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저지주 쇼트힐즈(Short Hills)는 미국 내에서 ‘가장 부유한 타운’ 순위에 항상 최상위권으로 거론되는 지역이다. 특히 포브스 400대 부자 명단에 포함되는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다수 거주해 ‘월스트리트의 침실’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뉴욕 맨해튼과 가까우면서도 공원과 녹지가 풍부해 전원형 주거 환경을 갖춘 덕분에 뉴욕으로 출퇴근하는 기업 임원·의사·변호사 등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와 상류층 가문들이 선호하는 동부 대표 부촌으로 자리 잡았다.
쇼트힐즈는 단순히 부유한 동네를 넘어 억만장자 금융인과 글로벌 투자회사 창립자들이 실제 거주하는 ‘동부형 올드머니 타운’으로 평가받는다. 맨해튼 접근성과 전통적 주거 문화가 결합된 점이 핵심 경쟁력이라는 것이다. 화려한 외관이나 과시적 라이프스타일을 내세우기보다 세대를 이어 거주하는 가문 중심의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분위기가 특징이다.
억만장자 금융인들의 실제 거주지…헤지펀드 거물들의 안식처
억만장자 투자자이자 오메가 어드바이저스(Omega Advisors) 창립자인 레온 쿠퍼맨(Leon Cooperman)은 1970년대 후반부터 오랫동안 쇼트힐즈에 거주해왔다. 최근에는 플로리다주 보카 라톤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쇼트힐즈 주택은 그의 오랜 거점이었다.
1973년에 지어진 이 단독 주택은 지난해 10월 94만5000달러(약 13억5000만원)에 매각됐다. 침실 6개, 욕실 10개를 갖춘 이 주택은 약 3075㎡(약 930평)의 대지와 424㎡(약 128평)의 연면적을 갖춘 대형 주거시설로 차량 2대를 수용할 수 있는 차고를 포함한다. 인근에는 디어필드 초등학교와 밀번 중학교가 도보권에 위치해 학군 또한 우수하다.
미국의 사업가 피터 R. 켈로그(Peter Kellogg) 역시 쇼트힐즈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포브스에 따르면 그의 순자산은 약 34억달러(약 4조원)에 달한다. 월스트리트 금융회사 스피어, 리즈 앤 켈로그(Spear, Leeds & Kellogg)를 통해 부를 축적했다.
그가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주택은 1901년에 지어진 전통 양식의 저택으로 현재 추정 가치는 약 387만달러(약 55억원)다. 대지면적 4856㎡(약 1470평), 연면적 428㎡(약 130평) 규모로 침실 6개와 욕실 5개를 갖춘 상류층 패밀리 에스테이트 구조다. 높은 천장, 벽난로, 자쿠지 욕조, 워크인 클로젯, 바 공간 등 전통적 럭셔리 요소를 갖췄으며 3대 규모의 분리형 차고도 포함돼 있다.
세계적인 퀀트 투자 전문회사 투 시그마(Two Sigma Investments)의 공동 창립자인 존 오버덱(John Overdeck) 역시 쇼트힐즈 거주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01년 배우자 로라 오버덱과 함께 저택을 매입해 현재까지 거주중이다. 대지면적 약 2711㎡(820평), 연면적 613㎡(185평) 규모로 쇼트힐즈 내에서도 대형 주택에 속한다. 현재 추정 가치는 약 403만8200달러(약 57억원)다.
과거 JP모건 체이스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지낸 이나 드류(Ina Drew) 또한 이 지역에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남편과 공동 명의로 매입한 해당 주택은 대지 6234㎡(약 1887평), 연면적 565㎡(약 172평) 규모로 주변 주택 대비 두 배 이상 넓다. 현재 추정 가치는 약 419만6700달러(약 60억원)에 달한다.
금융인뿐 아니라 배우들도 이곳을 선택했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신는다’의 주연 앤 해서웨이(Anne Hathaway)가 유년 시절을 보낸 지역이 바로 쇼트힐즈다. 그의 아버지 역시 월스트리트에서 근무했다. 미국 드라마 ‘스크럽스’의 존C. 맥긴리(John C. McGinley)도 2018년까지 이 지역에 거주했다. 그의 주택은 연면적 565㎡ 규모로 차량 6대를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으며 지역 내에서 아이비리그 진학률이 가장 좋은 밀번 고등학교와 약 2.9km 거리에 위치한다.
맨해튼 업무지구까지 단 40분 거리…베버리힐즈와 다른 ‘조용한 부촌’
쇼트힐즈의 진정한 경쟁력은 ‘티 나지 않는 부촌’이라는 점이다. 베버리힐즈처럼 화려한 연예인 중심 거주지가 아니라, 콜로니얼·튜더 양식의 고풍스러운 주택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한다. 19세기 후반 스튜어트 하트숀(Stewart Hartshorn)이 자연 친화적 계획도시로 개발한 이후 세대를 이어 거주하는 가문 중심의 올드머니 문화가 자리 잡았다.
뉴욕 맨해튼 중심 업무지구까지 기차로 40~50분이면 도달 가능하다는 점은 월가와 뉴욕 본사 근무 임원들에게 매력적이다.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쇼트힐즈의 가구당 평균 소득은 약 25만6000달러(약 3억6600만원)로 미국 평균의 세 배 이상이다. 주민의 약 88%가 자가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학군 역시 핵심 경쟁력이다. 교육 평가 매체 Niche에서 A+ 등급을 받은 밀번 학군은 뉴저지 최상위권에 속한다. 6개 초등학교 모두 주 상위 13위 이내에 포함되며, 밀번 고등학교는 하버드·프린스턴 등 아이비리그 진학 실적이 꾸준한 명문 공립고로 평가된다.
상업·문화 인프라도 고급화돼 있다. 명품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가 입점한 ‘더 몰 앳 쇼트힐즈(The Mall at Short Hills)’와 브로드웨이 진출작 프리뷰가 열리는 ‘페이퍼 밀 플레이하우스(Paper Mill Playhouse)’는 자연·문화·소비가 결합된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수 있다.
현지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쇼트힐즈 주택 시장은 언제나 안정적 수요가 존재한다”며 “팬데믹 시기에도 큰 가격 충격을 받지 않았고, 비교적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지역이다”고 평가했다. 맨해튼과의 접근성, 최상위 학군, 전통적 주거 가치가 결합된 구조적 장점 덕분에 쇼트힐즈는 앞으로도 뉴욕 상류층에게 대체 불가능한 선택지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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