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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올트먼부터 젠슨 황까지…반복되는 빅테크 ‘방한 테마주’ 잔혹사
샘 올트먼부터 젠슨 황까지…반복되는 빅테크 ‘방한 테마주’ 잔혹사
[사진=AP/연합뉴스]

인공지능(AI) 산업을 이끄는 글로벌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이 한국을 찾을 때마다 국내 증시가 협력 기대감으로 뜨겁게 달아오르지만 정작 CEO들이 떠난 뒤에는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잔혹사가 반복되고 있다. 실제 사업성과가 확인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앞선 기대감이 빠르게 식으면서 투자자들의 손실로 이어지는 사례가 수년간 반복되고 있다.

 

무용지물 된 ‘젠슨 황 효과’…방한 테마주 불과 한 달 사이 40% 이상 급락 수두룩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1시 54분 기준 네이버는 전 거래일 대비 3.22% 하락한 18만6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방한 기대감으로 지난 6월 2일 장중 기록했던 30만8500원 대비 39.5% 하락한 수준이다. 지난달 5일부터 9일까지 한국을 찾은 황 CEO는 이해진 네이버 의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과 잇달아 만나 AI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네이버는 엔비디아와 함께 기가와트(GW)급 AI 팩토리 구축과 해외 공동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며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황 CEO가 한국을 떠난 이후 시장에서는 대규모 GPU 구매 비용과 AI 데이터센터 건설비, 전력 확보 비용 등 막대한 초기 투자 부담과 투자금 회수까지 장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주가는 지속적인 약세를 나타냈다.

 

LG그룹 계열사들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황 CEO는 지난달 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를 찾아 구광모 회장과 피지컬 AI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LG전자와 LG씨엔에스를 비롯한 그룹 전반으로 협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다. 실제로 LG전자는 방한 기대감이 높아진 5월 29일과 6월 1일,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6월 2일에는 장중 46만750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이후 엔비디와의 가시적인 협력 성과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현재 주가는 17만7900원을 기록하며 당시 고점 대비 49.6% 하락한 상태다. LG그룹의 AX(AI 전환) 사업을 담당하는 LG씨엔에스 역시 지난 5월 29일과 6월 1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뒤 6월 2일 장중 15만3300원까지 올랐지만 현재는 7만원으로 당시 대비 40% 넘게 떨어졌다.

 

▲ 젠슨 황 방한 관련주 주가 현황.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현대차그룹과 두산그룹 역시 황 CEO 방한 당시 엔비디아와의 협력 기대감에 비해 주가 상승 흐름이 오래가지 못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주는 황 CEO가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를 방문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현대차는 지난 6월 2일 장중 78만7000원을 기록했고, 현대오토에버도 6월 1일 장중 106만6000원을 기록하며 황제주(한 주당 백만원을 넘는 주식)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당시 만남이 양사가 기존부터 추진해온 협력 관계를 재확인하는 성격이 강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성장 모멘텀에 대한 실망 매물이 대거 출회됐고,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 현재 현대차는 44만2000원, 현대오토에버는 42만8500원을 기록하며 각각 당시 고점 대비 약 38%, 약 52% 하락한 상태다.

 

두산그룹을 비롯한 로봇 관련주도 황 CEO 방한 당시 엔비디아와의 협력 기대감에 힘입어 주가 상승세를 보였으나 이후 실질적인 성과가 가시화되지 않으면서 큰 폭의 조정 국면을 맞았다. 당시 시장에서는 엔비디아의 로봇 시뮬레이션 및 학습 플랫폼과 두산의 협동로봇을 결합하는 기술 협력 방안이 거론돼 투자 심리를 크게 자극시켰다. 그러나 협력 논의가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는 데다 실제 제품 개발부터 검증, 양산 및 수주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실망 매물이 대거 출회됐다.

