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데스크

테마설정
유명 여배우 ‘친일파 조상’ 논란이 낳은 새로운 유행 ‘내 가문 셀프 파묘’
유명 여배우 ‘친일파 조상’ 논란이 낳은 새로운 유행 ‘내 가문 셀프 파묘’

최근 한 연예인의 친일파 논란이 불거지면서 20·30세대 사이에서 때 아닌 ‘뿌리 찾기’ 열풍이 불고 있다. 자신의 항렬이나 본관, 역사적으로 업적을 남긴 조상 등을 직접 확인하며 소소한 재미를 느끼는 것은 물론 자존감을 높이는 수단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가문이나 족보 문화를 진부하고 고리타분하게 여기던 기존의 모습과는 상반된 현상이다. 전문가들은 ‘자기 탐색 소비’ 행위가 전통적 가치와 결합한 새로운 문화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우리 조상님 누구시더라” 여배우 친일파 논란이 낳은 때 아닌 ‘뿌리 찾기’ 열풍

 

‘뿌리찾기’ 열풍의 발화점은 최근 불거진 연예인 친일파 후손 논란이다. 한 배우가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증조부가 우리나라 최초의 양의사이며 4대째 의사 가문’이라는 가족사를 밝힌 이후 증조부가 일제강점기 시절 일제에 협력한 인물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배우는 즉각 의혹을 부정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친일파라는 명확한 근거 자료가 공개돼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됐다. 결국 해당 배우는 사실을 시인함과 동시에 사과문까지 공개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자신의 항렬이나 본관, 조상 등에 대해 호기심을 갖는 이들이 부쩍 늘면서 스스로 자신의 뿌리를 찾아보는 행위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일례로 지난 12일 SNS플랫폼 X(옛 트위터)에는 족보 전문 웹사이트 ‘뿌리를 찾아서’의 사이트 주소가 공개됐는데 해당 게시글은 공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무려 1만7000회 이상 공유(리트윗)되고 3만 4000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았다. 

 

▲ SNS플랫폼 X에 올라온 족보 확인 온라인 사이트 안내 게시물. [사진=엑스 갈무리]

 

또 ‘뿌리를 찾아서’ 웹사이트는 접속자가 폭주해 서버가 마비되기까지 했다. 평소 유동 인구가 제한적이던 사이트에 수만 명의 이용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다음 날인 13일까지도 서버 접속 지연과 네트워크 오류가 지속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뿌리를 찾아서’는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청소년 권장 사이트로 국내 성씨와 본관, 유래, 주요 인물, 과거 급제자 정보 등을 망라한 족보 정보 플랫폼이다. 초·중·고교에서 학습용으로 활용될 만큼 정보의 신빙성이 높은 편이다.

 

‘뿌리 찾기’ 열풍은 단순 친일 검증 수준을 넘어 역사적 인물을 여럿 배출한 명문 가문와 독립운동가 가문을 재조명하는 기류로 확대되고 있다. 이용자들은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독립운동가 배출 가문이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고택 가문들의 계보를 캡처해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적극 공유하고 있다. 해당 게시물에는 “친일파 가문만 찾아볼 것이 아니라 나라를 구한 독립운동가들의 가문도 기억해야 한다” “우리 가문 출신의 독립운동가를 사이트에서 발견해서 자부심이 생겼다” 등 긍정적인 반응이 뒤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생겨난 본관·족보 검색 열풍을 단순한 해프닝이나 연예인 신상 검증을 넘어 젊은 세대의 ‘자기 탐색 소비’ 행위가 전통적 가치와 결합된 새로운 트렌드라고 진단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이른바 ‘뿌리 찾기’ 열풍은 연예인 이슈가 하나의 도화선이 돼 청년층 내면에 잠재해 있던 정체성 탐색 욕구가 외부로 표출된 사례다”라며 “최근 몇 년간 20·30 세대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MBTI 테스트처럼 ‘내가 누구인지, 어디서 왔는지’를 가볍고 재미있게 확인하려는 탐색적 소비 트렌드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과거 본관이나 족보가 엄격한 의무를 부여하는 유교적 전통이었다면 요즘 젊은 세대에겐 자신을 나타내는 하나의 콘텐츠로 인식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기사 속 Q&A
Q1. 연예인 친일파 후손 논란이 2030 세대의 자발적인 역사 탐색 트렌드로 번지게 된 계기는?
A. 특정 배우 집안이 일제강점기 친일 협력 인물들과 가문 계보를 공유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누리꾼들이 해당 가문의 친일인명사전 등재 여부와 역사적 궤적을 직접 검증하기 위해 족보 데이터베이스를 찾아 나섰기 때문이다.
Q2. 수만 명의 유입으로 발생한 ‘뿌리를 찾아서’ 웹사이트의 과부하 현상은 언제까지 지속됐는가?
A. 급증한 접속자를 감당하지 못해 단숨에 서버가 마비됐으며 다음 날인 13일까지도 서버 접속 지연과 네트워크 오류가 지속됐다.
Q3.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이 남긴 후기를 통해 알 수 있는 타인의 조상 논란에서 시작된 관심이 개인의 정체성에 미친 영향은?
A. 자신의 항렬이 몇 대 손인지 처음 알게 되거나 집안 출신의 독립운동가를 새로 발견해 자부심을 가지는 등 자발적인 역사의식 공유와 정체성 확인으로 이어졌다.
댓글
채널 로그인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이 궁금하신가요? 혜택 보기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
- 평소 관심 분야 뉴스만 볼 수 있는 관심채널 등록 기능
- 바쁠 때 넣어뒀다가 시간 날 때 읽는 뉴스 보관함
- 엄선된 기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뉴스레터 서비스
- 각종 온·오프라인 이벤트 우선 참여 권한
회원가입 로그인
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