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
자전거를 위한 길 위에 오늘도 자동차가 서 있습니다. 자전거 전용 도로는 시민의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약속이지만 현실의 길 위에서는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불법 주정차로 막힌 자전거도로, 그리고 자전거도로가 없는 위험한 등하굣길. 도심 곳곳에서 무너진 교통질서의 현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장소1. 여의도]
여의도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자전거도로 위엔 이렇게 차량들이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10분 남짓 같은 자리에서 관찰한 결과 단 몇 분 사이 자전거도로는 차량으로 막혀버렸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인데요.
“자전거도로에서 안심하고 빠르게 달리는데 부딪힐 뻔했어요. 자전거 도로인데 왜 오토바이나 차를 대고 있는지 모르겠고 자전거 도로는 자전거 지나가라고 만들어놓은 건데 오토바이랑 차를 대고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상인들의 의견은 달랐습니다.
“필요성은 인정하는데 저희 상가 쪽의 입장에서는 상가 앞에 CCTV가 있거든요. 아마 5분 정차하면 찍히는 모양이야. 그 비용이 상당히 많이 나가는 모양이에요. 5분 안에 물건을 선택하고 구매하는 것이 시간상 부족하거든요. 5분에서 10분까지 좀 늘려줬으면 좋겠어요. 매출에 상당히 영향을 받습니다. 한두 번 오실 분들이 단속 찍힌다고 안 오시는 경우가 많이 있었어요. 상가 주차장이 넓은 것도 아니어서.”
[장소2. 경복궁]
경복궁 인근 자전거도로 또한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관광객과 시민들이 오가는 도심 한복판에 관광버스가 줄지어 서있는데요. 계속 걸어봐도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경복궁 휴관일인 화요일과 비교하면 상당히 대조되는 모습입니다. 이곳에 주차한 버스기사들은 자전거도로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여기 밑에 자전거도로인 거 알고 계셨나요?”
“몰랐어요. 지금 보니까 자전거도로네. 지금 여기 보시면 관광버스가 꽉 차있고 주차장이 협소하잖아요. 관광객들을 내려줘야 되는데 내릴 곳이 마땅치가 않아요. 그래서 급하게 주차하느라 여기 댄 거거든요.”
[장소3. 동대문 종합시장]
이곳은 의류 상가가 밀집한 동대문 종합시장 앞입니다. 자전거도로는 있지만 주로 배달 오토바이가 이용하는 상황입니다. 또한 물건을 나르거나 구매하기 위해 잠시 정차해두는 차량들 때문에 자전거도로가 가로막히기도 합니다.
“도로마다 다를 수 있지만 갓길주차가 많으면 잘 사용하지 않아요. 꽤 갓길주차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길을 지나가고 있는데 차가 이렇게 꺾으려고 하니까 박을 뻔한 적도 있어요. 자전거도로에 갓길주차 안 했으면 좋겠어요.”
[장소4. 장안동]
이렇게 자전거도로가 있어도 무용지물이 된 곳들이 있는 반면 꼭 있어야 할 곳에 자전거도로가 없는 사례도 있습니다. 장안동의 한 중학교 앞, 수많은 학생들이 자전거를 타고 등하교하지만 이곳 어디에도 자전거도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길이 너무 좁아가지고 사람들이 지나갈 때 제가 지나가겠다고 말을 해야 하고 길이 좁은 게 문제인 것 같아요.”
자동차와 부딪힐 뻔한 아찔한 장면도 자주 포착됐는데요. 학생들은 입을 모아 자전거도로의 필요성을 이야기합니다.
“차도랑 인도가 있는데 인도에는 사람이 많이 다니고 또 차도로 달리면 차들이 왜 차도로 달리냐면서 빵빵거리는 게 불편했어요. 자전거 전용 길이 따로 등굣길에 생기면 좋겠습니다.”
[클로징]
자전거도로를 가득 메운 불법주정차 차량들, 그리고 그조차 없는 위험한 등하굣길. 사고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습니다. 안전을 위해 이제는 시민의식과 제도의 손길이 함께 움직여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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