 

두산의 주가는 황 CEO 방한 직전인 지난 6월 1일 장중 248만9000원까지 상승했으나 현재 120만5000원을 기록하며 50% 넘게 하락했다. 두산로보틱스 역시 지난 6월 2일 17만원에서 현재 7만1100원으로 58.1% 내렸다. 같은 기간 로보스타는 17만1600원에서 6만7700원으로 60.5% 하락했으며 로보티즈 역시 49만2000원에서 19만4000원으로 60.5% 떨어졌다.

 

CEO 방한 쇼크, 오픈AI·MS 때도 그랬다…과거부터 이어진 ‘방한 테마주 하락 도돌이표’

 

빅테크 CEO 방한을 계기로 일부 종목들의 주가가 급등했다가 이후 큰 폭으로 하락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2월 4일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방한했을 당시에도 AI 협력 기대감이 국내 증시를 달궜지만 대부분 종목은 이후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당시 올트먼 CEO는 국내 주요 기업인들과 잇따라 만나 AI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시장에서는 오픈AI가 한국 기업들과 AI 생태계 구축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AI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게임 관련 종목으로 매수세가 집중됐다.

 

▲ 2025년 2월 4일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방한했을 당시 국내 기업과의 AI 협력 기대감이 국내 증시를 달궜지만 대부분 종목은 방한 이후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사진은 샘 올트먼 오픈AI CEO.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당시 시장에서 대표적인 수혜주로 지목된 기업은 크래프톤이었다. 올트먼 CEO와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의 회동 가능성이 제기되자 양사 간의 협력 기대감이 주가에 즉각 반영됐다. 실제로 회동이 성사되면서 오픈AI와 게임 공동 개발, AI NPC(비플레이어 캐릭터) 고도화 등 구체적인 협업 모델이 거론됐음 여기에 크래프톤이 2021년부터 AI 연구개발(R&D)에 1000억 원 이상을 투입해 왔다는 사실이 더해지며 투자 심리를 더욱 자극했다. 

 

이러한 기대감에 힘입어 크래프톤 주가는 방한 열흘 전부터 상승세를 보였고, 방한 당일에는 장중 36만250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이후 실질적인 협력 방안이나 가시적인 성과가 도출되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및 실망 매물이 출회됐고 주가는 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했다. 현재 크래프톤은 23만6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카페24 역시 당시 수혜주로 분류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오픈AI가 AI 기반 이커머스 플랫폼 성장을 시사하자 AI 플랫폼 관련주에 이목이 쏠린 탓이다. 카페24는 방한 사흘 전부터 13% 넘게 오르는 등 강세를 나타냈고, 방한 당일에는 장중 5만4200원까지 급등하며 전일 대비 15%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실제 사업 성과가 가시화되지 않으면서 주가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현재 주가는 1만6420원으로 당시 고점 대비 69.7% 하락한 상태다. 

 

지난 2024년 1월 26일 올트먼 CEO의 첫 방한 당시에도 비슷한 시장 흐름이 나타났다. 당시 오픈AI가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독자적인 AI 반도체 개발을 추진하고 국내 기업들이 새로운 공급망에 합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AI 소프트웨어 관련주가 일제히 급등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감 또한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조정을 피하지 못했다. 대표적인 사례인 한글과컴퓨터는 생성형 AI 사업 확대 및 챗지피티 연계 서비스에 대한 주목으로 방한 당시 장중 3만100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후 실제 수익성 창출 등 구체적인 사업성과가 시장의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현재는 1만6780원 수준까지 하락하며 고점 대비 약 44.2%의 낙폭을 보이고 있다.

