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아이브 안유진의 청약 당첨설로 화제를 모은 ‘디에이치 방배’가 사전점검을 시작하면서 방배동 일대 부동산 시장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규모 브랜드 신축 아파트가 본격적인 입주를 앞두면서 집주인들은 지역 가치 상승과 시세 개선을 기대하는 반면, 세입자들은 전셋값과 월세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며 긴장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신축 단지가 지역 시세의 기준점 역할을 할 가능성은 높지만 실제 가격 변화는 거래량과 전세 수급 등 시장 여건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디에이치 방배는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입주 예정자를 대상으로 사전점검 행사인 '디에이치 쇼케이스'를 진행했다. 방배5구역을 재건축한 이 단지는 지하 4층~지상 33층, 29개 동, 총 3064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오랜 기간 노후 빌라와 구축 아파트가 중심이었던 방배동에 들어서는 대규모 브랜드 신축인 만큼 시장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사전점검 기간에는 입주 예정자들이 내부 마감 상태와 커뮤니티 시설 등을 확인하기 위해 단지를 찾았고, 인근 상권 역시 평소보다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방배동은 우면산과 서리풀공원을 품은 서초구 대표 주거지역이다. 오랫동안 고급 단독주택과 빌라촌이 중심이었지만 최근 방배5·6·13·14구역 재건축이 속도를 내면서 신축 아파트 중심의 주거지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디에이치 방배를 시작으로 방배동 재건축 단지들의 입주가 이어질 경우 지역 부동산 시장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과거에도 대형 브랜드 신축 단지가 입주한 지역에서는 새 아파트 시세를 기준으로 구축 단지의 매매가격과 전셋값이 함께 오르는 이른바 ‘키 맞추기’ 현상이 나타난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에 인근 구축 아파트 세입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이은주 씨(37·여)는 “신축 아파트가 들어오면 생활환경이 좋아지는 점은 반갑지만 세입자 입장에서는 결국 전셋값과 월세 부담이 커질까 걱정된다”며 “최근 계약을 갱신해 당장은 괜찮지만 다음 계약 때 얼마나 올릴지 몰라 불안하다”고 말했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3000가구가 넘는 대단지가 입주하면 상권 활성화와 생활 인프라 확충 효과는 분명 기대된다”며 “지역 분위기 자체가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주민들도 많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대규모 신축이 들어온다고 해서 주변 아파트 가격이 무조건 큰 폭으로 오르는 것은 아니다”며 “금리와 대출 규제, 거래량, 전세 수급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하는 만큼 실제 시세 변화는 입주 이후 거래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주변 전세시장에서는 이미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현재 디에이치 방배 전용 84㎡ 조합원 입주권은 20억원, 일반분양 계약분은 16억원 안팎에서 매물이 나오고 있다.
인근 구축 단지 역시 전세가격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2006년 입주한 브라운빌 아파트 전용 84㎡는 지난 3월 전세 8억원에 재계약됐다. 2013년 입주한 방배롯데캐슬아르떼 전용 84㎡ 역시 최근 12억~13억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일 12억5000만원에 계약되며 직전 거래가(11억9100만원)보다 5900만원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빌라시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디에이치 방배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도시형생활주택 ‘샬롬케슬’은 지난 2월 전세 5억5000만원에 갱신 계약이 체결됐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사례가 방배동 전세시장의 가격 수준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디에이치 방배의 실거래가격이 높은 수준에서 형성될 경우 주변 구축 단지의 매매가격과 전셋값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신축 단지의 높은 시세가 곧바로 주변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근 서울 부동산 시장은 거래량과 대출 규제, 전세 수급 등 다양한 변수가 함께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브랜드 신축 아파트는 지역 시세를 이끄는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 가격 상승 여부는 거래량과 실수요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신축의 분양가나 입주권 가격만으로 주변 아파트 가격이 일제히 오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현재처럼 전·월세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집주인들이 신축 단지 시세를 참고해 임대료를 높게 책정하려는 심리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최종적인 거래가격은 결국 시장의 수급과 거래 상황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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