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화염에 정 · 재계 비상등…한국 기업들 ‘안전 최우선’ 총력전
중동 화염에 정 · 재계 비상등…한국 기업들 ‘안전 최우선’ 총력전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 이후 이란 최고지도자 사망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중동 정세가 급격히 요동치자 국내 정·재계 전반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은 주재원 보호를 우선순위에 두고 타국으로 이동 및 대피, 원격근무 전환 등 단계별 대응에 돌입했다. 정부에서도 현지 체류 인력과 사업 차질 가능성을 동시에 점검하며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가장 먼저 대응 수위를 높인 곳은 중동에 다수의 사업 거점을 둔 대기업들이다. 한화그룹은 현지 근무 인원과 가족을 포함한 체류자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계열사별 상황실을 운영하며 실시간 연락망을 가동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쿠웨이트 등지에서 방산·금융·기계 부문 사업을 진행 중인 한화는 특히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어 인력 보호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현지 체류 인원은 임직원 123명, 가족을 포함하면 172명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이란과 이스라엘에 근무 중이던 직원을 UAE 두바이와 이집트, 요르단 등 제3국으로 이동 조치했다. UAE·카타르·이라크 지역 인력은 재택 체제로 전환해 외부 활동을 최소화했다. 사우디와 요르단 등 일부 국가는 정상 근무를 유지하되 상황 변화에 따라 추가 이동이나 귀국 조치까지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란 내 생산시설은 없지만 긴장이 확산될 경우 프로젝트 일정과 영업 활동에 미칠 파장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LG전자 역시 현지 직원들의 위치와 안전 상태를 확인하고 이동 자제를 권고했다. 이란에 파견됐던 한국인 직원 1명은 이미 출국했으며, 이스라엘 지점에 근무하던 직원과 가족은 공관 안내에 따라 안전 지역으로 이동했다. 회사 측은 주요 사업 일정과 물류 동선에 대한 점검도 병행하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이란에 진출해 있던 국내 기업 4곳은 생산설비 없이 연락사무소 또는 판매 법인 형태로 운영돼 왔다. 해당 기업 소속 한국인 직원들은 사태 직후 한국 또는 인접 국가로 이동을 마친 상태다. 이스라엘에 진출한 국내 기업 주재원들도 요르단, UAE, 이집트 등지로 거처를 옮겼다. 코트라는 테헤란과 텔아비브 무역관을 통해 현지 상황을 수시로 파악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인적·물적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 이란 사태 직후 정부는 중동 지역 교민과 주재원 현황을 점검하고 필요 시 추가 지원 방안을 검토하는 등 외교·통상 채널을 총동원하고 있다. 사진은 김민석 국무총리. [사진=연합뉴스]

 

산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기에 봉합될 경우 실질적 피해는 제한적일 수 있지만 군사적 긴장이 장기화할 경우 중동 전역의 투자 심리 위축과 프로젝트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건설·인프라·방산·에너지 등 대형 수주 사업이 몰려 있는 지역인 만큼, 현장 인력 운용과 공정 관리에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기업들의 대응에서 두드러지는 특징은 ‘선제적 분산’과 ‘지속적 모니터링’이다. 직접 위험에 노출된 지역의 인력은 즉시 이동시키고 인접국 인력은 재택 근무로 전환하며, 본사와 현지 간 연락망을 상시 가동해 체류 상황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가족 동반 근무자까지 포함해 보호 범위를 확대하는 점도 눈에 띈다.

 

정부 부처 또한 기업 동향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다. 중동 지역 교민과 주재원 현황을 점검하고 필요 시 추가 지원 방안을 검토하는 등 외교·통상 채널을 총동원하는 모습이다. 무역협회와 코트라 등 기관은 현지 안전 정보와 비상 연락 체계를 공유하며 대응 강도를 높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시화된 환경에서 해외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에게 이번 사태가 또 하나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해외 거점의 위기 대응 매뉴얼, 대체 근무 체계, 공급망 유지 전략이 얼마나 정교하게 작동하는지가 기업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것이다. 특히 중동은 한국 기업들의 전략적 수주 시장이자 에너지·방산·스마트시티 등 미래 산업의 교두보 역할을 해온 만큼, 불확실성 확대는 단순한 단기 변수가 아니라 구조적 리스크로 인식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란 사태 발생 직후 산업자원안보실장을 단장으로 소관 부서와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긴급대책반을 가동하고 있다”며 “유가변동이 국내 휘발유·가스요금 등 국민 체감 물가에 과도하게 전이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 나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기사 속 Q&A
Q1. 국내 정·재계가 비상 대응에 나선 직접적인 계기는 무엇인가?
A.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이란 최고지도자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급격히 고조된 것이 계기다.
댓글
채널 로그인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이 궁금하신가요? 혜택 보기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
- 평소 관심 분야 뉴스만 볼 수 있는 관심채널 등록 기능
- 바쁠 때 넣어뒀다가 시간 날 때 읽는 뉴스 보관함
- 엄선된 기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뉴스레터 서비스
- 각종 온·오프라인 이벤트 우선 참여 권한
회원가입 로그인
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