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 외국인 · 공무원 전부 담았다…하반기 블루칩 떠오른 제약 · 바이오
기관 · 외국인 · 공무원 전부 담았다…하반기 블루칩 떠오른 제약 · 바이오

최근 제약·바이오 업종이 하반기 유망 투자 종목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타 분야에 비해 정책리스크 영향을 덜 받는데 미국 금리인하의 수혜 가능성도 높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국내 고위 공직자들 중 제약·바이오 업종 투자자들이 다수 존재하는데다 기관·외국인 매수세도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은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기대감을 부채질하고 있다.

 

셀트리온·큐렉소 보유한 보건복지부 고위직들…기관·외국인들도 제약·바이오주 매집 분주

 

최근 매수세가 집중되는 제약·바이오주를 보유한 개인 투자자 중에는 우리나라 고위 공직자들도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 중에는 보건·복지 관련 부처에 소속된 고위 공직자들도 다수 존재했다.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자료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27일 기준 보건복지부 아동권리보장원 정익중 원장은 셀트리온 주식을 133주 보유하고 있다. 현재가 기준 평가금은 약 2279만원으로 추산됐다. 정 원장은 현재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노인인력개발원 김미곤 원장의 배우자는 큐렉소 주식을 1605주 보유하고 있다. 현재가 기준 평가금은 약 1400만원이다. 큐렉소는 인공관절 수술로봇, 척추수술로봇 등 고령층 질환 치료용 의료 로봇을 전문으로 개발하는 기업이다. 이 회사는 지난 7월 인공관절 수술로봇 ‘큐비스 조인트’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인·허가를 신청했으며 오는 2026년 내 최종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 [그래픽=김문우] ⓒ르데스크

 

김 원장의 배우자는 큐렉소뿐 아니라 한스바이오메드(953주), 바이오코리아(4만7900주) 등의 제약·바이오 종목도 보유 중이다. 이들 주식의 평가금 총액은 3천만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바이오코리아의 경우 비상장 주식으로 한국거래소가 아닌 장외시장에서 개인 간 거래되는 종목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거나 향후 상장이 예상될 때 비상장주식을 매입하는 경우가 많다.

 

금융 분야와 관련된 고위 공직자들 가운데서도 제약·바이오주를 소유한 이들이 여럿 존재했다. 지난 7월 25일 기준 기획재정부 유병서 예산실장의 배우자는 SK바이오팜과 씨젠의 주식을 각각 65주, 800주 보유하고 있다. 이들 주식의 평가금 환산 총액은 약 3000만원에 달했다. 또한 지난 5월 30일 기준 금융감독원의 이현 감사 역시 라온피플 3600주와 에스앤에스텍 830주를 보유하고 있다. 같은 기간 배우자도 각각 3200주와 625주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부부가 보유한 라온피플과 에스앤에스텍 주식은 총 6800주, 1455주로 평가금총액은 1억원을 훌쩍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라온피플은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이지만 최근 수면무호흡증 진단과 미용 의료기기 등 바이오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지난달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이) 주관한 ‘AI 팩토리 전문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에스앤에스텍은 반도체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이지만 최근 사업 영역 확장의 일환으로 자회사 에스비아이씨랩을 설립해 바이오 관련 벤처·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사업에 진출했다.

 

▲ 1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최근 들어선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도 제약·바이오주 매수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노란봉투법 통과와 미국의 고관세 정책 등 국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제약·바이오주는 상대적으로 정책 리스크에서 자유로운 ‘무풍지대’로 평가되고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달 25일부터 26일까지 노란봉투법 통과 직후 기관 투자자들은 ▲알테오젠(399억원) ▲리가켐바이오(110억원) ▲한미약품(101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들도 ▲에이비엘바이오(421억원) ▲파마리서치(118억원) ▲한미약품(101억원) 등의 주식을 사들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기대감을 드높이고 요인으로 꼽혔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오는 9월 0.25%p 금리 인하 확률은 92.8%, 0.5%p 인하 가능성은 7.2%로 사실상 금리 인하가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국면이 시작되면 고비용 연구개발(R&D) 투자 등 자금 조달이 중요한 제약·바이오 업종이 직접적은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일부 중소형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이러한 기대감에 힘입어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에는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방어력과 금리 인하 수혜라는 이중 모멘텀을 가진 제약·바이오 업종이 시장의 중심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오는 9월부터는 유럽당뇨학회, 비만 포럼, 신약 연구개발 회의 등 주요 글로벌 학회가 매월 개최 된다”며 “학회 내용에 따라 기술 수출, 파이프라인 가치 재평가 등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이벤트가 다수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제약·바이오 분야에 대한 뛰어난 정보력과 전문 지식을 보유한 보건복지부에서 재직 중인 고위직들이 특정 종목에 대해 직접 매수에 나섰다는 것은 해당 업종이나 기업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신뢰가 반영된 것으로 볼만한 사안이다”며 “정책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물들이 제약·바이오주에 관심을 보인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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