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강호동 벼랑 끝 위기에 ‘조합장 대관팀’ 행보 초미관심
농협중앙회 강호동 벼랑 끝 위기에 ‘조합장 대관팀’ 행보 초미관심

최근 농협중앙회 내부 조직 중 한 곳인 ‘농정협력위원회(이하 농정위)’가 대중적 관심의 중심에 섰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축산부)의 특별감사를 통해 각종 비위 의혹이 수면 위로 드러난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중도 낙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농정위의 활동 보폭 또한 한층 넓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서다. 농정위는 강 회장 임기 시절인 지난 2024년 8월 국회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출범한 조직이다. 그동안 국회와 정부를 잇는 ‘핵심 가교’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로비 창구’ ‘강호동 사조직’ 등 부정적인 평가가 뒤따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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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 국회 등에 따르면 농정위는 농협중앙회 기획실 산하 조직으로 국회화의 소통 업무를 전담으로 맡고 있다. 조직 구성원은 전부 현직 조합장 신분의 위원으로만 채워져 있다. 위원에겐 월 100만원(회의 참석비 50만원, 활동비 50만원)이 지급된다. 농정위 소속 위원은 ▲김영구 충남 우강농협 조합장 ▲김광식 김제원예농협 조합장 ▲이춘항 전남 보성축협 조합장 ▲강성방 제주 대정농협 조합장 ▲노은준 전남 무안농협 조합장 ▲김상중 경기 발안농협 조합장 ▲이대건 정읍원예농협 조합장 ▲이계필 경기 안중농협 조합장 등이 있다.

 

또 ▲정지태 충북 감곡농협 조합장 ▲박헌영 여수농협 조합장 ▲조용일 경북 금성농협 조합장 ▲이종덕 경북 왜관농협 조합장 ▲이칠구 경기 금사농협 조합장 ▲박순태 남보은농협 조합장 ▲김정만 경남 용현농협 조합장 ▲성영근 경북 영천농협 조합장 ▲최원규 강원 속초농협 조합장 ▲김금철 서부산농협 조합장 ▲노종진 전남 능주농협 조합장 등 총 19명이 농정위에 속해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총 19명의 농정위 위원 중 14명이 모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소속 의원 지역구에 위치한 지역 농협의 수장이라는 점이다. 위원회 구성은 공모 절차를 거치지 않고 중앙회 차원의 추천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치권에선 농해수위 소속 의원과 개인적 친분이 있거나 표밭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을 앞세워 간접적으로 정치 권력을 행사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 농정협력위원회 위원 및 국회 농해수위 의원 명단.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실제로 위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해당 농해수위 소속 지역구 의원들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인물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일례로 충남 당진 우강농협의 김영구 조합장의 경우 당진시를 지역구로 둔 어기구 농해수위 위원장(더불어민주당)에게 지역 농심(農心)의 전달창구 역할을 자처해 온 인물이다. 지난해 3월 김 조합장은 농업 부문의 시급한 현안을 담은 정책 건의문을 채택해 어 의원에게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당시 건의문 전달식에는 김 조합장과 어 의원뿐만 아니라 박종탁 현 농협생명 부사장, 신영균 경기 파주 탄현농협 조합장, 이은상 전남 나주 세지농협 조합장 등이 함께했다. 김 조합장에 대한 농협중앙회 평가도 후한 편이다. 앞서 김 조합장은 지난해 6월 ‘새로운 농협 조합장상’을 수상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지역농협 최초로 우강농협이 판매한 간병비 보험 상품의 성과를 인정받아 농협중앙회가 수상하는 손해보험 탑(TOP)-CEO상을 받기도 했다.

 

전남 여수시 여수농협의 박헌영 조합장 역시 2020년대 초반부터 주철현 국회의원(여수 갑, 더불어민주당)과 지역 행사에 함께 참여하며 인연을 쌓았다. 지난 2022년 여수농협 종합청사 준공식에 주 의원이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12월에도 지역 언론사인 ‘여수넷통뉴스’ 창간 14주년 기념식에 박 조합장과 나란히 참석하는 등 지역 사회의 크고 작은 행사마다 함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박 조합장 역시 새로운 농협 조합장상 수상, 조합원교육 우수사무소 선정 등 농협중앙회의 두터운 신임을 자랑하고 있다.

