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증시가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이른바 ‘롤러코스피(롤러코스터와 코스피를 합친 신조어)’ 양상을 보이면서 대표 우량주에 분산 투자해도 손실을 피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르데스크가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에 각각 1000만원씩 총 1억원을 투자했다고 가정해 최근 한 달간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KB금융을 제외한 8개 종목이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전체 평가금액은 8152만원으로 줄어 누적 손실률은 18.48%에 달했다.
코스피 우량주 분산 투자도 무용지물…시총 10위 중 8개 종목 손실
7일 르데스크가 한국거래소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상위 5개 종목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자우, SK스퀘어, 삼성전기에 각각 1000만원씩 투자했다고 가정해 최근 한 달간(7월6일~8월6일)의 투자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모든 종목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5개 종목의 투자원금은 총 5000만원이었지만 분석 종료 시점(지난 6일) 평가액은 3416만7838원으로 줄어 약 32%의 손실이 발생했다.
종목별로는 SK스퀘어의 손실이 가장 컸다. SK스퀘어는 1000만원을 투자했을 경우 최종 평가금액이 610만3009원에 그쳐 누적 손실률이 38.97%에 달했다. 이어 SK하이닉스(616만4495원·-38.36%), 삼성전기(617만9666원·-38.20%), 삼성전자(744만7587원·-25.52%), 삼성전자우(827만2811원·-17.27%) 순으로 손실 폭이 컸다.
특히 SK하이닉스와 삼성전기, SK스퀘어 등은 분석 기간 중 하루 만에 20% 이상 급락·급등하는 흐름이 반복됐다. SK하이닉스는 7월 28일 하루에만 14.65% 내린 뒤 31일에는 29.95% 상승했고, 삼성전기 역시 7월 13일 18.62% 하락 후 같은 달 31일에는 29.92% 상승했다. SK스퀘어도 7월 13일 17.60% 하락과 31일 29.91% 상승을 기록하는 등 변동성이 심화됐다. 대형 우량주조차 단기간에 큰 폭의 등락을 반복하면서 통상 장기 보유를 전제로 한 분산투자 전략도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시가총액 6~10위 종목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LG에너지솔루션, 현대차, 삼성바이오로직스, KB금융,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각각 1000만원씩 총 5000만원을 투자했다고 가정할 때 같은 기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KB금융을 제외한 3개 종목이 모두 손실을 기록했다. 이들 5개 종목의 합산 평가금액은 4735만6222원으로 투자원금 대비 약 5.3% 감소했다.
유일하게 투자원금을 웃돈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KB금융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종 평가금액이 1065만6144원으로 집계돼 6.56%의 누적 수익률을 기록하며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KB금융도 최종 평가금액 1008만3267원을 기록하며 0.83%의 수익을 거두며 원금을 지켜낸 몇 안 되는 종목으로 이름을 올렸다.
반면 나머지 종목들은 모두 손실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최종 평가금액이 812만9840원으로 줄어 누적 손실률이 18.70%에 달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897만962원(-10.29%), LG에너지솔루션은 951만6009원(-4.84%)을 기록했다. 반도체주에 비해 변동성은 다소 낮았지만 자동차와 방산, 2차전지 대표주 역시 롤러코스피 장세를 피해 가지는 못했다.
모든 종목의 투자 성과를 합산하며 최종 평가금액은 8152만 379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투자 원금 대비 1847만 6210원(18.48%) 감소한 수치다.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우량주에 고르게 분산 투자했음에도 한 달 만에 원금의 약 5분의 1이 사라진 셈이다. 최근 이어진 극심한 변동성 장세 속에서는 대형주 중심의 분산 투자 역시 손실 방어에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이례적으로 확대된 만큼 투자자들이 수익률을 좇기보다 자산 지키기에 무게를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장주와 우량주를 가리지 않고 주가가 큰 폭으로 출렁이는 상황에서는 특정 투자 전략만으로 손실을 피하기 쉽지 않은 만큼 신규 투자자는 진입 시점을 신중하게 판단하고, 이미 투자한 경우에는 단기 등락에 휩쓸린 매매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제윤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는 과거에 보기 어려웠던 수준의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어 투자자들이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통상 이런 시기에는 현금 비중을 높이는 것이 하나의 대응 방법이지만 이미 상당수 투자자가 시장에 들어와 있어 다들 현금 여력이 거의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성장주 중심의 투자는 물론, 우량주 중심의 분산투자 역시 안정적인 성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장세다”며 “이미 투자한 경우라면 단기적인 주가 움직임에 따라 성급하게 대응하기보다 시간을 두고 시장을 지켜볼 필요가 있고, 만약 신규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면 평소보다 훨씬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국내 주식시장은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보다 단기적인 수급과 투자심리에 따라 가격이 크게 움직이는 투기적 성격이 강해진 모습이다”며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락하는 상황에서는 개인투자자가 시장의 방향을 예측해 대응하기가 사실상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변동성이 지나치게 커진 시장에서 무리하게 수익을 좇을 경우 예상보다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시장 상황을 충분히 살피면서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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