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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 · 을지로 다음은 이곳?…MZ 몰리는 답십리, 서울 빈티지 성지 부상
성수 · 을지로 다음은 이곳?…MZ 몰리는 답십리, 서울 빈티지 성지 부상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고미술 상가 일대가 젊은 세대 사이에서 새로운 ‘힙 플레이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때 중장년 수집가와 골동품 애호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이곳이 최근 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입소문을 타며 ‘제2의 성수’, ‘제2의 을지로’로 불리고 있다. 젊은 운영자들이 고미술품 상가에 새롭게 둥지를 틀고 전통 골동품과 현대적 감각을 결합한 공간을 선보이기 시작하면서, 오래된 상권 전체가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재해석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적인 빈티지 감성 묻어있는 곳”…SNS 타고 재조명된 골동품 거리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 주요 SNS 플랫폼에서는 답십리동 일대를 ‘시간이 멈춘 동네’, ‘서울에서 가장 독특한 동네’로 소개하는 콘텐츠가 잇따라 확산되고 있다. 과거에는 을지로나 성수동처럼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지역에 가려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이곳이, 최근 들어 청년층의 새로운 탐방 코스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SNS에선 “서울에서 이런 곳이 있는 줄 몰랐다”, “외국 관광객 데려가고 싶은 공간”, “한국적인 빈티지 감성이 살아 있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 답십리역 관련된 SNS 해시태그 현황.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답십리 고미술 상가는 전국 최대 규모의 고미술품 집적지로 꼽힌다. 상권의 형성은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청계천 황학동 일대에서 영업하던 골동품 상인들이 청계천 개발 사업을 계기로 답십리로 이전하면서 현재의 상권이 만들어졌고, 이후 이태원·아현동 등지에 흩어져 있던 고서화·고가구·도자기 상점들까지 집결하며 지금의 ‘답십리 고미술 상가’가 완성됐다.

 

현재 답십리 고미술 상가는 지하철 5호선 답십리역을 중심으로 동부지구와 서부지구로 나뉜다. 이 가운데 삼희아파트 상가에 위치한 서부지구는 청년 작가들의 유입 이후 볼거리가 풍부해지며 SNS에서 자주 언급되는 지역으로 떠올랐다. 여기에 몇 년 전 두손갤러리까지 이전하면서 방문객이 더욱 늘었다.


이러한 인기는 SNS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답십리역’을 검색하면 1만4000건이 넘는 게시물이 노출된다. ‘#답십리’는 약 9만6000건, ‘#답십리역카페’는 약 3만건 이상의 게시물이 등록돼 있다. 게시물에는 실제 방문 후기를 바탕으로 친절한 설명을 제공하는 가게, 독특한 물건을 판매하는 곳, 개성 있는 분위기의 상점 등이 소개되고 있으며 운영시간과 함께 ‘꼭 들러야 할 곳’에 대한 추천도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민화부터 가야토기까지, 없는 게 없는 ‘답십리 고미술품 상가’


▲ SNS상에서 인기 있는 고미술품 매장 현황. [그래픽=장헤정] ⓒ르데스크

 

그간 일부 마니아층 사이에서만 알려졌던 답십리 고미술품 상가에 청년층을 유입시킨 대표적인 공간으로는 ‘고복희’, ‘오에프’, ‘호박’ 등이 꼽힌다. 세 곳 모두 젊은 운영자가 이끄는 매장으로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공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해당 매장을 찾기 위해 답십리역을 방문한 청년들이 인근 기존 상점들까지 함께 둘러보면서 상가 전반이 SNS상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호박’은 서울 가로수길과 제주도에서 빈티지 의류 편집숍을 운영해 온 대표가 선보인 공간이다. 밝은 분위기의 매장 내부에는 현대 물품과 함께 가야 토기, 일본 식기 등 쉽게 접하기 어려운 고미술품이 함께 진열돼 있다. 방문객들은 막걸리 한 잔과 함께 운영자의 설명을 들으며 물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매장 한편에는 빈티지 의류와 자체 제작한 모자, 열쇠고리 등 소형 소품도 함께 전시돼 있다. 특히 열쇠고리에 사용된 비즈는 과거 물건에서 재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에 따르면 취급 물품의 가격대가 비교적 높은 편이어서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공간의 분위기를 체험하기 위해 방문하는 이들은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꾸준히 찾고 있다.

 

‘오에프’는 프로젝트 렌트 대표가 운영하는 골동품 큐레이션 숍으로 오래된 목가구와 생활 소품을 중심으로 구성된 공간이다. 고미술품을 현대적인 인테리어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안하는 점이 특징이다. 향과 조명까지 세심하게 연출해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이 같은 감각적인 공간 연출로 청년층 사이에서 특히 높은 관심을 얻고 있는 곳이다.

