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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만 가던 곳이었는데…” 사우나 · 쑥뜸에 빠진 2030 여성들
“엄마들만 가던 곳이었는데…” 사우나 · 쑥뜸에 빠진 2030 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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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엄마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사우나, 효소찜질, 쑥뜸을 찾는 2030 여성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최근 웰니스 열풍이 확산되면서 비교적 비용 부담이 적으면서도 피로를 푸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가성비 건강 관리법’으로 입소문을 탄 영향이다. 특히 이러한 트렌드는 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며 젊은 세대의 일상 속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연예인과 인플루언서의 영향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에서 연예인들이 자기 관리를 위해 효소찜질과 쑥뜸을 즐기는 모습이 연이어 공개되고 있다. 걸그룹 ‘아이들(i-dle)’ 미연, ‘프로미스나인(PROMISE9)’ 송하영·이채영, ‘잇지(ITZY)’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의 콘텐츠는 평균 조회수 30만 회 이상을 기록하며 높은 화제성을 보였으며 여성 직장인들에게 ‘따라 하고 싶은 루틴’으로 소비되며 관련 웰니스 체험으로 이어지고 있다. 


쑥뜸과 효소찜질 자체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쑥뜸은 쑥을 태워 발생하는 열기와 연기를 이용하는 전통 온열 요법으로 과거에는 주로 난임 치료나 항암 치료를 받는 이들 주로 찾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생리통이 심한 여성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후기가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젊은 여성층에서도 관심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현재는 혈액순환 촉진과 수족냉증 완화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건강 관리법 중 하나로 알려졌다.

 

▲ 그간 엄마들의 전유물이라 불렸던 쑥뜸·사우나·효소찜질 등을 찾는 2030 여성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사우나 인플루언서’로 유명한 ‘고독한 사우너’ 채널의 모습. [사진=고독한 사우너 인스타그램 갈무리]

 

효소찜질은 쌀 껍질을 발효해 만든 미생물 효소에서 발생하는 자연 열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체내 노폐물 배출과 부기 완화에 효과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최근 온라인에서는 ‘디톡스’, ‘붓기 제거’ 등 건강 키워드와 함께 “피로가 풀리는 느낌”이라는 체험 후기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퇴근 이후 사우나를 찾는 직장인들까지 늘어나면서 관련 시장 전반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최근에는 영화와 OTT 콘텐츠 속에서도 한국식 사우나 문화가 자연스럽게 노출되며 대중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는 주인공 그룹 멤버들이 사우나를 이용하는 장면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또 인스타그램에서는 찜질방과 사우나를 전문적으로 즐기는 이른바 ‘사우나 인플루언서’도 등장했다. 퇴근 후 사우나에서 하루의 피로를 푸는 콘셉트를 내세운 ‘고독한 사우너’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전국 찜질방과 사우나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물론 함께 사우나를 즐기는 ‘사우나단’을 모집하는 등 새로운 커뮤니티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평소 찜질방을 좋아한다고 밝힌 최은선 씨(29·여)는 “몇 년 전 친구에게 함께 사우나에 가보자고 했지만 당시에는 거절당했다”며 “그런데 최근에는 그 친구가 먼저 가보고 싶다며 연락을 해와 다음 달 중 함께 가기로 약속을 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 씻는 것이 부끄럽다는 이유로 기숙사 생활을 할 때도 공동 목욕을 꺼리던 친구였는데 SNS를 보고 먼저 가자고 한 것이 의외였다”며 “그만큼 분위기가 많이 바뀐 것 같다”고 덧붙였다.


▲ SNS에서 쑥뜸·사우나·효소찜질와 관련된 게시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쑥뜸, 사우나, 효소찜질과 관련된 게시글의 모습. [사진=인스타그램 갈무리]

 

온라인에서도 이러한 관심은 쉽게 확인된다. 인스타그램에서 ‘#쑥뜸’을 검색하면 1000개 이상의 게시물이 노출된다. ‘#효소찜질’ 역시 5000개 이상, ‘#사우나’ 해시태그는 13만8000개 이상의 게시물이 등록돼 있다. 특히 게시물 대부분이 젊은 여성 이용자들의 후기와 체험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에서 해당 트렌드의 주요 소비층이 2030 여성임을 보여준다.


이 같은 유행에 힘입어 그동안 사우나를 선호했지만 ‘기성세대의 전유물’이라는 인식 때문에 이를 적극적으로 드러내지 못했던 이들 역시 점차 자신의 취향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기성세대와 달리 자신의 취향에 맞는 샤워 물품을 사용하는 만큼 본인 목욕 바구니 속 물품들을 공개하거나 오늘 방문한 사우나에 대한 후기를 공유하는 콘텐츠도 인기다.


현장에서도 이러한 변화를 찾아볼 수 있다. 압구정역 인근에서 쑥뜸방을 운영하는 김미리 씨(63·여·가명)는 “예전에는 40대 이상 여성들이 주로 찾았지만 요즘에는 새로 오는 손님들의 절반 이상이 2030 젊은 여성들이다”며 “이들은 주로 친구와 함께 오기보다는 혼자서 방문하는 경우가 많고 처음에는 좌훈방이나 쑥뜸을 어색해하고 낯설어하지만 한 번 경험한 뒤 꾸준히 다시 찾는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퇴근 이후 늦은 시간에 방문하는 것을 선호하고 이들의 유입이 이어지면서 전반적인 매출도 약 30% 정도 증가했다”고 밝혔다.

 

▲ 서울 시내에 위치한 쑥뜸 전문점의 모습. ⓒ르데스크

 

직장인들에게 해당 콘텐츠가 높은 인기를 끄는 데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쑥뜸의 경우 부위에 따르지만 1시간에 4만원 정도면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반면 전신 마사지는 많게는 몇 십 만원의 비용이 들기도 한다. 


사우나는 쑥뜸보다 더욱 저렴하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2월 지역별 성인 대중탕 이용 가격은 서울은 1만1000원, 경기도는 1만517원이었다. 그러다 보니 이처럼 고물가 상황 속에서 부담 없는 가격으로 피로를 해소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알려지면서 퇴근 후 짧은 시간 동안 ‘가성비 힐링’을 추구하는 직장인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단순한 유행을 넘어 소비 방식의 변화와 맞닿아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에는 건강 관리가 특정 목적이나 연령대에 국한된 활동이었다면 최근에는 일상 속에서 가볍게 실천할 수 있는 ‘루틴형 소비’로 확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건강 관리가 치료나 필요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나를 위한 시간’과 ‘자기만족’을 위한 소비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며 “비용 부담이 적으면서도 즉각적인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사우나나 쑥뜸 등이 2030 세대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예인과 인플루언서의 경험이 SNS를 통해 확산되다 보니 더욱 인기를 얻고 있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일상 속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웰니스 콘텐츠 중심으로 관련 시장이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기사 속 Q&A
Q1. 최근 2030 여성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웰니스 루틴'은 무엇인가?
A. 과거 기성세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사우나, 쑥뜸, 효소찜질 등을 일상적인 건강 관리 루틴으로 즐기는 트렌드를 말한다.
Q2. 젊은 세대가 사우나와 쑥뜸에 열광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인가?
A.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연예인(미연, ITZY 등)과 인플루언서들이 이를 즐기는 모습이 노출되며 '따라 하고 싶은 힙한 루틴'으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Q3. 사우나 트렌드에서 언급된 '사우나 인플루언서'란 무엇인가?
A. '고독한 사우너'처럼 전국의 사우나 정보를 공유하고 후기를 남기며, 함께 즐기는 커뮤니티(사우나단)를 형성하는 창작자들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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