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논란’ 벗고 재평가…광명 철산동 ‘서울 옆세권’ 신고가 행진
‘거품 논란’ 벗고 재평가…광명 철산동 ‘서울 옆세권’ 신고가 행진

한때 ‘거품 논란’의 상징처럼 불리던 경기 광명시 철산동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서울 집값 급등기와 맞물려 과열 지역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지만 최근 들어 교통과 생활 인프라, 안정적인 실거주 수요를 기반으로 이제는 거품이 아니라는 평가가 중개업소와 주민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과거 광명시의 중심이 광명동 구도심이었다면 서울 가산·구로디지털단지 개발이 본격화된 이후 안양천을 사이에 두고 서울과 맞닿은 철산동은 배후 주거지로 급부상했다. 1980년대 초반부터 아파트 단지가 조성된 이 지역은 최근 노후 단지 재건축이 본격화되면서 현재의 철산동을 완성해가고 있다는 평가다.

 

안양천 하나 건너면 서울…‘서울 옆세권’이라 불리는 철산동의 입지 경쟁력


▲ 경기도 광명시 철산동 일대의 모습.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행정구역상 경기도에 속한 광명시는 생활권만 놓고 보면 서울과 다름없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전화번호 국번은 서울과 동일한 ‘02’를 사용하고 택시 역시 서울 통합 사업구역에 포함돼 할증 요금이 적용되지 않는다. 안양천 하나만 건너면 고척·금천·독산 등 서울 서남권으로 바로 연결되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광명시는 일찌감치 ‘서울 옆세권’으로 불려왔다.

 

이 가운데서도 철산동은 광명시를 대표하는 서울 인접 주거지로 꼽힌다. 서울과의 물리적 거리가 짧은 데다 교통과 생활 인프라가 집약돼 있어 실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다. 지하철 7호선 철산역이 도보권에 위치해 강남 접근성이 뛰어나고 한 정거장만 이동하면 1호선으로 환승할 수 있어 강북 지역까지의 이동도 비교적 수월하다.

 

도로 교통 여건 역시 강점으로 꼽힌다. 서부간선도로를 비롯한 주요 간선도로 접근성이 좋아 자가용을 이용한 서울 도심 진입이나 수도권 주요 지역 이동이 편리하다. 이 같은 교통망 덕분에 철산동은 수도권 내 여러 도시 가운데서도 서울과 가장 생활권이 밀접한 지역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교육 환경도 안정적이다. 광덕초, 광명중, 광명고 등 초·중·고교가 인근에 고르게 분포돼 있고, 철산역 일대에 조성된 대형 학원가 접근성도 좋다. 여기에 목동 학원가 역시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이동이 가능한 거리에 있어 학령기 자녀를 둔 가구를 중심으로 꾸준한 주거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 경기도 광명시 철산동은 주민들 사이에서 전반적인 생활 만족도가 높은 만큼 실수요층에게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지역으로 손꼽힌다. 사진은 철산역 인근에 형성된 학원가의 모습. ⓒ르데스크

 

생활 인프라도 비교적 탄탄하다. 철산동에는 광명시청을 비롯해 광명시민회관, 세무서, 경찰서, 수원지방법원 등 주요 행정·사법기관이 밀집해 있다. 은행과 병원, 음식점 등이 모여 있는 철산로데오거리와 가깝고, 성애병원, 광명시민운동장, 전통시장 등 주요 생활 편의시설도 인접해 있다. 이처럼 전반적인 생활 만족도가 높다 보니 실수요층에게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대규모 주거 단지 위주로 개발된 지역 특성상 단지 내에 대형 상업시설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마트나 롯데마트와 같은 대형 쇼핑몰을 이용하려면 영등포나 목동 등 인근 지역으로 이동해야 한다. 다만 단지 주변에 소형 마트와 근린 상업시설이 다수 자리 잡고 있어 일상생활에서 체감하는 불편함은 크지 않다는 것이 주민들의 전반적인 평가다.

 

철산동에 거주 중인 박예훈 씨(43·남)는 “처음에는 서울과의 접근성이 좋은데 생각보다 집값 부담이 크지 않다고 느껴 이 동네를 선택했다”며 “지금은 가격이 많이 오른 건 사실이지만 같은 금액으로 서울에서 이 정도 연식과 입지, 생활 여건을 갖춘 아파트를 찾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박 씨는 “출퇴근이나 아이 교육, 생활 편의까지 종합적으로 따져보면 여전히 만족도가 높다”고 덧붙였다.

