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말하고 베팅확률이 입증…차기 美 연준 의장 ‘1순위’ 정체
트럼프가 말하고 베팅확률이 입증…차기 美 연준 의장 ‘1순위’ 정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후임자를 조기에 확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전 세계의 관심이 차기 연준 의장에 모아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과 극심한 대립각을 세웠던 만큼 정책·성향을 같이하는 이른바 ‘트럼프 코드’ 인사들 중 연준 의장 자격에 부합하는 유력 후보 5인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연준 의장은 미국 통화정책을 총괄하고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핵심 인물로 ‘세계 경제 대통령’으로 불릴 만큼 글로벌 금융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하다.

 

세계 경제 대통령 교체 임박…유력 후보 5인 공통점은 ‘친 트럼프·금리 인하지지’

 

25일(현지시간)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한 인터뷰에서 “오늘 차기 연준 의장 후보 2차 평가의 마지막 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다”며 “현재 후보군에 오른 5명 모두 매우 유능하며 그들 모두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의장을 성탄절 전에 발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의 보수적인 통화정책 운영을 공개적으로 비난해왔다는 점에서 차기 의장은 정반대 방향의 운영에 나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가 지목한 차기 연준 의장 후보는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금융 정책 방향에 공감하는 ‘친(親) 트럼프’ 성향을 지니고 있다. 후보 5인은 ▲미셸 보우먼 연준 부의장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릭 라이더 블랙록 채권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 등이다.

 

▲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미셸 보우먼 연준 부의장은 지난 6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부의장으로 지명한 인물이다. 오랜 기간 금융 규제 완화를 주장해 온 보우먼 부의장은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 당시인 2018년 연준 이사로 임명됐다. 월러 이사 역시 2020년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연준 이사로 임명됐다. 그동안 줄곧 금리 인하를 주장해 온 그는 “트럼프 대통령 요청 시 연준 의장직을 수락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두 사람은 지난 7월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했을 때 반대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는 관료출신 인사다. 2002년 부시 행정부 시절 경제 고문으로 약 4년간 활동한 뒤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연준 이사를 역임했다. 올해 초 트럼프 2기 내각 구성 당시 재무장관 후보로도 거론됐다. 현재 쿠팡 사외이사직을 맡고 있기도 하다. 최근 워시 전 이사는 “지금이 금리 인하를 해야 할 시점이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인하 주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해 왔다.

 

해싯 NEC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경제 참모다. 트럼프 행정부 1기 시절 경제자문위원회(CEA) 의장을 맡은데다 지난 1월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에 공식 취임한 뒤 부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인상 조치의 첨병 역할을 자처했다. 한 때 트럼프 대통령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가 이끄는 사모펀드에서 수석경제고문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해싯 위원장은 금리 인하 필요성을 포함해 경제 정책 전반에서 걸쳐 트럼프 대통령과 유사한 생각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릭 라이더 블랙록 채권 부문 CIO는 리먼 브라더스와 블랙록 등에서 약 40년간 활동한 월가 투자 전문가다. 그 또한 고금리가 저소득층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며 연준의 금리 인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미국 현지에서는 이들 5명의 후보 중에서도 워시 전 연준 이사와 해싯 위원장을 가장 유력한 인물로 점치는 분위기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두 사람이 차기 연준 의장 경쟁의 선두 주자로 평가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9월 “워시, 해싯 그리고 월러가 연준 의장 후보 최종 3인이 될 확률이 높다”고 직접 언급한 바 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베팅 사이트 폴리마켓에서는 ‘트럼프가 누구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임명하겠느냐’는 베팅에서 해싯 위원장이 55%의 확률로 1위를 차지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후보 모두 친(親) 트럼프적 성향을 띄고 있고 공통적으로 금리 인하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누가되든 증시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통상적으로 금리 인하는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춰 투자를 늘리고 예금·채권 대비 주식 매력도를 높여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0.50%p 내리는 ‘빅스텝’을 단행했을 당시 다음날 나스닥 지수와 S&P500 지수는 각각 2.51%, 1.70% 급등했다. 또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3월 연준이 한번에 1.00%p 금리를 인하했을 때도 다음날 나스닥 지수는 장중 4% 넘게 치솟는 등 시장이 즉각 반응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준 의장 선출은 단순한 인사 결정이 아니라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과 글로벌 증시 흐름과 직결되는 사안이기 때문에 금융당국과 투자자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며 “현재 차기 의장으로 지목되는 후보들이 공통적으로 금리 인하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은 단기적으로 증시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리 부담이 높은 성장주와 기술주 중심의 미국 증시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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