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했던 내방역 상권의 변신…‘커피맛집 즐비’ 입소문에 대기줄까지
조용했던 내방역 상권의 변신…‘커피맛집 즐비’ 입소문에 대기줄까지

그간 조용한 주거지 이미지가 강했던 서울 서초구 내방역 일대가 최근 SNS를 중심으로 ‘커피 맛집이 많은 동네’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인근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자연스럽게 인기를 얻으며 점심시간에는 웨이팅이 필수인 카페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작지만 개성 있는 개인 카페와 커피에 집중한 공간들이 하나둘 모이면서 출근 전, 점심시간, 퇴근 후 커피 한 잔을 즐기려는 직장인과 동네 주민들의 일상을 채우고 있는 모습이다.

 

SNS가 주목한 ‘내방역’…직장인·주민 발길 끄는 카페 상권 형성


▲ 내방역 해시태그 현황.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7호선 내방역은 오랫동안 ‘지나가는 역’으로 인식돼 왔다. 인근에 방배동이나 강남처럼 대형 상권이 형성돼 있지 않아 유동 인구가 몰리는 지역은 아니었고 외부 방문객보다는 인근 주민 중심의 생활권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이처럼 조용한 동네였던 내방역이 최근 주목받는 배경에는 카페 상권의 변화가 있다. 내방역 일대에는 개인의 취향과 개성을 전면에 내세운 소규모 카페들이 골목마다 자리하고 있다. 이들 카페는 화려한 인테리어나 대형 프랜차이즈와는 거리가 멀지만 커피의 완성도와 공간의 분위기를 앞세워 인스타그램과 블로그에서 자연스럽게 회자되고 있다. “조용하지만 커피 맛은 확실한 곳”, “사람이 많지 않아 오히려 좋다”는 평가가 이어지며 내방역 카페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고 있다.


내방역 상권의 또 다른 특징은 직장인 수요다. 인근 서초·방배 일대에는 중소 오피스와 병원, 학원, 공공기관 등이 분포해 있어 평일 낮 시간대에도 꾸준한 유동 인구가 형성된다. 한 시간 밖에 되지 않는 점심시간이나 짧은 휴식 시간에 카페를 찾는 직장인들에게 내방역 카페들은 접근성과 분위기 면에서 부담이 적은 선택지로 작용한다. 점심시간대에는 다소 대기 시간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커피 품질이 일정 수준 이상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재방문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변화는 SNS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인스타그램에서 ‘#내방역카페’를 검색하면 약 2만5000여 개의 게시물이 노출되며 ‘#내방역디저트’, ‘#내방역빵집’, ‘#내방역브런치’ 역시 각각 1000건 이상의 게시글이 축적돼 있다. SNS 속 내방역은 더 이상 단순한 주거 지역이 아닌 커피와 빵 맛집이 가득한 동네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커피의 기본기부터 이색 콘셉트까지…직장인 사로잡은 내방역 카페들

 

▲ 직장인 사로잡은 내방역 카페.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내방역 카페들이 직장인들에게 특히 호응을 얻는 이유는 ‘커피의 기본기’에 있다.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손님을 받기 위해 회전율을 높이는 데 집중하는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들과 달리, 이 일대의 개인 카페들은 원두 선택과 추출 방식, 메뉴 구성에 공을 들이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커피 한 잔만큼은 제대로 즐기고 싶어 하는 직장인들에게 이러한 요소는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작용한다.


직접 로스팅한 원두와 산미와 고소함의 균형이 잡힌 블렌드, 우유의 풍미가 살아 있는 진한 라떼는 한 번의 방문 이후에도 ‘인생 라떼 맛집’으로 회자되며 재방문을 이끌어낸다. 여기에 유럽과 런던, 호주, 오스트리아 등 다양한 국가의 커피 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는 점도 내방역 카페들이 지닌 또 다른 매력으로 꼽힌다.


실제로 점심시간 이후에도 15분 이상 대기해야 하는 한 카페는 에스프레소와 우유의 비율을 1대 1로 맞춘 호주식 라떼를 주력 메뉴로 내세우고 있다. 단순히 호주식 라떼를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원두를 산미가 강한 타입부터 디카페인까지 네 가지로 세분화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원두 취향이 뚜렷한 직장인 고객층에게 이러한 구성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여기에 라떼를 주문할 경우 섬세한 라떼 아트까지 함께 제공돼 짧은 휴식 시간에도 시각적인 즐거움까지 더한다.


인근 직장인 소희원 씨(34·여)는 “평소 산미 있는 원두로 만든 진한 라떼를 선호하는데,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는 내가 원하는 스타일의 라떼를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이곳에서는 원두 선택이 가능하고 라떼의 농도도 만족스러워 자주 찾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라떼 아트도 날마다 조금씩 달라 보는 재미가 있다 보니, 맛있는 커피가 생각날 때 자연스럽게 발길이 향한다”고 덧붙였다.


