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홀딩스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의 경영 리더십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철강 본업은 원가 혁신으로 수익성을 회복했지만 장 회장이 성장동력으로 내세워 온 이차전지 소재와 건설 부문의 부진이 실적을 끌어내렸다. 여기에 안전사고 여파로 발생한 일회성 비용, 해외 사업을 둘러싼 책임 공방까지 겹치며 장 회장의 리더십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열린 올해 첫 그룹 경영회의에서 포스코센터의 공기는 무거웠다. 취임 이후 처음으로 전사 경영 성과를 점검한 장인화 회장은 “압도적 실행력, 그리고 수치”를 반복적으로 강조하며 성과 중심의 경영 기조를 분명히 했다. 추상적인 비전이나 장밋빛 전망이 아닌, 눈에 보이는 결과로 경영 능력을 입증하라는 메시지는 사실상 전 계열사를 향한 비상경영 체제 선언으로 받아들여졌다.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철강 부문은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포스코의 지난해 별도 매출은 35조110억 원으로 전년 대비 6.8%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조7800억원으로 20.8% 늘었다. 에너지 효율 개선과 구조적 원가 혁신,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가 맞물린 결과다.
반면 그룹의 미래 성장 엔진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차전지 소재사업은 실적 부진의 중심에 섰다. 포스코의 이차전지 소재 부문은 최근 3년간 매출과 수익성이 동시에 악화됐다. 매출은 2023년 4조8220억원을 정점으로 2024년 3조8300억원, 2025년 3조3380억원으로 계단식 하락을 거듭했다. 불과 2년 만에 매출의 약 30%가 사라진 셈이다.
수익성 악화은 더욱 심각하다. 2023년 16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2024년에는 손실 규모가 2770억원으로 확대됐고, 지난해에는 442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적자를 냈다. 중국의 물량 공세로 글로벌 배터리 시장이 공급 과잉 국면에 진입한 상황에서 포스코가 야심 차게 추진해 온 ‘리튬 강국’ 전략이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 회장이 경영회의에서 유독 ‘수익성’과 ‘과감한 체질 개선’을 강조한 배경에도 이차전지 소재 사업의 부진이 자리 잡고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대규모 투자가 이어졌음에도 아직까지 시장이 납득할 만한 성과를 수치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적 부진을 더욱 심화시킨 것은 건설 부문에서 발생한 안전사고와 그에 따른 손실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신안산선 붕괴 사고 이후 공사 중단과 사고 손실 처리로 지난해 영업손실 452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매출도 6조9030억원으로 전년 대비 27% 감소했다. 사고로 인한 비용이 ‘일회성’이라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안전 리스크가 곧바로 대규모 재무 손실로 이어진다는 사실이 수치로 확인되면서 경영 관리와 내부 통제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해외 사업을 둘러싼 논란은 장인화 회장의 리더십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브라질 CSP 일관제철소 사업은 한때 포스코가 대표적인 해외 성공 사례로 홍보해 온 프로젝트였지만 사업 종료 이후 현지 법인이 노동채무 미정산 문제를 남긴 채 파산 절차에 들어가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일부 해외 언론에서는 ‘먹튀’ ‘야반도주”’는 강한 표현까지 등장했지만 포스코홀딩스 차원의 명확한 사후 대책과 책임 정리는 아직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다.
업계 안팎에선 철강 부문이 보여준 수익성 회복은 분명 긍정적이지만 이차전지 소재의 투자 성과 부진, 건설 부문의 안전사고, 해외 사업의 책임 논란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에서 장 회장의 경영 리더십에 대한 검증 요구는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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