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를 넘나들면서 게임·엔터테인먼트 종목을 향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타 업종에 비해 해외에서 원자재를 구입하는 비용이 현저하게 낮고 해외 시장 비중이 높아 강달러 효과에 따른 수익성 확대가 높게 점쳐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고환율 상황이 지속될수록 이들 업종의 실적 개선과 수익 증가, 이에 따른 주가 상승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출 부담 없이 오로지 달러벌이만…고환율 악재에 블루칩 부상한 게임·엔터주
외환시장 등에 따르면 27일 오후 1시 11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66.00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4일 장중 1477원을 터치하며 지난 4월 이후 약 7개월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을 때보다는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한 것은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단 두 차례뿐이었다. 최근 고환율 현상이 지속되는 이유로는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 추락과 원화와 동조성이 높은 엔화 가치 약세 등이 지목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 특성을 고려한 고환율 대비 움직임이 생겨나고 있다. 원자재 매입 비중이 높은 기업에게는 악재가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원자재 매입 없이 해외 매출을 올리는 기업에게는 상당한 호재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증권가의 뜨거운 관심을 받는 종목은 ‘게임주’와 ‘엔터주’다. 게임·엔터산업은 원자재 매입 없이 해외 매출을 올린 대표적인 분야로 꼽힌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최근 게임 종목 관련 보고서를 잇달아 내놓으며 차기 수혜주로 꼽고 있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강달러 국면에서는 글로벌 매출 비중이 높고 인력은 국내에 있어 비용은 원화로 지급하는 게임사의 수혜가 전망된다”며 “특히 중간재 수입이 필요 없이 해외 유저들에게 달러로 결제를 받는 게임 종목들은 향후 수익성 측면에서 매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게임주 중 성장 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로는 국내 게임 기업 넷마블이 우선적으로 꼽혔다. 19일 유진투자증권은 “넷마블의 해외 매출 비중이 70%에 달해 유의미한 마진율 개선이 기대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7만원에서 8만원으로 올렸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26일 넷마블을 게임 업종 최선호주(탑픽)로 꼽았다.
‘니케’와 ‘스텔라 블레이드’로 연속 성공을 거둔 시프트업 역시 고환율 수혜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시프트업은 3분기 매출 755억원, 영업이익 496억원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1%, 39.3% 급증한 수치다. 특히 시프트업은 전체 매출의 약 99%가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어 ▲크래프톤(배틀그라운드) ▲엔씨소프트(리니지) ▲웹젠(뮤 온라인) ▲넥써쓰(삼국블레이드) ▲펄어비스(검은사막) ▲액토즈소프트(그랜드체이스M) 등도 고환율 수혜 기업으로 지목됐다.
엔터주 역시 게임주와 마찬가지로 중간재 수입이 적고 케이팝과 관련한 해외 공연, 음반·굿즈, 팬덤 관련 수익이 달러로 결제되기 때문에 원화 약세가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팬덤 중심의 강한 수요와 높은 가격 결정력을 모두 갖추고 있는 만큼 경기 불확실성 속 엔터주의 안정적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엔터주 중에서는 최선호주로 하이브가 꼽혔다. 고환율 기조 속 내년 BTS 초대형 월드투어가 예정돼 있어 수익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임도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브는 2026년 BTS 완전체 활동 재개와 해외 투어 확대가 실적 개선의 핵심이 될 것이다”며 “2026년 공연 모객 수는 757만명, 공연 매출은 1조4000억원을 넘으며 역대 최고치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에 고환율 기조까지 더해져 보다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돼 섹터 최선호주로 제시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주요 엔터주들도 해외 시장에서 발생하는 수익 덕분에 고환율 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평가됐다. 메리츠증권은 JYP엔터테인먼트에 대한 목표가를 기존 9만4000원에서 9만8000원으로 상향 조정했고 흥국증권은 와이지엔터테인먼트(YG)의 목표가를 기존 8만원에서 10만원으로 올렸다.
게임·엔터주에 대한 기대감은 관련 ETF(상장지수펀드) 상품 시세로도 나타나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미래에셋증권에서 운영하는 ‘TIGER K게임’은 전일 대비 0.69% 상승 마감했다. 이어 NH농협금융그룹에서 운영하는 ‘하나로(HANARO) Fn K-POP&미디어’ 역시 전일 대비 2.50% 오르며 상승세를 보였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에게는 최근 고환율 상황이 실적 개선의 기회가 될 것이다”며 “특히 해외에서 수입해 오는 원자재 비중이 적은 기업들의 수익성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현 정부가 증시 활성화를 공언한 만큼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업종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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