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통제 부실에 엇갈린 신협 차기 리더십…김윤식 흔들, 경쟁자들 부상
내부통제 부실에 엇갈린 신협 차기 리더십…김윤식 흔들, 경쟁자들 부상

최근 김윤식 신협중앙회(이하 신협) 회장의 임기 만료일이 가까워지면서 차기 회장에 대한 하마평이 등장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하마평에는 김윤식 현 회장을 비롯해 그의 고향 후배, 전임 회장 등 총 5명의 인물이 거론되고 있다. 올해 신협 내부통제 부실 사례가 잇따르면서 김 회장이 오는 10월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할 가능성까지 제기된 탓에 차기 리더십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김윤식의 3연임이냐, 새로운 리더십 등장이냐” 신협 차기 회장 둘러싼 하마평 무성

 

금융권 등에 따르면 김 회장은 2018년 중앙회장에 처음 취임한 뒤 2021년 신협 역사상 첫 직선제 선거에서 729표 중 725표를 얻어 사실상 만장일치에 가까운 지지를 받아 연임에 성공했다. 무효표 4표를 제외하면 사실상 만장일치나 다름없는 결과였다. 신협은 농협·수협과 마찬가지로 지역 조합장에 해당하는 이사장이 관리·감독 기관의 수장인 중앙회장을 선출하는 구조다. 김 회장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지며 오는 12월 말 차기 회장 선거가 실시된다.

 

▲ 대전 서구 관저동 소재 지역 신협. [사진=연합뉴스] 

 

앞서 신협 안팎에선 연임을 결정짓는 선거에서 만장일치에 가까운 득표수를 기록한 김 회장의 3연임을 관측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최근엔 분위기가 달라진 모습이다. “이번만큼은 상황이 다르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올해 들어 내부통제 부실 사례가 잇따르면서 김 회장 체제에 대한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어서다. 대표적인 대부통실 부실 사례는 일부 지역 신협이 불법 도박 자금의 세탁 창구로 활용됐다는 의혹이다. 실제로 최근 대구 지역 2개 신협의 약 8만개 계좌를 통해 1조원이 넘는 도박 자금이 오간 정황이 포착돼 금융당국이 해당 조합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여기에 일부 지역조합 임원들이 골프 행사, 해외 연수, 경조사 참석 등을 명목으로 과도한 여비를 지급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돼 방만경영 논란까지 불거져 나왔다. 시민단체와 정치권에선 신협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과거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심지어 국회 정무위원회는 김 회장을 올해 국감 증인으로까지 채택했다. 정무위는 김 회장을 상대로 전국 신협 조합에서 드러난 내부통제 실패의 원인과 재발 방지 대책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의한다는 계획이다.

 

김 회장의 3연임 가능성이 한 풀 꺾이면서 차기 리더십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새로운 차기 회장 후보의 이름까지 거론되고 있다. 현재 하마평에 오른 인사로는 ▲박종식 현 신협중앙회 이사 ▲고영철 현 신협중앙회 이사 ▲이기찬 현 신협중앙회 대표감사위원 ▲윤의수 현 신협중앙회 대외협력이사 ▲문철상 전 신협중앙회 회장 등이 있다. 모두 중앙회와 지역조합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 온 인물들이다. 

 

▲ 박종식 신협중앙회 이사(사진 왼쪽)와 고영철 신협중앙회 이사. [사진=수협중앙회]

 

박종식 현 신협중앙회 이사는 김 회장(1956년생) 보다 두 살 어린 1958년생이다. 1983년 대구 대신동신협에 입사해 신협과 인연을 맺은 후 40년 넘게 대구 지역 신협에서 근무해 왔다. 2014년 삼익신협 이사장에 선출돼 현재까지 해당 조직을 이끌고 있다. 근무 기간 동안 대구대학교 사회복지지대학원을 졸업하고 대구한의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등 대구 지역의 핵심 인재로 평가받고 있다.

 

고영철 이사는 김 회장보다 세 살 어린 1959년생이다. 광주상고와 조선대를 졸업한 고 이사는 신한은행과 서울증권(현 유진투자증권)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1993년 광주문화신협 창림 멤버로 합류해 조직의 기반을 다진 뒤 광주문화신협에서 20년 간 근무했다. 2020년부터 광주문화신협 이사장을 맡아 현재까지 직책을 유지하고 있디. 또한 현재 신협중앙회 소상공인지원발전위원회 위원, 신협중앙회 노사위원회위원 등을 겸직하고 있다.

 

이기찬 신협중앙회 대표감사위원은 1961년생으로 2016년 경기도 용인시 수지신협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가 이끄는 수지신협은 지난 6월 말 기준 자산 1조1062억원을 기록하며 수도권 최초로 자산 1조원을 돌파한 곳이다. 이 위원 취임 이후 수지신협의 조합원 수는 약 1.5배 증가했고 자산 규모도 3배가량 늘어 경영 능력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윤의수 대외협력이사는 2022년 김 회장의 연임 첫 해에 대외협력이사로 발탁된 인물이다. 

 

▲ 왼쪽부터 이기찬 신협중앙회 대표감사위원, 문철상 신협중앙회 전 회장, 윤의수 신협중앙회 대외협력이사. [사진=수협중앙회]

 

1951년생인 문철상 고문은 전주대 졸업 후 군산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군산대건신협 전무와 이사장, 신협중앙회 이사 등을 거쳐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신협중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재임 기간 동안 2880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모두 청산하고 2320억원의 이익을 실현해 신협 내부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문 고문은 지난해 신협중앙회 상임 정책고문으로 임명됐다.

 

금융권 안팎에선 이번 신협중앙회 차기 회장 선거가 조직의 신뢰 회복과 개혁 여부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상호금융기관은 권력이 중앙회에 집중된 구조인 만큼 중앙회장의 리더십과 철학이 곧 조직 운영의 방향을 결정짓는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더욱 크다는 분석이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신협은 조합원들의 공동 자산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대표적인 상호협동조합인데 최근 내부통제 실패와 부실 운영, 도덕적 해이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를 관리·감독하는 중앙회장의 인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일련의 사안과 관련, 신협중앙회 관계자는 “아직 차기 회장 후보가 공식적으로 확정된 바 없으며 거론되는 인사들도 내부에서 이름만 언급된 수준이다”며 “연말로 예정된 차기 중앙회장 인선과 관련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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