인근에 위치한 또 다른 카페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유래한 아인슈페너로 유명한 곳으로 서울 3대 아인슈페너 맛집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배우 정우가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하루 루틴으로 꼭 찾는 카페라고 언급하면서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이기도 했다. 퇴근 시간이 지난 오후 7시 무렵에도 매장을 찾는 발걸음이 이어졌으며 협소한 공간 탓에 자리가 없어 발길을 돌리는 손님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아인슈페너는 전통적으로 진한 블랙커피 위에 생크림을 올려 즐기는 커피지만 이곳에서는 취향에 따라 세 가지 방식으로 선택할 수 있다. ‘에스프레소+우유+크림’, ‘에스프레소+물+크림’, ‘콜드브루+크림’ 등으로 메뉴를 세분화해 고객 선택의 폭을 넓혔다. 또 다른 카페들과 달리 디저트 메뉴를 판매하지 않아 인근 카페에서 디저트를 구매한 뒤 함께 방문하기에도 부담이 없는 공간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민형 씨(27·여)는 “평소 크림커피를 즐겨 마시는데 그중에서도 젤라또처럼 쫀쫀한 식감의 크림을 선호한다”며 “오늘은 날씨가 다소 쌀쌀해 따뜻한 물을 베이스로 한 아인슈페너를 선택했는데 크림이 충분히 녹아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온도가 높은 커피임에도 크림의 쫀쫀함이 유지돼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또 내방역 인근에는 옛 파출소를 변형해 카페로 만든 곳부터 농장에서 운영하는 계란가게, 국내 최초 브루잉 카페 등 이색적인 콘셉트의 매장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단순히 커피를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간의 스토리와 운영 방식에 차별화를 두면서 내방역 상권의 개성을 한층 강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 내방역에는 특이한 콘셉트의 매장들이 곳곳에 차지하고 있다. 사진은 농장에서 직접 운영하는 계란 카페 내부의 모습. ⓒ르데스크

 

이 가운데 농장에서 운영하는 계란 전문 카페는 커피 메뉴를 판매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방문객을 끌어들이는 곳이다. 이곳은 에그타르트로 입소문을 타며 점심시간에는 인근 직장인들이 간식용으로 구매하기 위해 찾고 저녁 시간대에는 장을 보러 나온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르데스크가 방문한 오후 6시 이후에도 매장 안에서는 추가로 에그타르트를 굽는 모습이 이어지며 안정적인 수요를 실감케 했다.


인근 주민 계은샘 씨(59·여)는 “마트에서 파는 계란보다는 가격이 조금 높은 편이지만 계란이 확실히 싱싱하다는 느낌이 들어 매주 한 판씩 구매하고 있다”며 “점심시간에 오면 사람이 많아 쉽게 사기 어려울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맛만 좋았다면 이렇게 자주 찾지는 않았다”며 “방금 나온 타르트가 아직 뜨겁다며 뚜껑을 완전히 닫지 않았다고 알려주는 세심한 응대가 인상 깊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내방역 인근에는 과거 파출소로 사용되던 건물을 카페로 탈바꿈한 공간도 눈길을 끈다. 파출소는 지역 주민의 안전을 책임지던 시설인 만큼 주로 아파트 단지 주변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다. 이 역시 주거 지역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노란색 외관의 아기자기한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2층 구조의 공간이 펼쳐진다. 낮 시간대는 물론 저녁 시간대에도 방문객이 꾸준히 이어지는 모습으로 오후 7시가 지난 시각에 찾았음에도 내부 테이블 9곳 가운데 6곳이 이미 채워져 있었다.


이 카페의 또 다른 특징은 메뉴 구성이다. 사과 에이드와 호지차 라떼 등 일반적인 카페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음료를 선보이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커피뿐 아니라 다양한 논커피 메뉴를 갖추고 있어 커피를 즐기지 않는 방문객도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인근 주민과 직장인들이 각자의 취향에 맞는 음료를 선택해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기사 속 Q&A
Q1. 인스타그램 내 '#내방역카페' 키워드의 데이터 축적량은 어느 정도인가?
A. 약 2만5000개 이상의 게시물이 등록돼 있다. 그 외 '#내방역디저트', '#내방역빵집', '#내방역브런치' 등도 각각 1000건 이상의 게시글을 보유하고 있다.
Q2. 내방역 인근의 주요 유동 인구 구성원은 누구인가?
A. 인근 서초·방배 일대의 중소 오피스 직장인과 병원, 학원, 공공기관 종사자, 그리고 인근 단지의 주거민이 주를 이룬다.
Q3. 내방역 일대 개인 카페들이 프랜차이즈와 차별화한 전략은 무엇인가?
A. 높은 회전율 대신 직접 로스팅한 원두 사용, 특정 국가(유럽, 호주 등)의 커피 스타일 도입, 메뉴의 전문성 강화를 통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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