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위츠가 K팝과 K드라마에 이어 새로운 한류 소비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음악과 드라마를 중심으로 형성돼 온 기존 한류가 이제는 디저트 문화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한국을 찾은 해외 여성 관광객들의 여행 동선과 체류 경험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 SNS를 중심으로 한국 디저트의 화려한 비주얼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한국을 방문한 해외 여성 소비자들 사이에서 ‘디저트 투어’가 하나의 여행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한식이나 길거리 음식 중심이었던 미식 여행 트렌드가 카페와 디저트 전문점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K스위츠 열풍은 일본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미주, 유럽 등 다른 국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 여성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유명 카페와 디저트 매장을 방문하는 일정이 여행 코스로 자연스럽게 포함되고 있으며 일부는 특정 디저트를 경험하기 위해 긴 줄을 마다하지 않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유행은 SNS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한국 디저트와 관련된 해시태그는 최소 1만개에서 최대 21만개 이상에 이른다. ‘koreandessert’ 해시태그는 21만3000건, ‘koreandesserts’는 1만3000건, ‘koreandessertcafe’는 2만2000건 이상 등록돼 있다. 게시물에는 한국을 여행 중인 외국인들이 카페를 방문해 디저트를 즐기고, 이를 사진과 영상으로 공유하는 모습이 다수 담겨 있다.
성수동, 강남역 등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관광지로 꼽히는 곳에서는 최근 한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딸기 두바이 모찌’, ‘소금빵’, ‘코끼리 베이글’, ‘딸기 두바이 젤라또’ 등 다양한 디저트를 손에 들고 있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들은 디저트를 구매한 뒤 매장 앞이나 거리에서 사진을 촬영하며 인증샷을 남기거나 즉석에서 한 입씩 맛보는 모습도 자주 포착됐다.
통계에서도 이러한 흐름을 엿볼 수 있다. 최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일본에서 확산하는 K스위츠 열풍’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보는 즐거움과 먹음직스러움을 두루 갖춘 한국 디저트와 간식이 일본 젊은 여성 소비자들 중심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위츠는 케이크, 도너츠와 같이 달콤한 디저트 식품 전반을 의미한다.
보고서에는 “한국 특유의 카페 문화와 감각적인 디저트가 일본 소비자의 관심을 끌며 단순한 간식 소비를 넘어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인식되고 있다”며 “특히 포토제닉한 비주얼을 강조한 한국 스위츠는 SNS 확산에 최적화된 특성을 바탕으로 일본 내에서 유행하고 있는 ‘먹기 전 촬영’ 문화와 빠르게 결합해 유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에서 온 타마르 씨(Tamar·23·여)는 “한국 여행은 이번이 처음인데 성수동이 가장 유명한 여행지 중 하나라고 들어 방문하게 됐다”며 “맛있어 보이는 디저트 가게들이 많아서 오늘은 밥 대신 궁금했던 디저트를 하나씩 먹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택지가 정말 다양하고 맛도 만족스럽지만 가격은 다소 비싸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지만 이 또한 여행 중에만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라고 생각해 즐겁게 즐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레이나 씨(Reina·31·여)는 “홍콩에서는 이렇게 예쁜 디저트를 볼 수 없다”며 “젤라또를 하나 시켜도 예쁘게 담아줘서 먹기 전에 사진을 여러 개 찍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디저트는 맛뿐 아니라 비주얼까지 신경 쓴 점이 홍콩과는 조금 달라서 좋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성수동에서 유명한 소금빵집 앞에는 갓 나온 따듯한 소금빵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있는 외국인들로 인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이탈리아에서 온 로비나 씨(Rovina·57·남)는 “여행오기 전부터 딸과 아내가 성수동 방문을 기대하고 있었다”며 “아침부터 맛있는 디저트 집을 찾아다니고 있는데 커피 빼고는 다 맛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기다리고 있는 빵집은 딸이 SNS에서 찾은 곳인데 길에 들고 다니는 사람들도 많은 걸 봐서는 이곳 역시 맛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K스위츠 열풍이 한국 관광 트렌드 변화와 맞물려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김영국 강원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카페는 단순히 차를 마시는 공간이 아니라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고 소비하는 공간으로 변화했다”며 “그 안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의 감성과 라이프스타일을 자연스럽게 체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이 같은 공간을 외국인 관광객들이 즐기는 것만으로도 한국 관광 활성화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며 “다만 이러한 인기가 일시적인 유행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케이크나 빵과 같은 서구식 디저트뿐만 아니라 약과나 떡 등 한국적인 요소를 담은 디저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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