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이건 폭력이에요” 혐오 · 왜곡 현수막에 멍드는 K-브랜드 현실
[영상] “이건 폭력이에요” 혐오 · 왜곡 현수막에 멍드는 K-브랜드 현실

 

[오프닝]

요즘 거리를 걷다 보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독특한 풍경이 있습니다. 전후 사정 설명 없는 비방, 무분별한 의혹 제기, 강한 비난조 일색인 현수막들. 누가 봐도 민망하고 부끄러운 문구가 적힌 현수막들은 우리 아이들과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의 눈에도 그대로 노출됩니다. 이런 ‘문제의’ 현수막들이 과연 우리 주변 환경과 한국의 이미지를 어떻게 바꿔놓고 있을까요? 

 

[나레이션] 

사람들로 붐비는 합정역 횡단보도 앞. 전후 사정을 잘 알지 못하면 의미조차 알 수 없는 문구의 현수막이 걸려있습니다. “대장동 몸통을 재판하라”. 이 문구는 성남시 대장동에서 진행된 공공·민간 합동 개발 사업과 관련한 비리 연루자에 대한 사법처리 결과를 만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요. 엄밀히 따지면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내용인데도 길거리에 버젓이 내걸려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대통령을 향한 거친 표현부터 특정 단체를 향한 의혹 제기, 혐오와 분노를 자극하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들이 도심 곳곳에 걸려 있습니다. 심지어 국내 정서와는 무관하게 외국인 관광객이 자주 찾는 주요 상권에서도 비슷한 현수막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정부나 지자체가 ‘옥외광고물법 금지광고물 적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단속에 나섰지만 노골적으로 감시의 눈을 피해 내거는 현수막을 모두 관리하기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문제의’ 현수막들은 대부분 유동 인구가 많은 공간에 걸립니다. 최대한 많은 이들이 보게 하려는 목적으로 보입니다. 지하철 역 앞, 광화문 광장 옆, 차량 이동이 많은 도로까지 그 장소도 다양합니다. 수많은 시민들, 심지어 외국인들까지 사실상 강제적으로 현수막에 노출되고 있는 셈입니다. 비방과 혐오, 무분별한 의혹제기 문구가 적힌 현수막들로 뒤덮인 도심 풍경, 외국인의 눈에는 과연 어떻게 비칠까요?

 

Q. 한국에서 현수막 본 적 있나요?


[인터뷰1 : 브라질]

“많이 봤죠. 그런데 거리를 걷다보면 사실 썩 좋게 보이지는 않아요. 자꾸 쳐다보게 되니까요. 브라질이랑 비슷한 거 같아요. 우리도 비슷한 형태의 폭력이 많아요. 좋은 일은 아니죠. 정부가 좀 더 신경 써야 해요.”

“사실 좀 의외였어요. 한국에서도 일어날만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우리는 한국에 대해 이야기할 때 한국은 정말 안전한 곳이라고 말하니까요.”


[인터뷰2 : 콜롬비아]

“한국에는 현수막이 많이 걸려있어서 처음엔 무슨 뜻인지 정말 궁금했어요. 저는 한국어를 잘 이해하지 못하니 친구들에게 번역을 부탁하곤 했죠. 콜롬비아였다면 사람들은 좀 과격하게 반응하거나 강하게 반대할 수도 있어요. 우리는 전 세계에서 오는 관광객들을 맞이하며 우리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는데 외국인들이 와서 이해할 수 없는 현수막들을 잔뜩 마주한다면 그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할테니까요.”


[인터뷰3 : 필리핀]

“걸려있는 현수막들을 보면서 무슨 뜻인지 궁금했어요. 한국인들은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권리가 있죠. 그건 괜찮아요. 그렇지만 정도가 너무 지나치면 그걸 막을 필요는 있는 것 같아요.”

“필리핀은 한국이랑 좀 달라요. 혐오보다는 응원 메세지가 더 많아요.”


[인터뷰4 : 프랑스]

“현수막들의 문구가 정확히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지만 정치나 투표 등에 관련된 내용인건 알아요. 프랑스에선 허용되지 않은 현수막들은 사람들이 다 떼내버려요. 그래서 거리에 현수막이 남아있는 일은 드물죠.”


[인터뷰5 :아일랜드]

Q. 현수막 내용을 알고나서 어땠나요?

“슬퍼요. 정말 슬픈 이야기예요. 제발 서로를 미워하지 마세요.”

“내용들이 엄청나네요. 아일랜드에선 그런 걸 아예 보지 못할 거예요.”

“우리라면 그걸 다 내려버릴거예요. 물론 각 나라마다 문화가 다를 수 있지만”

“우리는 배너를 걸려면 허가를 받아야만 해요. 다른 사람에 관한 내용이라면 더더욱 안 되죠.”


[클로징]

지난 한 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약 1,637만 명입니다. 즐거움과 기대감을 가득 품고 찾은 이들이 마주한 풍경 중엔 혐오와 비방 문구 일색인 현수막이 포함돼 있습니다. 모든 한국인이 부끄러워할만한 참담한 현실입니다. 이런 현실이 하루 빨리 개선되길 기대해 봅니다. 르데스크 주예진이었습니다. 

함께 볼 만한 기사

댓글
채널 로그인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이 궁금하신가요? 혜택 보기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
- 평소 관심 분야 뉴스만 볼 수 있는 관심채널 등록 기능
- 바쁠 때 넣어뒀다가 시간 날 때 읽는 뉴스 보관함
- 엄선된 기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뉴스레터 서비스
- 각종 온·오프라인 이벤트 우선 참여 권한
회원가입 로그인
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