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쫀득쿠키 유행에 숨통 트인 자영업자, 편의점 진출하자 ‘다시 한숨’
두바이쫀득쿠키 유행에 숨통 트인 자영업자, 편의점 진출하자 ‘다시 한숨’

최근 CU·GS25·세븐일레븐 등 주요 편의점에서 ‘두바이쫀득쿠키’와 유사한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자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 그간 경기 불황으로 매출 부진을 겪던 개인 카페와 베이커리들이 ‘두바이쫀득쿠키’ 유행으로 숨통이 트이는 상황에서 편의점의 유사 제품 출시가 매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소비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두바이쫀득쿠키가 유행한 이후 가격이 전반적으로 치솟은 데다 매장마다 구매 개수를 제한해 구하기가 쉽지 않았던 만큼, 편의점 제품은 가격 부담을 덜고 접근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편의점의 두바이쫀득쿠키 출시를 두고 자영업자와 소비자 간 엇갈린 반응이 나오는 배경이다.

 

두바이쫀득쿠키는 두바이 초콜릿의 주재료인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 크림, 화이트 초콜릿을 섞어 속을 만들고, 코코아 가루를 더한 마시멜로로 감싼 디저트다. 겉은 쫀득하고 속은 바삭한 식감이 특징이다.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으로 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걸그룹 아이브 멤버 장원영이 언급한 이후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개인 카페와 베이커리들이 앞다퉈 판매에 나섰다.

 

▲ 두바이쫀득쿠키의 인기가 이어지면서 개인카페 뿐만 아니라 편의점에서도 두바이쫀득쿠키와 관련된 상품들이 출시되고 있다.사진은 편의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들의 모습. ⓒ르데스크

  

판매처가 늘었지만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했다. 개점 시간에 맞춰 매장을 찾는 ‘오픈런’ 현상이 나타났고 매장별 판매 여부와 재고 현황을 공유하는 이른바 ‘두쫀쿠 지도’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일부 매장에서는 하루 판매 물량을 정해두고 조기 품절되는 상황이 반복됐다.

 

이러한 인기에 편의점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CU는 지난해 10월 ‘두바이 쫀득 찹쌀떡’을 출시한 뒤 현재까지 자체 커머스 앱 ‘포켓CU’ 인기 검색어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함께 출시된 ‘두바이 초코 브라우니’와 ‘두바이 쫀득 마카롱’도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달 18일 선보인 ‘두바이 미니 수건 케이크’는 초도 물량 4만개가 빠르게 소진됐다. GS25 역시 지난해 12월 두바이 초콜릿 디저트를 출시한 이후 관련 매출이 연초 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편의점의 시장 진입과 맞물려 자영업자들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피스타치오와 카다이프 면 등 핵심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원가 압박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개인 매장에서는 재료 수급 불안으로 1인당 구매 수량을 제한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가격 상승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쿠팡 실시간 가격 변동 앱 ‘폴센트’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2만800원이던 1kg 피스타치오는 최근 10만8000원으로 한 달도 안 돼 5.2배 이상 올랐다. 이달 초 9800원이던 500g 카다이프 면 역시 최근 4만5200원으로 4.6배 상승했다. 국제 시세도 급등했다. 미국산 탈각 피스타치오는 파운드당 약 12달러로 1년 전보다 1.5배 수준 높아졌다.

  

경기도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유행 초기에는 원재료를 비교적 저렴하게 구할 수 있었지만 요즘은 가격이 오르고 구매 수량까지 제한돼 재료 확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편의점은 인건비 부담이 적어 더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출시할 수 있어 개인 매장은 가격 경쟁에서 불리하다”고 했다.

 

▲ 두바이쫀득쿠키를 판매하는 자영업자들은 인스타그램 등 인증샷을 통해 자연스럽게 홍보효과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함께 두바이쫀득쿠키를 먹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르데스크

 

그럼에도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두바이쫀득쿠키가 침체된 소비 환경 속에서 매출 회복의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제품 자체 매출뿐 아니라 이를 구매하러 온 소비자들이 다른 디저트와 음료를 함께 주문하는 경우가 늘어나 전체 매출 증가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SNS 인증샷 확산으로 자연스러운 홍보 효과도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장희경 씨(32·여)는 “기존에는 머핀과 시나몬롤 위주로 판매했는데 두바이쫀득쿠키를 추가한 이후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품절 안내를 올려도 이를 보지 못하고 방문했다가 다른 디저트를 구매하는 손님들이 많다”며 “원가 부담과 편의점과의 경쟁은 부담이지만 수제 디저트만의 차별화로 버티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비자 반응은 갈린다. 직장인 정종현 씨(29·남)는 “개인 카페에서는 가격이 9000원대로 부담됐고 구하기도 어려웠다”며 “편의점 제품은 맛 차이는 있지만 가격이 저렴해 가성비가 좋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두바이쫀득쿠키 열풍이 자영업자에게 기회이자 동시에 구조적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SNS 유행 메뉴는 단기 매출 확대에는 도움이 되지만 대기업 유통망이 진입하면 가격 경쟁력이 빠르게 약화될 수 있다”며 “소상공인은 메뉴 차별화와 브랜드 스토리 강화로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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