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파업 첫날…체감효과 없는 교통 비상대책에 시민들 ‘발동동’
시내버스 파업 첫날…체감효과 없는 교통 비상대책에 시민들 ‘발동동’

 

 

서울 시내버스 운행이 전면 중단된 첫날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시내버스 파업에 대비해 서울시가 대체 교통수단을 긴급 투입하고 지하철 운행 시간을 조정했지만 정작 현장에서 이를 체감한 시민들은 많지 않았다. 대책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실제로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이하 버스노조)과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임금 및 근로조건 개선을 둘러싼 협상에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채 10시간 넘게 교섭을 이어갔지만 끝내 합의에 실패했다. 이에 버스노조는 이날 오전 4시부터 예정대로 총파업에 돌입했다.


현재 서울 시내에는 64개사 394개 노선, 시내버스 7000여대가 운행 중이다. 이번 파업에는 노조에 소속된 64개 회사 모두가 참여하면서 사실상 서울 시내에 있는 모든 시내 버스가 운행을 멈췄다. 특히 영하권의 추운 날씨까지 겹치면서 시민들의 출퇴근길 교통 불편이 더욱 가중됐다.


이날 오후 12시경 르데스크가 논현역과 신논현역 인근 버스정류장을 직접 확인한 결과, 경기도 광역버스와 공항버스 등 일부 노선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내버스들이 차고지에 대기 중인 상태였다. 정류장에 도착했다가 버스 운행 중단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시민들은 발길을 돌리거나 급히 택시, 지하철 등 다른 교통수단을 찾는 모습이었다.


▲ 서울 시내버스 노동조합이 첫차부터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사진은 운행을 중단한 있는 서울 시내버스들의 모습. ⓒ르데스크

 

서울시는 출퇴근 시간대 교통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날 오전 4시 첫차부터 비상수송대책을 시행했다. 지하철은 출퇴근 혼잡 시간대를 기존보다 1시간 연장해 오전 7시부터 10시까지 집중 증회 운행했으며 심야 운행도 다음 날 새벽 2시까지 연장했다. 이를 통해 하루 총 172회의 추가 운행이 이뤄졌다. 또한 25개 자치구에서는 지하철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버스, 관용차, 백화점 셔틀버스 등을 활용한 무료 셔틀버스 677대를 투입했다. 또한 마을버스는 정상 운행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시민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대책이 시내버스 운행 중단으로 발생한 공백을 완전히 메우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지하철 증회 운행과 무료 셔틀버스 투입 등 서울시의 대응에도 불구하고 동네 곳곳을 누비며 시민들의 발이 되어준 시내버스 역할을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특히 시내버스와 달리 지하철이나 임시 셔틀버스는 정해진 노선과 정류장 위주로만 운행되다 보니 주거지 골목이나 외곽 지역에 거주하는 시민들은 이동 동선을 전면적으로 바꿔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로 인해 도보 이동 거리가 늘어나거나 평소보다 출퇴근 시간이 크게 늘어났다는 불만도 적지 않았다.


▲ 서울 한 버스공영차고지에 서울 시내 버스들이 주차돼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또한 대체 교통수단에 대한 정보 제공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평소 시내버스를 주요 이동 수단으로 이용하던 직장인과 학생들은 무료 셔틀버스의 운행 여부나 노선, 이용 방법 등에 대한 구체적인 안내를 사전에 받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일부는 현장에 나와서야 파업 사실과 함께 대체 수송 대책을 알게 됐고 그마저도 안내가 부족해 실제 이용으로 이어지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고 토로했다.


직장인 최지원 씨(32·여)는 “집 앞에서 회사까지 버스 한 번이면 갈 수 있어서 평소 버스를 타고 다녔는데 오늘 아침에 갑자기 파업 소식을 듣고 부득이하게 자가용으로 출근했다”며 “파업 소식도 오늘 아침에서야 알게 됐고 셔틀버스 운행 여부에 대해서는 전혀 안내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성현호 씨(41·남)는 “집이 있는 등촌동에서 직장이 있는 신논현까지 9호선을 타고 출근하는데 평소보다 훨씬 혼잡해서 지하철 몇 대를 보냈다”며 “알고 보니 버스회사의 파업으로 인해 버스를 이용하던 사람들도 대체 교통수단을 이용해 출퇴근하게 되면서  지하철로 몰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새벽 1시에 출퇴근 수단에 갑작스러운 파업에 대한 사전 공지가 부족했던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대중교통 파업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시민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는 단순한 교통수단 증편을 넘어 사전 공지 강화와 실시간 정보 제공, 지역 맞춤형 대체 노선 안내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출퇴근 시간대에 대중교통 의존도가 높은 서울의 특성을 고려한 보다 체계적인 대응책 마련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학과 교수는 “지난해 12월부터 파업 가능성이 예고됐고 매년 반복된 온 이슈였던 만큼 사전에 보다 체계적인 대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었다”며 “지하철 증편이나 셔틀버스 운행 등 그동안 미온적으로 대응해온 서울시의 책임도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강 교수는 “서울 시내버스는 서울 시민뿐만 아니라 수도권에 거주하는 다수의 직장인들도 이용하는 교통수단인 만큼, 서울시 차원을 넘어 경기도나 인천시와의 광역 협력 체계를 통해 공동 대응 방안을 마련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날 저녁 많은 눈이 내려 자가용 이용을 자제하고 대중교통 이용을 권고하는 상황에서 충분한 비상수송대책 없이 파업이 강행된 점은 아쉽다”며 “임금 인상을 협상 수단으로 삼아 이용자들을 사실상 볼모로 잡는 방식의 파업은 시민 안전과 편의를 고려할 때 무책임하게 비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함께 볼 만한 기사

댓글
채널 로그인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이 궁금하신가요? 혜택 보기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
- 평소 관심 분야 뉴스만 볼 수 있는 관심채널 등록 기능
- 바쁠 때 넣어뒀다가 시간 날 때 읽는 뉴스 보관함
- 엄선된 기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뉴스레터 서비스
- 각종 온·오프라인 이벤트 우선 참여 권한
회원가입 로그인
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