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스타벅스의 첫 협업이 이뤄졌지만 정작 협업 대상에서 롯데 자이언츠가 제외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자이언츠 팬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전 구단 협업’이라는 홍보와 달리 특정 구단만 빠진 데다 롯데가 각종 협업에서 제외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어서다.
27일 스타벅스는 야구 시즌을 맞아 준비한 스포츠 협업 상품을 공개했다. 식음료부터 굿즈까지 다양한 제품군으로 구성돼 출시 전부터 야구 팬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야구공 모양의 보바가 들어간 ‘베이스볼 매실 그린 티’와 미트 칠리 핫도그 등 식음료 제품이 포함됐으며, 8개 구단 유니폼을 입은 ‘베어리스타 키체인’과 구단 모자를 형상화한 ‘캡 머그’도 함께 선보였다. 특히 팝콘 패키지에는 구단별 베어리스타 스티커 32종이 무작위로 포함될 예정이어서 팬들 사이에서는 ‘뽑기 열풍’도 예상된다.
하지만 서울 지역 매장과 온라인에서 전 구단 상품을 살 수 있다는 안내와 달리 판매 대상은 오직 8개 구단뿐으로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는 해당 협업에 참여하지 않았다. 팬들 사이에서는 “인기 구단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를 빼고 무슨 KBO 협업이냐”며 비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가 이번 협업에서 제외된 이유로 그룹 계열사의 사업 영역이 스타벅스와 일부 겹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롯데 자이언츠의 경우 롯데GRS가 운영하는 커피 프랜차이즈 엔제리너스가 있고, LG 트윈스 역시 LG생활건강이 코카콜라를 통해 조지아 커피를 전개하고 있어 경쟁 브랜드와의 협업이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계열사 충돌로 인한 롯데 자이언츠 배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팬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24년 해태제과는 KBO와 손잡고 ‘로컬 프렌차이즈 홈런볼’을 한정판으로 판매했다. 지역에 연고를 둔 프로야구 구단별로 다르게 출시했으며 각 구단의 유니폼을 입은 마스코트와 로고, 상징 색상을 패키지에 각기 다르게 새겨 눈길을 끌었다. 당시에도 롯데자이언츠를 제외한 9개 구단에서만 한정판으로 출시됐다.
지난해 3월 제빵 기업 SPC삼립은 KBO와 협업해 ‘크보빵’을 출시했다. 당시 제품은 롯데 자이언츠를 제외한 9개 구단별로 각각 선보였으며 배트 모양으로 제작된 롤케이크 ‘홈런배트롤’도 함께 판매됐다. 출시 직후 오픈런이 일어날 정도로 크보빵은 큰 인기를 끌었고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자신이 원하는 선수 띠부씰을 뽑았다고 자랑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더. 또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에서는 띠부씰 거래가 이뤄지기도 했으며 띠부씰을 이용해 드래프트 라인업 인증 등 팬들 사이에서 새로운 놀이 문화로 자리 잡았다.
웅진식품 역시 지난해 프로야구 개막일에 맞춰 각 구단의 로고와 마스코트가 담긴 ‘하늘보리 KBO 에디션’을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KBO와 정식 라이선스 계약에 의해 제작 및 판매됐으며 참여 희망 구단에 한해 제작됐는데 10개 구단 중 롯데자이언츠를 제외한 9개 구단이 참여했다.
이처럼 반복해서 기업과 KBO 협업에 롯데가 제외된 이유는 그룹 계열사의 경쟁사 제품 홍보에 함께하기 어려운 속사정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 계열사 가운데 하나인 롯데웰푸드가 기린 브랜드로 제빵 사업을 하고 있고 롯데칠성이 음료 사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구단 수익 가운데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모기업 광고 비중을 고려했을 때 모든 협조 요청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다.
이처럼 KBO 협업에서 계속해서 롯데 자이언츠만 제외되자 자이언츠 팬들은 그룹사의 사정을 이해하면서도 야구팬들의 새로운 놀이를 즐기지 못 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 자이언츠 팬 김소연 씨(29·여)는 “KBO 콜라보 제품이 나올 때마다 롯데는 없어서 팬으로서 조금 그렇다”며 “다른 구단을 응원하는 친구들을 보면 서로 공통된 주제로 대화도 하고 즐기는 모습인데 롯데 팬들만 그런 문화에서 소외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고 해서 롯데 계열사가 다른 협업들처럼 눈에 띄는 협업을 진행하는 것도 아닌 만큼 아쉬움이 더 크게 느껴진다”며 “계열사 보호도 좋고 다 좋지만 어느 정도 유도리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자이언츠 팬 박병훈 씨(29·남) 엯시 “롯데가 계열사가 겹쳐서 협업에 참여하지 못 한다면 계열사들이 먼저 나서서 협업을 주도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런 고민도 없는 것 같아서 아쉽다”며 “팬들이 있어야 구단도 있는 건데 팬들이 소외되는 기분을 계속 반복적으로 느끼게 만드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 역시 특정 구단이 반복적으로 협업에서 제외되는 구조는 브랜드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스포츠 마케팅은 단순한 광고를 넘어 팬 참여형 콘텐츠로 확장되는 추세인 만큼 특정 구단이 반복적으로 협업에서 제외되는 구조는 팬덤 경험을 제한하고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계열사 간 이해관계도 중요하지만 팬 기반 산업에서는 보다 유연한 협업 전략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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