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에 끼는 제품인데…‘갤럭시 링’ 배터리 사고에 ‘S7 악몽’ 재현 우려
손가락에 끼는 제품인데…‘갤럭시 링’ 배터리 사고에 ‘S7 악몽’ 재현 우려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웨어러블 디바이스 ‘갤럭시 링’에 대한 안전성 우려가 퍼지고 있다. 최근 갤럭시 링에 내장된 리튬 이온 배터리가 팽창하는 현상이 잇따라 발생한 데 이어 최근 갤럭시 링을 착용한 소비자가 사고로 응급실까지 방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과거 갤럭시 S7 시리즈로 인해 발생한 삼성 포비아’ 현상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30일 IT 업계에 따르면 해외에서 판매된 갤럭시 링에서 배터리 팽창 현상이 발생했다. 영국에 거주하는 다니엘(Daniel) 씨는 비행기 탑승 직전 갤럭시 링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는 현상을 겪고 항공편을 취소한 채 병원으로 이송됐다. 다행히 신체에 심각한 상해는 없었다. 다만 링 팽창으로 인해 손가락에 심한 통증을 느꼈으며 피가 통하지 않아 장시간 방치했다면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다니엘 씨는 “당시 반지가 부풀어 올라 문제가 생겼음을 직감했지만, 혼자 힘으로는 도저히 뺄 수 없었다”며 “결국 비행기를 포기하고 응급실에서 얼음과 윤활제 등을 사용해 겨우 제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에서도 반지가 손가락을 더욱 압박해 혹시 잘못될까 매우 걱정했다”고 밝혔다.

 

▲ 해외 소비자들 사이에서 갤럭시 링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배터리 팽창으로인해 손가락을 압박하고 있는 갤럭시링. [사진=Daniel]

 

갤럭시 링의 배터리 팽창 현상은 다니엘 씨만의 사례는 아니다. 레딧(Reddit)의 한 익명의 누리꾼은 지난 5월 자신의 갤럭시 링이 팽창했다는 글을 게시했다. 다니엘 씨의 경우처럼 심각하게 부풀어 오르지는 않아 위급 상황까지는 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 링은 외관이 티타늄 소재로 매우 단단하며 내부에 배터리가 있어 절단이 까다로운 구조다. 따라서 배터리가 팽창했음에도 링을 제때 제거하지 못하면 심각한 혈액 순환 장애 등을 초래할 수 있으며, 자칫 폭파하게 된다면 화상을 입을 수 있다.

 

업계에선 배터리 팽창을 ‘스웰링(Swelling)’이라고 부른다. 이는 배터리 내부의 화학 반응으로 인해 가스가 축적돼 발생하는 현상으로 고전압 과충전, 물리적 손상, 그리고 설계상 결함 등을 통해 발생한다. 스웰링은 폭발 및 화재 위험이 있어 해당 제품의 사용을 즉각 중단하고 전문가나 공인 기관을 통해 안전하게 처리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번 갤럭시 링 스웰링 현상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스웰링 현상으로 인해 배터리가 폭발할 경우 심각한 화상을 피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갤럭시 링에 탑재된 리튬 이온 배터리가 폭발할 경우 열 폭주 현상이 발생하며 엄청난 고온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이 사태가 알려지자 해외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삼성전자 제품 배터리에 대한 불신이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2016년 갤럭시 S7과 노트7의 배터리 폭발 사태로 인해 제품 전량에 대한 리콜을 단행한 바 있다. 당시 갤럭시 S7 시리즈는 미국, 중동, 유럽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발화해 전 세계적으로 항공기 반입이 금지됐다. 일부 항공사들은 아직까지도 갤럭시 7의 기내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 삼성전자는 과거에도 배터리 문제로 소비자 신뢰를 잃은 경험이 있다. 사진은 배터리가 발화된 갤럭시S7. [사진=SNS갈무리]

 

갤럭시 링을 사용하는 밀리야(Milya) 씨는 “건강 관리를 위해 구매한 링인데 자칫 손가락을 잃을 수도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며 “고객 안전을 위해 삼성은 신속하고 명확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다른 사용자 고모(Gomo) 씨는 “리튬 배터리는 매우 민감한 소재이므로 제품 설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과거 갤럭시 S7 사태가 다시 재현되는 것을 보면 삼성전자의 배터리 처리 능력에 문제가 있음을 방증한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로 인해 웨어러블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입지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갤럭시 링을 필두로 스마트 안경 등 웨어러블 시장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그런데 웨어러블 기기에서 폭발이나 화재 사건이 발생하면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시장의 신뢰를 완전히 잃게 만드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행히 아직 심각한 인명 피해로 이어지지 않은 지금이 골든타임이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이번 사태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다면 소비자 신뢰를 크게 상실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S7 사태 당시 실추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막대한 시간과 자본을 투입했다”며 “이번 갤럭시 링 사태 역시 자칫하면 큰 문제로 번질 수 있는 만큼, 신속한 원인 파악과 대처가 필수적이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객 안전은 언제나 최우선 과제며 해당 사태에 대해서는 파악 중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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