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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기대에 투자자는 몰리는데…삼전동 집주인들은 ‘시큰둥’
재개발 기대에 투자자는 몰리는데…삼전동 집주인들은 ‘시큰둥’

서울 송파구 삼전동이 재개발 기대감에도 좀처럼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배경으로 안정적인 임대수익이 꼽히고 있다. 강남과 잠실, 삼성동 등 주요 업무지구와 가까운 입지 덕분에 직장인 임대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일부 건물주들이 개발에 참여하기보다 기존 임대사업을 유지하는 쪽을 선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유튜브와 부동산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삼전동이 재개발 유망 지역으로 거론되면서 현장을 찾는 2030세대 투자자들의 발길도 늘고 있다. 빌라 가격이 인근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데다 잠실 생활권에 속해 향후 개발 가능성을 기대한 투자 수요가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르데스크 취재 결과 현장의 분위기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기대감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삼전동 일부 구역에서는 도심복합개발이 추진되고 있으며 대신자산신탁이 예비 사업시행자로 선정돼 추진준비위원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개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사업이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데다 주민 동의와 사업계획 수립, 인허가 등 본격적인 사업 추진까지 거쳐야 할 절차가 적지 않다. 일부 지역에서 개발 논의가 진행되고는 있지만 삼전동 전체가 본격적인 재개발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게 현지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삼전동은 송파구 내에서도 노후 저층주거지가 밀집한 지역으로 꼽힌다. 지역 내 상당수 건물이 준공된 지 30~40년 이상 된 단독주택과 빌라, 다가구주택으로 구성돼 있으며 아파트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다. 강남과 잠실 접근성이 뛰어난 입지를 갖췄음에도 대규모 신축 아파트 단지가 거의 들어서지 않아 오랫동안 저층 주거지 형태가 유지돼 왔다.

 

▲ 삼전동은 강남과 잠실 접근성이 뛰어난 입지를 갖추고 있는 지역이지만 신축 아파트 단지가 거의 없다. 사진은 삼전동 일대의 모습. ⓒ르데스크

  

현재도 장기간 거주한 원주민과 다가구·다세대주택을 보유한 임대사업자가 지역 내 주요 소유주를 구성하고 있다. 이들은 기존 건물에서 꾸준한 전·월세 수익을 거두고 있어 재개발에 따른 자산가치 상승 기대보다 현재의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중요하게 여기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중개업계에서는 이러한 주거와 소유 구조가 개발사업의 추진 속도를 늦추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전동은 강남과 삼성동, 잠실, 문정 등 주요 업무지구와 가까워 직주근접을 원하는 임차인들의 수요가 꾸준한 지역이다. 최근 전·월세 가격까지 오르면서 기존 건물을 보유하는 것만으로도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설명이다.

 

이에 일부 건물주들은 재개발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장기간의 수익 공백과 사업 불확실성을 감수하기보다 기존 임대사업을 유지하는 쪽을 선호하고 있다. 재개발이 본격화하면 임차인을 내보내고 철거와 착공, 준공까지 장기간 임대수익을 포기해야 하는 만큼 현재 수익이 충분한 소유주일수록 사업 참여 유인이 낮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삼전동 빌라 매매시장에는 개발 기대감을 반영한 투자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삼전동 전용면적 65㎡ 초과~85㎡ 이하 빌라의 누적 매매 거래량은 68건이었다. 이후 올해 2월부터 7월 28일까지 78건이 추가로 거래되면서 누적 거래량은 146건으로 집계됐다.

 

재개발 가능성을 선점하려는 외지 투자자와 실거주 수요가 동시에 유입되면서 거래량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인근 잠실 아파트 가격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아 향후 개발에 따른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젊은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삼전동의 경우 임대시장이 특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8월 삼전동 전용면적 61.7㎡ 빌라는 보증금 2500만원, 월세 90만원에 임대차 계약이 체결됐다. 반면 올해 7월에는 인근 전용면적 65.65㎡ 빌라가 보증금 5000만원, 월세 180만원에 계약되는 등 비슷한 규모의 빌라에서도 보증금과 월세가 모두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개별 주택의 준공 연도와 내부 상태, 층수, 주차 여부 등에 따라 가격 차이가 발생할 수 있지만 삼전동 전반의 임대료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은 현지에서도 공통적으로 감지되고 있다. 강남권 업무지구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수요가 꾸준한 데다 잠실과 삼성동 일대의 높은 주거비를 피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삼전동으로 이동하는 임차인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 삼전동 일대 빌라의 모습. ⓒ르데스크

 

최성인 부동산명가 실장은 “삼전동은 삼성과 잠실, 강남 등 주요 업무지구와 가까워 직주근접을 원하는 임차인들의 수요가 꾸준하다”며 “최근 몇 달 새 전·월세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보증금은 그대로인 채 월세만 30만~40만원가량 오른 사례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월세 50만원 수준이던 주차장 주택이나 옥탑방이 현재는 80만~9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며 “임대수요가 탄탄하다 보니 집주인 입장에서는 기존 건물을 계속 운영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안정적인 임대수요와 상승한 월세 수준은 일부 건물주들이 재개발보다 현재의 임대사업을 유지하도록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재개발이 시작되면 임차인을 내보내야 하고 사업이 완료될 때까지 장기간 임대수익이 중단될 수 있는 만큼 현재 얻는 수익이 충분한 집주인일수록 사업 추진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다가구주택이나 다세대주택을 통해 여러 가구에서 임대료를 받는 소유주는 재개발 과정에서 상실하는 수익 규모가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 향후 새 아파트나 상가를 배정받더라도 사업이 완료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데다 추가 분담금 부담까지 발생할 수 있어 사업 참여 여부를 두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강남 접근성이 뛰어난 저층 주거지에서는 개발 기대감보다 안정적인 임대수익이 시장을 움직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노후 건물이 밀집해 물리적인 개발 필요성이 높더라도 임대수익이 충분하면 소유주들이 재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삼전동처럼 강남 업무지구와 가까운 저층 주거지는 임대수요가 꾸준해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지역으로 손꼽힌다”며 “현재 얻는 임대수익이 충분한 곳에서는 재개발에 따른 장기간의 수익 공백을 감수하려는 유인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지역에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고 해서 곧바로 지역 전체가 재개발 국면에 들어섰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재개발 사업이 속도를 내려면 주민들의 참여 의지가 중요한데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얻고 있는 지역일수록 사업 추진 동력이 상대적으로 약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사 속 Q&A
Q1. 삼전동에 2030 청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A. 삼전동은 잠실, 강남, 삼성동 등 주요 업무지구와 인접한 입지적 장점을 갖추고 있습니다. 아파트 대비 매수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노후 빌라·다가구주택이 밀집해 있어, 적은 자본으로 강남권 부동산에 진입하려는 투자 수요가 유입되고 있다.
Q2. 삼전동의 재개발 추진 속도가 더딘 가장 큰 원인은?
A. 강력한 직주근접 임대수요에 따른 안정적인 임대수익 때문입니다. 강남권 직장인 수요가 꾸준해 전·월세 가격이 강세를 보이면서, 건물주들이 장기간의 수익 공백과 사업 불확실성을 감수하며 재개발을 추진할 유인이 상대적으로 낮다.
Q3. 최근 삼전동 빌라 거래량 추이는?
A.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기준, 전용면적 65㎡ 초과~85㎡ 이하 빌라 누적 거래량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68건이었으나, 이후 올해 7월 하순까지 78건이 추가되어 총 146건으로 거래가 지속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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