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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 성과급 두고 직원-주주 동상이몽…美 빅테크는 무조건 ‘주식 보상’
파격 성과급 두고 직원-주주 동상이몽…美 빅테크는 무조건 ‘주식 보상’

최근 SK하이닉스가 쏘아올린 역대급 성과급 잔치의 여파가 대한민국 사회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당장 지난 달 말 사측과 교섭 중단을 선언한 삼성전자 노조는 40조 성과급을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급 잔치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만만치 않다. 당장 주주들부터 노조의 과도한 요구에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무분별한 성과급이 주주권익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은 미국 빅테크들의 행보로 인해 더욱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성과급 불만에 파업 예고한 삼성전자 노조, 주주들은 “실적하락 땐 고통분담 할 건가?”

 

SK하이닉스는 연간 영업이익의 약 10%를 재원으로 ‘상한 없이’ 성과급을 지급하는 초과이익분배금(PS) 제도를 시행 중이다. 올해 처럼 성과급이 기본급 대비 약 20~30배까지 지급될 수 있는 것도 상한선을 따로 두지 않는 조건 때문에 가능했다. 인공지능 반도체 호황으로 2024년 이후 영업이익이 꾸준히 상승한 SK하이닉스는 올해 역시 영업이익 규모가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경우 1인당 평균 성과급은 약 3억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성과급 규모를 영업이익에 직접 연동해 상한 없이 지급하는 기업은 국내에서 SK하이닉스가 유일하다.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영업이익의 일정 부분을 기준으로 하되 연봉의 50%를 상한선으로 둔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올해 기준 연봉이 1억으로 같은 양사 직원의 성과급을 단순 비교 계산하면 하이닉스는 평균 약 1.5~3억을, 삼성전자는 약 1000~5000만원을 지급받게 된다.

 

▲ 연도별 하이닉스 성과급 추이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삼성전자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를 거세게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에 따르면 삼성노조는 지난달 조합원 6만1456명의 찬성을 명분 삼아 ▲성과급(OPI) 상한 폐지 ▲임금 7% 인상 ▲성과급 산정 기준 투명화를 요구하는 투쟁에 돌입했다. 삼성전자 노조가 구체적으로 요구한 성과급 규모는 40.5조원이다.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최대 27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예상치의 15% 수준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 노조는 합의 결렬시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태다.

 

그러나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제도와 삼성전자 노조의 성과급 인상 요구에 대한 주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지난해 400만 주주가 받은 배당금인 약 11조원의 4배에 달하는 금액을 반도체(DS) 직원 성과급으로 달라는 의미기 때문이다. 주주들 사이에선 “40조원이면 웬만한 반도체 설계 기업이나 AI 업체 하나를 인수·합병한다”며 “이익이 많이 날 때 다 쓰면 나중에 위기 땐 누가 책임지나”라는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 또 삼성전자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생산차질과 주가하락을 피할 수 없다는 점도 주주들의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현금 보단 주식으로 주는 미국 빅테크들, 차등대우 보편적이나 이직원인 되기도


미국 기업들은 우리나라처럼 성과급 명목으로 현금을 뿌리는 태도를 철저히 경계하고 있다. 대신 성과를 낸 근로자들에게 현금이 아닌 주식을 줌으로써 현금 유출을 방지하고 보상을 또 다른 성과를 위한 마중물로 삼으려는 가치관이 뿌리 깊게 박혀 있다. 일례로 애플은 이미 ‘전 직원의 주주화’로 정평이 나 있다. 과거 임원에만 주던 주식을 일반 직원, 나아가 매장 직원에까지 지급해 내부 구성원들 간에 일체감과 소속감을 높이는 전략을 취한다. 애플은 매년 성과 평가에 따라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3년에 걸쳐 나눠 지급한다.

 

▲ 영국 런던 중심부 ‘배터시 발전소(Battersea Power Station)’에 설치된 대형 디지털 화면에 뜬 애플 50주년 기념 로고 화면. [사진=AFP/연합뉴스]

 

구글은 기존의 RSU를 변형해 첫해에 더 많이 주는 방식(front-loaded)으로 보상체계를 운용한다. 경쟁사에 비해 인재 영입에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이다. 나아가 매년 성과 리뷰를 통해 기존 주식 위에 추가 주식을 더 얹어주는 방식으로 기하급수적 보상 구조를 만들고 있다. 아마존은 구글과 반대 전략을 취하고 있다. 4년에 걸쳐 주식을 나누어 주되 1년차에 5%, 2년차에 15%를 지급한 뒤 나머지는 3, 4년차에 각각 40%를 지급함으로써 2년은 버텨야 성과를 제대로 가져갈 수 있도록 의도했다. 대신 1~2년 차에는 사이닝 보너스(Signing Bonus) 격으로 현금을 지급해 인재 영입을 유도하고 있다.

 

특히 미국 빅테크들은 한국에 비해 차등 지급이 보편화돼 있다. 한국 기업들이 단체의 힘으로 사측으로부터 성과급을 보장 받고 균등 비율로 나눈다면 미국은 같은 팀의 구성원 간에도 보상 격차가 크다. 이직이 자유로운 미국의 근로환경을 감안하더라도 성과급 불만족으로 이직하는 근로자의 비율이 높긴 하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차등 지급을 당연히 여기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미국 인사관리협회(SHRM)에 따르면 미국의 이직 원인 1위는 ‘보상 불만’이며 지난해 조사에서 미국 직장인의 약 70%가 “보상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6개월 이내 이직을 고려한다”고 답했다.


법무법인 보인 천창수 변호사는 "회사가 현금을 주는 것보다 미국처럼 주식으로 보상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는 있지만, 개정 상법에 따라 지난달부터 자사주 소각 의무가 생겨 기업 입장에서는 주식 보상의 절차가 까다로워졌다"며 "노조가 단견적으로 경쟁사와의 형평만을 주장하며 사측을 압박하기보다는, 삼성 내 다른 부문과의 형평성도 생각하면서 합리적인 타협점을 찾아가야 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기사 속 Q&A
Q1. 삼성전자 노조가 요구하는 '40조 원 성과급'의 근거는 무엇인가요?
A.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최대 270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나오자, 노조 측은 이 중 약 15% 수준인 40.5조 원을 성과급 재원으로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Q2. 왜 삼성전자 직원들은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보상을 비교하나요?
A.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의 10%를 상한선 없이 지급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연봉의 50%'라는 '캡(Cap)'이 씌워져 있습니다. 실적이 좋을수록 두 회사 직원이 받는 실제 수령액 차이가 수억 원까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Q3. 주주들이 노조의 요구에 강력히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노조가 요구한 40조 원은 지난해 전체 주주 배당금(약 11조 원)의 약 4배에 달하는 거액입니다. 주주들은 과도한 현금 유출이 미래를 위한 M&A나 시설 투자 재원을 잠식해 기업 가치를 떨어뜨릴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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