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6’의 개막을 앞둔 가운데 미국 월가를 중심으로 로봇 관련 종목에 대한 관심이 급증해 주목된다. 전 세계적으로 국가 차원의 로봇산업 육성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데다 자율적으로 움직이며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로봇 기술의 진보가 이번 전시회의 핵심 포인트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미국 현지 투자 전문가들은 “2026년은 로봇 기술의 해”라며 저평가된 로봇 테마주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트럼프·시진핑이 동시에 주목한 ‘로봇’…CES 2026 로봇 수혜주 기대감 커지는 월가
29일 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딜로이트그룹은 ‘CES 2026’의 핵심 관전 포인트를 담은 ‘CES 2026 프리뷰’ 보고서를 이달 발간했다. 딜로이트그룹은 이번 CES의 본질적 변화로 기술이 개념 단계를 넘어 산업 현장에서 실증되는 현장 실행력을 꼽았다. 인공지능(AI)이 모든 제품과 서비스의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실전 적용 사례가 대거 공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딜로이트그룹은 특히 ‘피지컬 AI’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로봇 분야의 발전을 최대 관전 포인트로 꼽았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말하는 지능의 단계였다면 피지컬 AI는 센서와 구동계를 통해 실제 공간에서 판단·행동하는 기술로 정의된다. 이번 CES 행사를 기점으로 제조·물류·건설·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 AI 로봇이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로봇 산업 활성화 정책도 로봇 기술의 발전 가능성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혔다. 국가 차원의 대규모 지원 정책에 힘입어 글로벌 로봇 시장 자체가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이달 초 로봇 산업을 차세대 전략 제조업으로 규정하고 내년 초에 행정명령을 통해 연방 차원의 지원 체계를 가동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역시 최근 자국 로봇 기업을 직접 방문해 기술력을 시찰하는 등 국가 전략 사업의 일환으로 로봇산업을 낙점한 상태다.
월가의 주요 증권사들은 로봇주 투자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으며 주가가 저평가 된 로봇 기업 중 올해 CES에 참석이 확정된 곳들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월가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는 기업은 미국의 로봇 솔루션 전문기업 리치테크 로보틱스다. 리치테크 로보틱스는 지난해 음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팔 로봇 ‘스콜피온’을 출시한 데 이어 올해 하반기 산업용 휴머노이드 로봇 ‘덱스’ 개발에도 성공했다. 이번 CES 2026에서는 덱스를 공개하고 시연할 예정이다. 26일(현지시간) 리치테크 로보틱스의 종가는 3.36달러로 올해 첫 거래일(2.41달러) 대비 39% 가량 상승한 상태다.
미국 실리콘벨리의 또 다른 로봇 솔루션 기업인 아에바 테크놀로지스(이하 아에바)도 월가의 관심을 북돋고 있다. 아에바는 라이다 기술 개발이 주력 사업이다. 라이다는 레이저 빛으로 거리와 3D 환경을 측정해 자율주행차와 로봇의 안전한 주행을 돕는 기술이다. 아에바는 주파수 변조 연속파(FMCW) 기반 4D 라이다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지난 7월에는 LG이노텍과 차세대 라이다 공동 개발 내용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아에바는 이번 행사에서 라이다 기술은 물론 자체 개발 중인 로봇 자동화 시스템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 초 5달러대에 거래되던 아에바 주가는 현재 13달러를 돌파하며 250% 넘게 상승했지만 월가에서는 여전히 저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월가의 유명 증권사 베어드의 트리스탄 게라 애널리스트는 아에바에 대한 목표주가를 27달러로 설정하며 “아에바의 기술은 자율주행 차량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용 로봇 응용 분야에서도 강력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특수 차량 제작사인 오시코시 코퍼레이션(이하 오시코시) 역시 월가가 주목하는 기업 중 한 곳이다. 오시코시는 이번 CES에서 로봇 팔과 AI 자율수행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건설 장비 ‘붐 리프트’를 공개할 예정이다. 자율적으로 장애물 피하기, 물체 이동, 정밀 작업 등을 수행할 수 있어 인력 의존도를 낮추는 데 기여할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첫 거래일 93.57달러에 거래되던 주가는 현재 130달러를 돌파했다. JP모건은 오시코시에 대한 주가 전망 보고서에서 “오시코시가 개발한 붐 리프트와 같은 제품들이 건설 및 군용 산업에서 빠르게 상용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목표가를 150달러로 제시하고 매수 의견을 내놨다.
이외에도 최근 월가에서는 ▲앱티브(APTV) ▲인튜이티브 서지컬(ISRG) ▲테라다인(TER) ▲L3 해리스 테크놀로지스(LHX) ▲덱스콤(DXVM) ▲코그넥스 코퍼레이션(CGNX) ▲조메트리(XMTR) 등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로봇 기업들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다. 모건 스탠리의 애덤 조나스 애널리스트는 “2026년은 공상 과학 소설에서 나오는 로봇들이 현실로 전환되는 해가 될 것이다”며 “로봇의 기능이 마침내 가격을 정당화할 수 있게 돼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대량 생산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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