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뚝섬역 일대 상권이 서울에서 흔치 않은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이색 뷰맛집’으로 불리며 주목받고 있다. 성수동과 서울숲을 둘러본 뒤 단순히 지하철을 타기 위해 지나치는 공간이 아니라 고가철도를 바라보며 감성적인 시간을 보내는 장소로 인식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저녁 시간대 방문하기 좋은 식당과 주점, 카페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하루를 분위기 있게 마무리하고 싶은 직장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철 뷰맛집’ 뚝섬역…성수·서울숲에서는 볼 수 없는 차별화된 상권 경쟁력
지하철 2호선이 지나는 뚝섬역은 성수동과 서울숲 등 오랜 기간 데이트 명소로 사랑받아온 지역과 인접한 서울을 대표하는 핫플레이스 중 하나다. 과거에는 주로 인근 지역을 찾은 방문객들이 경유하는 공간에 가까웠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무신사, 크래프톤, 젠틀몬스터, 현대글로비스 등 대기업을 비롯해 브론테 등 신생 기업들까지 잇따라 입주하면서 뚝섬역 일대는 문화와 창의성을 상징하는 새로운 업무지구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8번 출구 인근에는 한국방송통신대학교가 위치해 있어 학기 중에는 수업을 듣기 위해 방문하는 학생들의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인근 오피스와 학교, 주거지가 어우러진 입지 특성상 출퇴근 시간대에는 직장인, 낮 시간에는 학생과 인근 주민, 주말에는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과 관광객이 뒤섞여 있는 모습이다.
그동안 뚝섬역은 단독으로 즐길 만한 콘텐츠가 부족해 도보 이동이 가능한 성수동과 서울숲을 찾은 방문객들이 자연스럽게 지나치는 공간에 가까웠다. 상권 역시 인근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낮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스타그램 등 SNS를 중심으로 성수동이나 서울숲과는 차별화된 뚝섬역만의 풍경이 확산되며 인식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 지하철 노선 대부분이 지하로 운행되는 것과 달리, 뚝섬역 일대는 고가철도 구간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꼽힌다. 특히 뚝섬역과 한양대역을 잇는 구간은 소음 방지벽이 설치돼 있지 않아 도심 풍경과 함께 열차가 지나가는 장면을 그대로 감상할 수 있다. 이는 서울에서 쉽게 보기 힘든 도시 경관으로 사진 촬영이나 이색적인 공간 경험을 원하는 방문객들에게 차별화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SNS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인스타그램에서 ‘#뚝섬역’을 검색하면 약 11만9000개의 해시태그를 확인할 수 있다. ‘#뚝섬역맛집’은 10만6000개, ‘#뚝섬역카페’는 5만9000개, ‘#뚝섬역와인바’는 1000개 이상의 게시글들을 확인할 수 있다. 또 해당 해시태그들을 활용해 작성한 게시글을 살펴보면 ‘뷰’, ‘감성’, ‘사진 명소’ 등의 키워드가 함께 등장하며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방문 목적성도 점차 강화되고 있다.
성재원 씨(35·남)는 “성수역이나 서울숲은 비교적 젊은 층이 주로 찾는 분위기라 다소 붐비는 편인데 뚝섬역은 상대적으로 한적하면서도 전철이 지나가는 이색적인 풍경을 함께 즐길 수 있어 매력적인 곳이다”며 “퇴근 후 가볍게 식사하거나 술 한잔하기에 부담 없는 분위기라 자주 찾게 된다”고 말했다.
고가철도 지나는 전철 풍경이 경쟁력…뚝섬역 상권에서만 볼 수 있는 차별화 전략
지하에 대부분의 철도 노선이 깔려 있는 서울에서 전철이 머리 위를 가로지르는 풍경은 그 자체로 이색적이다. 이러한 특색 있는 환경을 활용해 뚝섬역 인근에는 고가철도를 ‘뷰’로 삼은 다양한 상업 공간들이 하나둘씩 들어서고 있다. 매장 안에서 전철이 지나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식사나 음료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은 서울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장면이다.
다만 전철이 머리 위를 통과하는 공간은 소음과 진동을 피하기 힘들다. 열차가 지나갈 때마다 발생하는 소음과 흔들림은 장시간 머무르기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이나 장시간 체류를 전제로 한 복합 문화 공간보다 짧은 체류를 전제로 한 소규모 점포나 명확한 콘셉트를 가진 매장이 주를 이루고 있다.
르데스크 취재 결과 현재 뚝섬역 인근 상권은 서울숲 방면, 성수역 방면, 한양대 방면 등 총 세 갈래로 나뉘어 형성돼 있다. 방면별로 상권의 분위기와 개발 단계에도 차이가 뚜렷했다. 이미 개발이 완료돼 하나의 상권으로 자리 잡은 곳이 있는가 하면 최근 개발이 마무리돼 입주를 기다리는 구간도 있었다. 이처럼 고가철도 아래 공간은 아직 전반적으로 뚜렷한 상권의 형태를 갖췄다기보다는 개발이 진행 중인 단계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현장을 살펴보면 특히 한양대 방면 상권은 오래된 건물을 리모델링해 활용한 점포들이 많았다. 대부분 소규모 음식점과 개인 카페, 펍 형태로 운영되고 있었으며, 층수와 위치에 따라 고가철도가 보이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으로 나뉘었다. 다만 상당수 매장은 내부에 큰 창을 마련해 고가철도를 직접 바라볼 수 있도록 좌석을 배치하면서 ‘철도 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반면 서울숲 방면에 위치한 상권은 지난해 11월부터 입주가 시작된 만큼 대부분의 구간들이 아직 상업시설이 들어서지 않은 채 공실 상태로 남아 있었다. 향후 개발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고가철도와의 거리가 상대적으로 멀어 전철 뷰를 활용한 상권으로 성장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또 성수동 방면에 위치한 점포들은 성수역에서 한양대역 방향으로 향하는 열차는 물론 반대편에서 들어오는 열차까지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가장 인상적인 풍경을 자랑했다. 특히 이러한 조망을 정면으로 즐길 수 있는 위치에 자리한 한 건물에서는 3층에 레스토랑이 운영 중이다. 5층에 위치했던 카페는 지난해 11월 영업을 종료해 현재 공실 상태로 남아 있는 상태다. 하지만 건물 외부에서도 이색적인 전철 뷰를 감상하거나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찾는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날 3층에 위치한 레스토랑을 방문한 박혜정 씨(38·여)는 “지인이 뚝섬역 인근에 뷰가 좋은 레스토랑이 있다고 해서 방문하게 됐는데 저녁에 창가에서 보이는 풍경이 정말 인상적이었다”며 “생각보다 전철 소음이 심하지 않고 대부분의 음식 가격대도 2만~3만원으로 크게 부담스럽지 않아 다음에는 남편과 함께 다시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박 씨는 “모든 좌석에서 전철이 잘 보이기는 했지만 분위기 있는 사진을 찍고 싶다면 예약한 이후 방문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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