 

▲ 전북 정읍원예농협을 이끄는 이대건 조합장 또한 전북 정읍 지역구 의원이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간사인 윤준병 의원과 소통 행보를 이어온 인물이다. 사진은 지난 2024년 9월 ‘사랑의 집고치기 농가희망봉사단’에 참석한 이대건 정읍원예농협 조합장(왼쪽 두 번째), 윤준병 의원(오른쪽 두 번째), 강호동 농협중앙회장(맨 오른쪽). [사진=농협중앙회]

 

전북 정읍원예농협을 이끄는 이대건 조합장 또한 전북 정읍 지역구 의원이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간사인 윤준병 의원(더불어민주당)과 소통 행보를 이어온 인물이다. 2019년부터 정읍원예농협 조합장에 오른 그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농협유통 비상임 이사를 역임하기도 했다. 이 조합장은 윤 의원과 농정 간담회, 토크콘서트 등 다양한 지역 활동을 함께해 왔다. 이 조합장은 지난 2024년 9월 정읍에서 ‘사랑의 집 고쳐주기’ 행사를 주관했는데 당시 국정감사를 앞둔 바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윤 의원이 직접 참석해 주변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강 회장 역시 당시 행사에 함께 참석했다.

 

강성방 대정농협 조합장은 농해수위 소속 문대림(더불어민주당, 제주시갑) 의원과 같은 지역구를 공유하고 있다. 문 의원은 지역 대표 사업인 농업 분야와 관련된 다양한 의정 활동 성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가 수립한 ‘2026년 농촌인력중개센터 사업 시행지침’이 전격 개정된 것이 대표적이다. 해당 지침에는 주로 겨울철에 농작업이 이뤄지는 지역에서 공공형 계절근로사업을 추진하는 농협에 대해서는 계절근로자 도입 시기를 감안해 운영 실적을 평가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강 조합장에 대한 농협중앙회 평가 점수는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 2023년부터 대정농협 조합장에 오른 강 조합장은 임기 2년차인 2024년 제주 최초로 ‘농업경제사업 대상 시상식’에서 최우상을 수상한 바 있다.

 

지역 사회 민심에 농협 입김 막강…중앙회·강호동 특별감사 결과·징계 수위에 이목 집중

 

농정위 소속 의원들의 네트워크는 야권과도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이칠구 여주시 금사농협 조합장의 경우 김선교 농해수위 간사(국민의힘)와 지역 농업 현안을 두고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왔다. 두 사람은 이성희 전 농협중앙회 회장 시절부터 각종 지역 캠페인에 함께 참여한 바 있다. 경기도 양평군 출신인 김 간사는 2007년부터 2018년까지 무려 세 차례나 양평군수를 지낸 인물로 현재 국민의힘 경기도당위원장도 역임 중이다. 이 조합장은 2015년부터 약 10년 넘게 금사농협을 이끌고 있다.

 

▲ 농정위 소속 의원들의 네트워크는 여·야 부분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중구 충정로에 위치한 농협중앙회 본사. ⓒ르데스크

 

김정만 사천시 용현농협 조합장의 지역 기반은 농해수위 소속 서천호 의원(국민의힘)의 지역구와 겹친다. 김 조합장은 서 의원의 임기 초인 2024년부터 용현농협이 주도한 크고 작은 행사에 서 의원을 초청하며 인연을 쌓았다. 두 사람은 2024년 9월 용현농협 하나로마트·로컬푸드직매장 준공식에 이어 지난해 7월 서 의원 초청 농정간담회, 9월 사천시 생활대축전 기념 ‘농심천심(農心天心) 운동’ 등 지역 농업 현안을 챙기는 자리마다 함께했다.

 

김금철 부산시 사하구 서부산농협 조합장도 국회 농해수위 소속 위원이자 사하구 을 지역구 의원인 조경태 의원(국민의힘)과 지역구 내 농업 기반 시설 확충 및 도시농협의 상생 방안을 논의하는 등 긴밀한 공조 관계를 이어왔다. 2019년부터 서부산농협 조합장에 오른 그는 현재 부산지역농협운영협의회 회장직을 공동 역임중이다. 김 조합장은 지난 2024년 조 의원을 직접 농정간담회에 초청해 지역 농업·농촌의 주요 현안사항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 날 간담회에는 김 조합장뿐만 아니라 송수호 동부산농협 조합장, 이홍대 가락농협 조합장 등 다수의 부산지역 기반 농협 조합장들이 참여했다.

 

성영근 영천농협 조합장은 경북 영천시가 지역구인 이만희(국민의힘) 농해수위 위원과 다양한 지역 캠페인을 함께 진행한 바 있다. 이 의원은 국회 농해수위 활동의 일환으로 성 조합장과 함께 농지법 개정, 농작물 재해보험 확대 등 현안을 논의하는 간담회를 가졌다. 특히 지난해 7월 이 의원이 농협중앙회로부터 농업발전혁신인상을 수상하던 당시 성 조합장이 직접 현장에 참석해 축하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당시 시상식에서는 이 의원을 비롯해 어기구 국회 농해수위 위원장,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이양수 의원 등 농해수위 위원 다수가 수상자로 선정됐다. 성 조합장은 농협중앙회 감사위원과 이사를 역임하는 등 중앙회 내에서도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전해졌다. 1979년 농협 입사 이후 농협중앙회가 수상하는 총화상, 자랑스러운 조합장상, 윤리경영대상 최우수상 등을 연이어 수상한 바 있다.