 

▲ 샘 올트먼, 사티아 나델라 방한 관련주 주가 현황.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폴라리스오피스 역시 AI 오피스 서비스 확대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돼 방한 기간 전후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됐다. 지난 2024년 1월 16일 6440원에 거래되던 주가는 기대감이 최고조에 달한 1월 24일 장중 9200원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이후 모멘텀이 약화되면서 현재는 2755원을 기록하며 고점 대비 70% 가량의 하락률을 기록 중이다. AI 반도체 품질 평가 기업인 큐알티 역시 AI 반도체 생산 확대의 수혜주로 분류되며 2024년 1월 16일 1만7100원에서 1월 22일 장중 3만7500원까지 상승했지만 현재는 1만240원을 기록하며 고점 대비 72.8% 떨어진 상태다. 

 

2022년 11월 15일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의 방한 당시에도 시장은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나델라 CEO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회동하며 AI 및 클라우드 분야의 협력 가능성을 논의하자 엔씨소프트는 관련 사업 확대 기대감이 투영되며 주가가 급등했다. 실제로 NC는 방한 직전인 11일 13.41% 상승한 데 이어 방한 이틀 뒤인 17일에는 장중 47만950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이후 실질적인 성과 도출이 지연되면서 주가는 하락세를 거듭했고 현재 25만1000원에 거래되며 당시 고가 대비 47.6% 하락했다. 

 

금융 AI 컨택센터(AICC) 및 음성인식 솔루션 기업인 브리지텍 역시 당시 주요 수혜주로 주목받았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애저(Azure) 기반의 AI·클라우드 및 디지털 전환(DX)을 핵심 전략으로 제시하면서 관련 음성인식 기술을 보유한 브리지텍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흐름 속에 브리지텍의 주가는 방한 당시 장중 4345원까지 올랐으나 뚜렷한 협력 관계가 가시화되지 않으면서 현재 2720원까지 밀리며 고점 대비 37.4% 내렸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협력 가능성 자체는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일 수 있지만, 구체적인 계약이나 실적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종목에 추격 매수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빅테크 CEO 방한은 기업의 기술력과 협력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는 있지만 실제 실적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단순한 이벤트와 기대감만으로 급등한 종목은 기대가 현실화되지 않을 경우 주가가 상승폭보다 더 크게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협력 가능성이라는 테마보다 실제 계약 체결 여부와 사업화 진행 상황, 기업의 실적 개선 가능성을 중심으로 투자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기사 속 Q&A
Q1. 글로벌 빅테크 CEO들의 방한 소식이 있을 때 국내 증시에서 반복되는 부작용은?
A. 빅테크 CEO들의 방한 당시에는 협력 기대감으로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뜨겁게 달아오르지만 정작 CEO들이 떠난 뒤에는 실질적인 성과가 가시화되지 않아 주가가 다시 급락하는 사태가 되풀이되고 있다. 투자자들이 기대감에 매수를 했다가 큰 손실을 입는 사례가 수년째 이어지는 상황이다.
Q2.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방한 이후 네이버의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선 이유는?
A.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1시 54분 기준 네이버는 전 거래일 대비 3.22% 하락한 18만6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방한 기대감으로 지난 6월 2일 장중 기록했던 30만8500원 대비 39.5% 하락한 수준이다. 방한 당시에는 AI 팩토리 구축이나 피지컬 AI 협력 등의 청사진이 제시되며 주가가 급등했지만, 황 CEO가 떠난 이후 시장에서 대규모 GPU 구매 비용, 데이터센터 건설 및 전력 확보 비용 등 막대한 초기 투자 부담이 부각됐고 실제 투자금 회수까지 장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Q3. 과거 샘 올트먼 오픈AI CEO 방한 때도 비슷한 주가 흐름 패턴을 보인 기업은?
A. 지난해 2월 샘 올트먼 오픈AI CEO 방한 당시, 올트먼 CEO와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의 회동 가능성이 제기되자 양사 간의 협력 기대감이 주가에 즉각 반영됐다. 이러한 기대감에 힘입어 크래프톤 주가는 방한 열흘 전부터 상승세를 보였고, 방한 당일에는 장중 36만250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이후 실질적인 협력 방안이나 가시적인 성과가 도출되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및 실망 매물이 출회됐고 주가는 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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