 

거래량은 줄었지만 수요는 견조…철산동, 부동산 규제 속에서도 버텼다

 

▲ 이달 초 입주를 시작한 ‘철산자이브리에르’ 단지의 모습. ⓒ르데스크

 

 

입지적 장점과 주민들의 높은 만족도에도 불구하고 철산동은 한동안 ‘거품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서울 집값 급등기와 맞물려 아파트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실질 가치 대비 과도하게 가격이 오른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인근 서울 지역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진입 장벽이 투자 수요를 끌어들이며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최근 들어 철산동을 둘러싼 분위기는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급등기 이후 조정 국면을 거치며 거래 가격이 점차 안정화됐고 실거주 수요를 중심으로 한 거래가 이어지면서 ‘거품 지역’이라는 인식도 잦아들고 있다는 평가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과거처럼 단기간 급등을 기대하는 투자 수요는 줄었지만 입지와 생활 여건을 보고 들어오는 실수요는 꾸준하다”고 전했다.

 

실수요가 뒷받침되면서 철산동 부동산 가격은 규제 국면 속에서도 신고가를 경신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10월 이후 각종 부동산 규제로 거래량은 다소 위축됐지만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최고가 거래는 계속해서 형성되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입주를 시작한 이후 철산동의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철산자이더헤리티지’ 전용면적 84㎡는 같은 해 9월 17억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인근에 위치한 ‘철산역 롯데캐슬 SK뷰’ 역시 최근 신고가를 경신했다. 전용면적 84㎡ 매물은 지난해 12월 23일 16억35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불과 열흘 전인 같은 달 초 15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단기간에 8500만원이 오른 것이다.


▲ 오는 3월 재건축 조합 설립을 앞두고 있는 철산주공13단지 아파트 내부의 모습. ⓒ르데스크

 

아직 철산동 일대의 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인 만큼 당분간 현재와 같은 가격 상승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오는 3월에는 철산역과 가장 인접한 단지 중 하나로 꼽히는 철산주공 12·13단지가 재건축 조합 설립을 앞두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해당 단지가 역세권 입지를 갖춘 만큼 재건축이 완료될 경우 차세대 철산동 ‘대장 단지’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아직 조합 설립 이전 단계인 추진위원회 승인 단계에 머물러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지난 2022년 입주를 시작한 철산자이더헤리티지가 지역 시세를 견인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재건축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철산주공 12·13단지 일대의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철산주공13단지’ 전용면적 83㎡는 이달 초 14억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10월 동일 면적이 6억4100만원에 거래된 이후 약 3개월 만에 두 배 이상 오른 가격이다. 다만 해당 거래를 제외한 비슷한 시기의 대부분 매물은 13억원대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단지 전반의 시세 역시 우상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가격 움직임이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을 선반영한 결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철산동의 최근 시장 흐름을 급등 이후 조정을 거친 재평가 국면으로 보고 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현재 광명시는 서울 접근성, 안정적인 생활 인프라, 재건축을 통한 주거 환경 개선 기대감이 맞물리며 실거주 중심의 수요가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며 “이미 신축 대단지들이 시세 기준점을 형성한 만큼 향후 재건축 단지 역시 일정 수준 이상의 가격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고 단기 급등보다는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우상향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기사 속 Q&A
Q1. 철산동이 왜 '서울 생활권'으로 분류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A. 전화 국번(02) 사용, 서울 통합 택시 구역(할증 없음), 안양천만 건너면 바로 서울(고척, 금천)인 지리적 이점 때문이다.
Q2. 철산동의 가장 큰 교통 강점은 무엇인가?
A. 지하철 7호선 철산역을 통한 강남 접근성, 서부간선도로를 통한 서울 도심 진입이 용이하다.
Q3. 최근 철산동에서 신고가를 기록한 대표적인 단지는 어디인가?
A. '철산자이더헤리티지'(전용 84㎡, 17억원)와 '철산역 롯데캐슬 SK뷰'(전용 84㎡, 16억 3500만원)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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