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악성 재고”…식어버린 두쫀쿠 열풍에 막차탄 자영업자 ‘울상’
“이젠 악성 재고”…식어버린 두쫀쿠 열풍에 막차탄 자영업자 ‘울상’

이른바 두쫀쿠로 불리던 두바이쫀득쿠키 열풍이 빠르게 식으면서 뒤늦게 두쫀쿠 판매에 나섰던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짙어지고 있다. 한때는 매장 앞에 긴 줄이 늘어서고 품절 안내문이 붙는 것이 일상이었지만, 최근 이런 분위기가 반전되면서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품절 대란이 악성 재고로 바뀌었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자영업자 김상수(48·남·가명)는 “두바이쫀득쿠키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도 안 팔린다”며 “하루하루 날이 지나갈수록 판매되는 양이 줄더니 지금은 버리는 물량도 생겨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업주는 “카다이프나 마시멜로처럼 품절 사태가 이어질 때는 재료를 비싼 가격에 사뒀던 터라 가격을 낮춰 팔수도 없고 그대로 팔자니 손님들이 찾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비단 일부 자영업자들에 그치지 않는다. 국내 최대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최근 두바이쫀득쿠키 판매 부진으로 인한 재고 부담을 호소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비싼 카다이프 가격에 조금이라도 저렴한 곳에서 넉넉한 양을 구비해뒀던 자영업자들은 유통기한이 다가오는 재고를 처리하지 못 했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마포구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박주휘 씨(35·남·가명)는 “카다이프가 비싸게 판매되길래 비교적 저렴한 곳에서 대량으로 사서 재고를 쌓아뒀다”며 “가장 많이 팔릴 때는 10㎏짜리 한 박스를 이틀에 한 번꼴로 사용할 정도로 인기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는 재료가 떨어질까 봐 거래처를 수시로 확인했는데 지금은 더 살 일이 없어서 가격 변동도 잘 보지 않는다”며 “한 달 전만 해도 하루에 300개씩 나갔는데 지금은 100개도 채 안 팔린다. 주말에도 예전 같은 줄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 두바이쫀득쿠키의 인기가 몇 주 만에 크게 식으면서 예전처럼 오픈런 현상을 찾아 볼 수 없게 됐다. 사진은 마포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 쌓여있는 두바이쫀득쿠키의 모습들. ⓒ르데스크

  

매장 홍보와 신규 고객 유입을 기대하며 뒤늦게 두바이쫀득쿠키 판매를 시작했지만 유행이 끝나면서 기대만큼의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도에서 디저트 개인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이민영 씨(32·여)는 “SNS에서 계속 올라오길래 늦게라도 시작하면 홍보 효과는 있겠지 싶었다”며 “초반에는 문의도 많고 관심도 높아서 기대를 했는데 정작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하니 이미 유행이 한풀 꺾인 뒤였다”고 말했다.

 

또 “재료값이 워낙 비쌀 때 들여와서 원가 부담이 큰데 지금은 500원 할인해도 손님 반응이 시큰둥하다”며 “당장 남아있는 재고들이 있는 만큼 두바이쫀득쿠키로는 해결될 것 같지 않아서 이 재료들을 활용해 만들 수 있는 새로운 디저트를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게별 두바이쫀득쿠키 재고량을 실시간으로 공유해 화제를 모았던 ‘두쫀쿠 맵’에서도 분위기 변화가 감지됐다. 서울 종로·강남·마포·연남·성수 등 주요 상권에 있는 카페에서 상당량의 두바이쫀득쿠키 재고가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재고 있음’ 표시를 찾아보기 어려웠고 업데이트가 올라오면 곧바로 품절로 바뀌기 일쑤였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 두바이쫀득쿠키의 인기가 식자 일부 자영업자들은 카다이프를 활용해 새로운 디저트를 출시하고 있다. 사진은 두바이쫀득쿠키 재료를 활용해 만든 다양한 디저트의 모습. ⓒ르데스크

 

왕지영 씨(28·여)는 “두바이쫀득쿠키가 처음 유행할 때는 구하기 어려워서 남자친구랑 원데이 클래스도 가보고 구매 수량 제한 때문에 남자친구나 안 좋아하는 지인들과 함께 찾아가곤 했는데 요즘은 어느 카페만 들어가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모습을 보니 유행이 끝난 느낌이 든다”며 “그때는 못 사면 아쉬워서 일부러 시간을 내서라도 찾아다녔는데 지금은 막상 쉽게 살 수 있으니까 굳이 또 사 먹어야겠다는 생각은 안 든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SNS에서 확산되는 소비 트렌드는 정점까지는 빠르지만 하강 곡선 역시 가파른 만큼 앞으로도 비슷한 사례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디저트 유행은 제품의 맛이나 완성도보다 SNS 확산 속도에 따라 소비 수명이 결정되는 경향이 강하다”며 “유행의 정점에 도달하는 시간은 짧아진 반면 하락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정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의 언급이 기폭제가 되면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지만 대체재가 빠르게 등장하고 관심이 분산되면 수요는 급격히 줄어든다”며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유행을 따라가되 재고를 최소화하고 기존 메뉴와 결합해 리스크를 분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기사 속 Q&A
Q1. 소비자들이 두바이쫀득쿠키를 더 이상 찾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A. 구하기 어려웠을 때의 희소성이 사라진 점, SNS를 통한 인증 욕구가 충족된 점, 그리고 새로운 디저트들이 계속 등장하면서 관심이 옮겨갔기 때문이다.
Q2. '두쫀쿠 맵'이란 무엇인가?
A. 가게별 두바이쫀득쿠키의 재고량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던 온라인 지도로, 최근에는 주요 상권(강남, 홍대 등) 카페들의 재고가 항상 남아 있는 모습이 포착되며 유행의 하락세를 보여주고 있다.
Q3. 재고 처리를 위해 자영업자들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A. 가격을 소폭 할인해 판매하거나, 남은 재료(카다이프 등)를 활용해 기존 메뉴와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디저트를 개발하는 등 리스크를 줄이려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댓글
채널 로그인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이 궁금하신가요? 혜택 보기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
- 평소 관심 분야 뉴스만 볼 수 있는 관심채널 등록 기능
- 바쁠 때 넣어뒀다가 시간 날 때 읽는 뉴스 보관함
- 엄선된 기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뉴스레터 서비스
- 각종 온·오프라인 이벤트 우선 참여 권한
회원가입 로그인
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