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보다 편한 ‘구형의 귀환’…통돌이 · 아이폰 · MP3 다시 뜬다
최신보다 편한 ‘구형의 귀환’…통돌이 · 아이폰 · MP3 다시 뜬다

최근 주부들 사이에서 통돌이 세탁기로 회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때 드럼세탁기가 디자인과 건조 기능을 앞세워 시장을 장악했지만 실용성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통돌이가 다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청년층에서는 구형 아이폰과 MP3 플레이어를 찾는 흐름이 뚜렷하다. 성능·감성·가성비 등 저마다의 이유가 결합해 ‘오래된 가전’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통돌이 세탁기 특유의 장점은 드럼세탁기로 돌아섰던 소비자들을 다시 끌어들이고 있다. 세탁 후 옷을 꺼낼 때 허리를 숙여야 하는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합리적인 가격과 뛰어난 세탁력, 세탁망 사용 시 옷감 손상이 적다는 점이 주된 선택 이유로 꼽힌다.

 

실제로 통돌이 세탁기 판매량이 큰 폭으로 늘면서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LG전자가 올해 1월 출시한 ‘LG 통돌이 컴포트 세탁기(25kg)’는 전년 동기 대비 70% 이상 판매가 늘었다. LG전자는 인기에 힘입어 23kg, 21kg 중용량 모델까지 추가하고 판매 채널을 대형마트와 하이마트 등으로 확대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소비자 반응은 뜨겁다. 압구정 롯데하이마트 매장 관계자는 “최근 드럼세탁기를 보러 왔다가 가격이 저렴하고 물 사용량이 적으며 옷감 손상이 덜하다는 이유로 통돌이를 구매하는 고객이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 사람들은 드럼 세탁기와 다른 통돌이 세탁기만의 장점을 언급했다. 사진은 압구정 전자제품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통돌이 세탁기의 모습. ⓒ르데스크

 

소비자 평가 또한 긍정적이다. 드럼세탁기는 위에서 아래로 빨래를 떨어뜨리는 구조 탓에 세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통돌이는 와류 회전 방식으로 세탁을 진행해 세척력에서 우위를 보인다. 특히 청바지나 민감한 옷감을 냉수로 빨 때 더 효과적이라는 평가다.

 

주부 송지현 씨(56)는 “드럼세탁기를 몇 년 사용했지만 작동이 직관적이지 않아 다시 통돌이를 쓰고 있다”며 “세제량, 옷감 손상, 세탁 시간 등을 고려했을 때 통돌이가 훨씬 낫다”고 말했다. 이어 “여름철에는 이불을 자주 빨아야 하는데 통돌이가 더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회귀 현상은 세탁기뿐 아니라 청년층의 디지털 소비에서도 목격된다. 최근 중고 시장에서는 구형 아이폰 수요가 늘고 있다. 최신 모델보다 발열이 적고 무게가 가벼워 실용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왕선영 씨(27)는 “아이폰 15 프로에서 XR로 바꿨는데, 발열이 적고 무게도 가벼워 만족도가 더 높다”고 말했다. 다만 배터리 소모는 다소 빠른 편이라고 덧붙였다.

 

▲ 최근에는 최신 핸드폰을 사용하다가도 여러 가지 이유로 구형 핸드폰을 사용하는 청년들도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구형 아이폰xr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르데스크

 

구형 아이폰은 대부분 단종돼 중고거래로만 구할 수 있다. 중고 플랫폼에는 아이폰7, 아이폰XS, 아이폰XR 등이 5만~15만원 선에 올라오는데, 상당수는 게시 직후 거래가 완료된다.

 

MP3 플레이어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가 창립 30주년 기념으로 MP3 플레이어를 굿즈로 내놓으면서 레트로 열풍이 가속화됐다. 과거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아이리버 iFP-100 모델은 블루투스 등 최신 기능을 더해 재출시됐고 삼각기둥 디자인도 그대로 구현돼 화제가 됐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아이팟’ 해시태그가 2만6000건, ‘mp3’는 74만건 이상을 기록하며 향수 열풍을 입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을 단순한 복고 트렌드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한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은 최신 제품이 항상 최선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합리성을 중시하고 있다”며 “신형에서 구형으로 돌아가는 현상은 생활 패턴, 경제적 상황, 편의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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