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가 브랜드 제품과 비슷한 만족감을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누리려는 이른바 ‘듀프(Dupe) 소비’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듀프는 복제품을 뜻하는 영어 ‘듀플리케이트(Duplicate)’에서 파생된 표현인데요. 명품이나 인기 제품과 비슷한 디자인과 사용 경험을 제공하면서도 훨씬 저렴한 대체 상품을 선택하는 소비 방식을 뜻합니다. 위조품이 로고와 상표까지 모방해 정품처럼 판매된다면 듀프는 브랜드를 사칭하지 않고 비슷한 디자인과 기능을 저렴하게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듀프 소비가 확산한 배경에는 계속되는 고물가와 소비 부담이 있습니다. 굳이 비싼 브랜드 제품을 고집하기보다 비슷한 기능과 만족감을 제공하는 대체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건데요. 여기에 SNS 후기와 비교 콘텐츠, AI 검색 등을 통해 제품을 직접 비교한 뒤 구매를 결정하는 소비 문화가 자리 잡은 점도 듀프 열풍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제품을 평가하는 기준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브랜드의 가치와 명성이 소비 만족의 중요한 기준이었다면 최근에는 실제 사용 경험과 실용성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는데요. 직접 찾아낸 가성비 상품을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하는 문화까지 더해지면서 ‘좋은 듀프를 찾는 것’ 자체가 하나의 소비 놀이로 번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생활용품점 다이소의 이른바 ‘다탠리’입니다. 미국의 인기 텀블러 브랜드 ‘스탠리’ 제품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에 5천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까지 더해지며 큰 인기를 끌었는데요. 패션업계에서는 에르메스의 명품 가방 ‘버킨백’을 닮은 ‘젤리 버킨백’이 불과 수만 원대에 판매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셀럽들이 착용한 저가 제품도 잇따라 주목받고 있습니다. 최근 그룹 소녀시대 멤버 유리(본명 권유리)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착용한 선글라스가 화제를 모았는데요. 해당 제품이 2천 원짜리 다이소 상품으로 알려지면서 다이소몰에서는 선글라스 전 제품이 품절되기도 했습니다.
패션 전문 매체 보그 비즈니스는 “듀프 문화는 소비자들이 쇼핑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며 “제품의 유형적 요소가 쉽게 모방될 수 있다면 브랜드는 감성적 가치와 경험으로 소비자를 끌어들여야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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