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언젠가 화성에 정착하게 된다면 가장 먼저 심을 작물은 무엇일까요? 영화 ‘마션(The Martian)’을 보신 분이라면 바로 떠오르는 장면이 있을 텐데요. 화성에 홀로 남겨진 우주비행사 마크 와트니가 살아남기 위해 감자를 심는 장면입니다. “영화니까 가능한 설정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수도 있지만 실제 과학자들도 꽤 비슷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2016년 국제감자연구소(CIP)는 NASA의 지원을 받아 흥미로운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과연 화성과 비슷한 환경에서도 감자가 자랄 수 있을지 직접 확인해보기로 한 것이죠. 물론 정말 감자를 들고 화성까지 간 것은 아니었고요. 연구진이 실험 장소로 선택한 곳은 남미 페루의 사막이었습니다. 이곳은 토양의 성질이 화성의 흙과 비슷해 ‘지구 위의 화성’이라고도 불리는 곳인데요. 연구진은 이곳의 토양을 이용해 화성의 기압과 대기 환경을 재현한 시설을 만들고 여러 종류의 감자를 심었습니다.
결과는 꽤 놀라웠습니다. 일부 감자 품종이 실제로 싹을 틔우고 자라기 시작한 겁니다. 물론 영화처럼 흙에 그대로 심기만 하면 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감자가 자랄 수 있도록 흙을 손보고 물과 온도, 기압까지 맞춰주는 별도의 재배 시설이 필요했죠. 당시 연구진은 적절한 환경만 갖춰진다면 화성에서도 감자를 재배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는 데 의의를 뒀습니다.
그런데 수많은 작물 가운데 왜 하필 감자였을까요? 이유는 의외로 단순합니다. 우주에서는 공간도 부족하고 물도 부족합니다. 좁은 면적에서 최대한 많은 사람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작물이 유리한데 감자는 이런 조건에 상당히 잘 맞습니다.
영양 면에서도 빠지지 않습니다. 탄수화물이 풍부해 열량을 효율적으로 공급해주고 비타민 C와 칼륨 같은 여러 영양소도 들어 있죠. 수확한 뒤 비교적 오래 보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실제 인류 역사에서도 감자는 전쟁이나 기근처럼 먹을 것이 부족했던 시기에 수많은 사람들의 배를 불려준 작물로 활용되기도 했습니다.
언젠가 인류가 정말 화성에 도시를 세우게 된다면 그곳의 농장은 생각보다 꽤 익숙한 모습일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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