 

▲ 정치권에서는 여·야 구분 없이 전방위적으로 연결 관계를 맺고 있는 농정위의 네트워크와 활동 성과가 앞으로 강 회장의 거취에도 적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해 7월 ‘농업발전혁신인상 감사패 수여식’에 참석한 이만희 의원(맨 왼쪽)과 강호동 농협중앙회장(가운데). [사진=농협중앙회]


최원규 속초농협 조합장은 속초·인제·고성·양양 지역구 국회의원이자 노해수위 위원인 이양수 의원(국민의힘)과 긴밀한 소통 행보를 이어왔다. 2015년부터 약 10년간 속초농협을 이끌고 있는 최 조합장은 이 의원과 농산물 나눔 행사, 사랑의 집고치기, 농업인의 날, 속초농협 정기총회, 속초시민 건강달리기 대회 등 다양한 지역 활동에 함께 참여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여·야 구분 없이 전방위적으로 연결 관계를 맺고 있는 농정위의 네트워크와 활동 성과가 앞으로 강 회장의 거취에도 적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국회 관계자는 “지역 조합장은 지역구 내에서 막강한 표심과 조직력을 가진 인물들이다”며 “이들이 농업중앙회와 강호동 회장의 입장을 대변해 나설 경우 해당 지역구 의원들로서는 모른 척 하기 어려울 것이다”고 귀띔했다. 이어 “앞으로 농협 관련 비위 근절과 투명성 강화를 위해 농협중앙회와 농협재단 등에 대한 정부의 전방위적인 특별감사가 예정돼 있는데 감사 결과와 정부 조치가 대중적 눈높이에서 벗어난다면 그 여파는 국회 농해수위 의원들에게까지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금융시민 단체들도 비슷한 견해를 내비쳤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회장은 “농협이 지역 조합장들을 내세워 국회와 밀착하려 시도는 표면적으로는 ‘농정 소통’을 내걸고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중앙회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전략적인 입법 로비망을 구축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지역 사정에 밝은 조합장들이 농업 현장의 목소리를 국회에 전달한다는 취지는 긍정적일 수 있으나 특정 의원의 지역구에 맞춰 위원을 배치하고 별도의 활동비를 지급하는 방식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정부 감사 결과나 강 회장에 대한 제재 수위가 솜방망이 수준에 그친다면 그 오해는 더욱 짙어질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농정협력위원회가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려는 취지는 긍정적이나 농해수위 의원들의 지역구에 맞춰 인적 구성을 하고 별도 활동비를 지급하는 방식은 본연의 목적을 넘어 경영진의 신변 보호를 위한 전략적 로비망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며 “조직 내부의 공식적인 의사결정 체계가 특정 개인을 위한 조직으로 변질될 경우 건전한 견제와 감시 기능이 마비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기사 속 Q&A
Q1. 농협중앙회 농정협력위원회(농정위)는 어떤 조직인가?
A. 농정위는 농협중앙회 기획실 산하의 자문 기구로 2024년 8월 농업 관련 입법 활동 및 국회와의 소통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조직원은 전원 현직 지역 농·축협 조합장(19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별도의 공개 채용이나 공모 절차 없이 중앙회의 추천을 통해 선발됐다.
Q2. 농정위 위원 구성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사이의 상관관계는?
A. 전체 농정위 위원 19명 중 14명이 국회 농해수위 소속 의원들의 지역구에 기반을 둔 지역 농협 조합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야 간사를 포함해 위원장과 주요 위원들의 지역구 조합장들이 고르게 포진해 있다. 이를 두고 농협중앙회가 농해수위 위원들과의 접점을 확보하기 위해 지역구 내 영향력이 큰 조합장들을 핵심 소통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Q3. 농정위 위원들과 농해수위 의원들 간의 주요 협력 사례는?
A. 대표적으로 충남 당진 우강농협의 김영구 조합장은 어기구(더불어민주당) 농해수위 위원장에게 농업 부문의 시급한 현안을 담은 정책 건의문을 직접 전달하기도 했으며 여수농협의 박헌영 조합장 역시 주철현(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지역 행사에 다수 참여한 이력이 있다. 성영근 영천농협 조합장 역시 경북 영천시가 지역구인 이만희(국민의힘) 농해수위 위원과 다양한 지역 캠페인을 함께 진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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