 주도의 청년주택·임대주택 사업이 등장할 때마다 사업 후보지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 끊이지 않았다. 인천시 미추홀구 인하대역 인근에 청년 창업마을 조성 사업을 비롯해 은평구·관악구·영등포구·서초구 청년주택 등 거의 모든 지역에서 같은 일이 벌어졌다. 기존 계획대로 일사천리로 진행된 곳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지역 주민들의 집값 하락 우려와 공공 임대주택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이었다. 앞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토지주택연구원이 발간한 ‘공공임대주택 브랜드 적용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로 거주자를 제외한 일반 국민 45.9%가 공공임대주택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아파트 자체에 대한 선호도는 압도적으로 높은 편이다. 국토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청년 가구주의 79.7%가 생애 최초 주택 구매 시 아파트를 선호했다. 또 실제 청년 가구의 비아파트 자가 비율은 4.5%에 그쳤다. 또한 KB금융그룹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6 한국 1인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만 25~59세 1인 가구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1인 가구의 아파트 거주 비중은 32.2%로 2024년보다 1.5%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연립·다세대주택 거주 비중은 38.4%에서 37.0%로 1.4%p 하락했다. 특히 30·40세대에서는 아파트와 연립·다세대 격차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여론의 반감이 적은 개발 방식과 수요가 높은 주거 형태라면 주택공급 목표 달성 시점을 더욱 앞당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성난 부동산 민심을 잠재우는 효과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처럼 주택 수요가 높은 지역에서는 단순히 공급 물량을 늘리는 것뿐 아니라 실제 시장에서 선호하는 형태의 주택을 얼마나 신속하게 공급하느냐가 중요하다”며 “공공이 모든 개발과 공급을 직접 주도하기보다는 민간의 자본과 사업 역량을 활용하고 공공은 용적률이나 인허가 등 제도적 지원과 공공성 확보에 집중하는 방식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개발 과정에서 지역 주민과의 갈등이 장기화되면 당초 계획한 공급 효과가 상당 부분 반감될 수 있는 만큼 수요자 선호와 주민 수용성, 공공성을 함께 고려한 공급 방식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사 속 Q&A
Q1. 정부와 서울시가 용산공원 주택 공급을 두고 대립하는 핵심 쟁점은?
A. 정부·여당은 용산공원 전체가 아닌 장교 숙소와 군인 아파트, 방위사업청 부지 등 이미 녹지 기능을 상실한 일부 부지에 청년·신혼부부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반면 서울시와 용산구, 지역 주민들은 용산공원은 서울 도심에 남은 대규모 녹지이자 국가공원으로 보존해야 한다며 주거용 개발에 반대는 모습이다. 지난 20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회동했지만 양측의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Q2. 부동산업계에서 용산공원 개발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는?
A. 공공 주도의 청년·임대주택은 공급 대상이 제한적인 데다 지역 주민의 반발로 사업 추진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부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민간 건설사의 자본과 사업 역량을 활용해 일반 분양 아파트를 공급할 경우 수요층을 넓히고 주민 수용성을 높여 사업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Q3.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인식과 청년층의 아파트 선호도는?
A. LH 토지주택연구원의 ‘공공임대주택 브랜드 적용방안 연구’에 따르면 공공임대주택 거주자를 제외한 일반 국민의 45.9%가 공공임대주택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국토연구원 조사에서는 청년 가구주의 79.7%가 생애 최초 주택 구매 시 아파트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청년 가구 가운데 비아파트 자가 비율은 4.5%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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