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이하 신한금융)이 신한리츠운용과 신한자산신탁의 합병을 추진하는 가운데 존속법인인 신한자산신탁의 재무 건전성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한자산신탁은 최근 부채와 차입 규모가 증가한 데 이어 고정이하여신비율과 무수익여신비율이 상승하는 등 주요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는 추세다. 여기에 실적 둔화와 일부 운용 리츠의 재무 부담이 나타나고 있는 신한리츠운용까지 통합하면서 향후 통합법인의 리스크 관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리츠운용 실적 반토막·운용자산 평가손실…신탁사 리스크 관리 시험대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신한자산신탁이 신한리츠운용을 흡수합병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양사 모두 신한금융이 지분 100%를 보유한 완전자회사인 만큼 신주를 발행하지 않는 무증자 방식으로 합병이 진행된다. 오는 14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합병안을 최종 승인할 예정이며 합병 기일은 2027년 1월 1일이다.
신한금융은 이번 개편을 통해 그룹 내 부동산 사업을 단일 회사로 일원화하고 개발부터 운용, 매각까지 아우르는 종합 부동산 자산운용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신한자산신탁은 자산관리회사(AMC) 경영 인가를 취득해 단일법인에서 부동산 개발과 리츠 운용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존속법인인 신한자산신탁의 최근 재무지표는 악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29억원으로 전년 동기 54억원보다 무려 46.3% 감소했다. 총부채는 2024년 4718억원에서 지난해 5647억원, 올해 1분기 7004억원으로 증가했다. 사채 발행 잔액도 지난해 2153억원에서 올해 1분기 3540억원으로 늘었으며 같은 기간 차입부채는 2296억원에서 2540억원으로 확대됐다.
자산 건전성 지표 역시 악화됐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24년 75.15%에서 지난해 86.17%, 올해 1분기 90.38%로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은 연체 등으로 정상적인 회수 가능성이 낮아진 여신을 의미하며 비율이 높을수록 부실 우려 자산이 많다는 뜻이다.
이자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대출 비중을 나타내는 무수익여신비율도 2024년 52.31%에서 지난해 64.06%, 올해 1분기 72.32%로 높아졌다. 반면 부실에 대비한 충당금 적립률은 같은 기간 43.27%에서 37.99%, 33.91%로 하락했다. 부실 우려 자산은 증가했지만 손실 흡수 여력은 약화된 셈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신한자산신탁의 건전성이 저하된 상황에서 신한리츠운용까지 흡수하면 통합법인의 재무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신한리츠운용도 최근 실적 둔화와 일부 운용 리츠의 재무 부담이 맞물리면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리츠운용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0억원으로 전년 126억원보다 52.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수익은 261억원에서 186억원으로 28.9% 줄었고 당기순이익도 76억원에서 54억원으로 29.5% 축소됐다.
기존 리츠 운용수수료는 127억원에서 130억원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신규 자산 편입 감소로 매입수수료가 약 31억원 줄었다. 2024년 발생했던 41억원 규모의 일회성 매각수수료도 지난해에는 발생하지 않으면서 전체 실적이 악화됐다.
신한리츠운용이 운용하는 일부 주력 리츠의 재무 부담도 적지 않다.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는 2024년 72억3600만원, 2025년 14억71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반면 같은 기간 현금배당은 각각 55억2200만원과 56억5200만원이 실시돼 현금배당성향은 -76.31%와 -384.23%를 기록했다.
리츠는 배당가능이익 범위에서 이익잉여금 등을 활용할 수 있어 회계상 결손 상태에서도 배당이 가능하다. 그러나 수익과 현금 유입을 웃도는 배당이 장기간 이어지면 배당 재원과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둘러싸고 우려가 커질 수 밖에 없다.
미처분결손금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의 미처분결손금은 2024년 511억원에서 2025년 543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588억원까지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11억4978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긴 했지만, 전기 결산배당이 지급되면서 미처분결손금은 오히려 확대됐다. 최근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는 신한투자증권과 신한캐피탈 등으로부터 44억원을 추가 차입했다.
투자 성과 역시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가 투자한 미국 부동산 펀드 3곳의 총 취득원가는 1282억3779만원이지만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평가액은 1151억5020만원으로 취득원가보다 130억8759만원(-10.2%)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펀드별로는 USGB가 취득원가 대비 65억2726만원, PRISA가 22억113만원, CBRE US Core가 43억5921만원 각각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세 펀드 모두 2023년 투자 이후 현재까지 취득원가를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두 회사의 사업 규모를 확대하기에 앞서 재무 위험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탁업과 리츠 운용업 모두 부동산 경기와 금리, 자금조달 여건에 민감한 만큼 개별 회사가 보유한 위험이 합병 이후 한 법인에 집중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홍기용(전 한국세무학회장)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신탁업과 리츠 운용업은 모두 부동산 경기와 금리 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사업을 통합할수록 재무 리스크 관리 체계가 더욱 중요해진다”며 “특히 존속법인의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는 상황이라면 단순히 사업 규모를 키우는 것보다 부채와 차입 관리, 자산 건전성 관리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합병의 성패는 통합 이후 재무 리스크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일련의 사안과 관련해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자산신탁의 핵심 사업은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인데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과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공사 이행이 지연되면서 일시적으로 부채 규모와 건전성 지표가 악화됐다”며 “회사가 자체 자금을 투입해 공사를 완료하고 있으며 사업장이 준공되고 분양이 마무리되면 투입 자금이 상당 부분 회수돼 재무지표도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신한자산신탁의 건전성 지표는 바닥권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향후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한리츠운용의 일부 상품의 투자수익이 기대만큼 발생하지 않는 것은 사실이지만 리츠는 투자자에게 안정적인 배당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 상품인 만큼 회사 차원에서 기존 배당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며 “그동안 신한자산신탁과 신한리츠운용이 유사한 부동산 사업을 각각 수행하면서도 시너지 효과가 제한적이었는데, 이번 합병을 통해 하나의 조직에서 유기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 사업 효율성을 높이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