 

▲ 고미술품 상가는 청년 운영자들이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활기를 되찾고 있다. 사진은 SNS에서 유명한 고미술품 매장 내부에서 판매하고 있는 물건들의 모습. ⓒ르데스크


다만 운영 시간이 오후 4시까지로 비교적 짧아 늦은 시간에는 방문이 어렵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꼽힌다. 대학생 최효정 씨(23·여)는 “인스타그램에서 보고 일부러 시간을 내서 방문했지만 문이 닫혀 있었다”며 “외부에서만 둘러봤는데 사진에서 보던 분위기를 충분히 느끼기 어려워 다음에 다시 방문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고미술품 상가에서 2호점까지 확장한 ‘고복희 소품’ 역시 대표적인 인기 매장으로 꼽힌다. 고가구를 애호하는 부부가 운영하는 곳이다. 이곳은 답십리 고미술 상가가 청년층 사이에서 ‘힙한 공간’으로 인식되는 데 영향을 준 초기 매장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부부가 직접 큐레이션한 도자기와 함께 자체 제작한 인센스와 인센스 홀더 등 다양한 소품을 만나볼 수 있다. 매장은 답십리 상가 내 소품 숍과 장한평에 위치한 아틀리에로 나뉘어 운영되며 소품 매장 내부에는 고려 백자를 비롯한 전통 도자기와 다양한 고가구, 생활 소품이 어우러져 전시돼 있다. 이곳 역시 다른 매장들과 마찬가지로 운영 시간이 비교적 짧아 방문 전 시간 확인이 필요하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된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화제가 된 매장들 외에도 청년층이 공유하는 게시글에는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기존 상점들 역시 다수 등장한다. 최근에는 이러한 전통 상점들까지 함께 주목받으며 상가 전반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SNS상에서 눈길을 끄는 또 다른 매장으로는 입구에 끈을 엮어 만든 누빔천 제품들이 가득 진열된 공간이 꼽힌다. 특히 누빔함이 빼곡히 놓인 진열은 방문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매장 내부에는 조선시대 갓과 이를 보관·정리하던 도구들, 오래된 도기류 등 다양한 전통 유물이 함께 전시돼 있다.


▲ 답십리 고미술품 상가에 청년들의 발걸음이 이어지자 덩달아 예전부터 있었던 매장을 찾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사진은 쌀되와 자수를 활용해 만든 액자의 모습. ⓒ르데스크


또 아들과 어머니가 함께 운영하는 매장 역시 SNS상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주목받고 있다. 이들 매장은 세대 간 취향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전통적인 고미술품과 비교적 접근성 있는 소품이 함께 구성돼 있는 점이 특징이다. 매장 내부에는 신라시대 토기부터 제주 해녀들이 사용하던 유리 구슬 모양의 부표, 염색에 쓰이던 나무 붓, 도자기 그릇, 반닫이와 소반, 문창살 등 다양한 물품이 진열돼 있다. 방문객들은 예상보다 부담이 크지 않은 가격대에 놀라며 관심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는 반응이다.


김헌주 씨(28·남)는 “집 근처에 있어 자주 들르는데 주말에는 방문객이 많아 사장님과 충분히 이야기하기 어려워 주로 평일에 찾는다”며 “매번 새로운 물건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지만 올 때마다 처음 보는 물건들이 눈에 띄어 설명을 듣고 마음에 들면 구매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곧 재건축에 들어가서 사라지게 될 예정인 곳인 만큼 아쉬워하시는 사장님들도 많다”며 “나 역시 심심할 때마다 들렸던 곳이라 재건축 소식이 아깝다”고 덧붙였다.


들어서자마자 쌀되를 활용한 액자가 눈길을 끄는 매장도 있다. 꽹과리, 다과 틀, 유기그릇과 유기 수저 등 다양한 전통 물품이 진열돼 있지만 그중에서도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매장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자수 놓인 쌀되다. 해당 제품들은 매일 사장이 직접 제작해 판매하고 있는 제품으로 자수가 없는 쌀되는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이 액자용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매장 관계자는 “쌀되에 자수를 놓아 판매하기도 하지만 젊은 방문객들이 인테리어용 액자로 활용하기 위해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며 “과거에는 젊은 층의 방문이 많지 않았지만, 젊은 상인들이 유입되고 온라인에서 알려지기 시작한 이후부터는 젊은 고객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몇 달 전 지하 전시 공간에서 전시를 진행하며 처음으로 밤 9시까지 야간 개장을 했는데 당시 많은 방문객이 찾아와 전시를 관람하고 물품을 구매하는 사람도 있었다”며 그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이처럼 감각적인 매장들이 고미술품 상가 내에 하나둘 자리 잡으면서 청년층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답십리역 일대에도 분위기 있는 카페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이다. 빈티지 소품과 커피를 함께 판매하는 복합형 공간부터 간단히 커피만 즐길 수 있는 카페까지 다양한 형태의 매장이 고미술 상가 주변을 채우며 상권 전반의 분위기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기사 속 Q&A
Q1. 가장 인기 있는 구역은 어디인가?
A. 답십리역 인근의 동부와 서부지구 중, 청년 작가들의 유입이 활발한 '삼희아파트 상가(서부지구)'가 SNS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다.
Q2. 이 상권이 형성된 역사적 배경과 규모는 어떠한가?
A. 1970년대부터 형성된 이후 청계천 개발 사업으로 인해 황학동 시장 상인들이 이전해 오면서 기틀이 잡혔다. 이후 이태원, 아현동 일대의 고서화·고가구 상점들이 집결해 전국 최대 규모의 고미술 상권을 이루게 됐다.
Q3. SNS상에서의 인지도를 수치로 확인할 수 있나?
A. 인스타그램 기준 '#답십리' 약 9만6000건, '#답십리역' 약 1만4000건, '#답십리역카페' 약 3만 건 이상의 게시물이 등록돼 있어 지역 내 상권에 대한 높은 디지털 관심도를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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