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집무실이 수백억대 대저택…엔비디아 · 오라클 · 옐프 ‘창업주 클라스’
개인 집무실이 수백억대 대저택…엔비디아 · 오라클 · 옐프 ‘창업주 클라스’

금문교가 내려다보이는 샌프란시스코 중심지 ‘퍼시픽 하이츠(Pacific Heights)’는 미국 IT 거물들의 개인 집무실이 밀집한 곳으로 유명하다. 재택근무가 가능한 IT산업의 특성 상 이곳에 별도의 업무공간을 마련한 IT거물들이 상당수 존재한다. 미국 AI 산업의 심장으로 불리는 ‘유니언 스퀘어(Union Square)’, 글로벌 IT기업 본사가 밀집해 있는 실리콘밸리 등의 업무 시설과 샌프란시스코 해변 중간에 자리하고 있어 업무와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입지 조건이 이유로 꼽혔다.

 

글로벌 IT재벌부터 유니콘 CEO까지…퍼시픽 하이츠에 몰린 美 IT업계의 전설들

 

미국 AI산업 핵심 기업인 ‘엔비디아(NVIDIA)’ 창업주이자 CEO인 젠슨 황(Jensen Huang)은 ‘퍼시픽 하이츠’에 업무용 저택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포브스가 집계한 황 CEO의 재산 규모는 1500억달러(약 207조7500억원)에 달한다. 개인 재산 중 상당 부분이 엔비디아 주식이다 보니 매 년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고 있다. 황 CEO가 이끄는 엔비디아 본사 또한 샌프란시스코에 자리하고 있다. 

 

▲ 젠슨 황 CEO 소유 ‘퍼시픽 하이츠’ 저택(왼쪽)과 그의 가족들이 살고 있는 ‘로스 알토스 힐’ 저택. [사진=부동산플랫폼]

 

황 CEO는 2017년 3800만달러(약 525억원)를 들여 ‘퍼시픽 하이츠’ 소재 저택 한 채를 매입했다. 해당 저택은 샌프란시스코 명물로 불리는 금문교 막힘없이 볼 수 있는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지하를 포함해 총 5개 층으로 구성된 저택은 연면적 1080㎡(약 320평), 대지면적 574㎡(약 173평) 등의 규모다. 내부는 욕실 6개, 침실은 8개로 구성돼 있다. 차량 3대 가량을 주차할 수 있는 별도의 지하주차장도 마련돼 있다. ‘퍼시픽 하이츠’는 건물을 지을 토지조차 부족한 상황이라 마당 대신 층수를 높여 활동 공간을 높인 저택이 유독 많다.

 

황 CEO는 이곳 저택을 업무 공간으로 활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캘리포니아 ‘로스 알토스 힐(Los Altos Hills)’에 저택을, 하와이 ‘마우이(Maui)’에는 별장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대지면적 4050㎡(약 1200평), 연면적 800㎡(약 270평) 규모인 ‘로스 알토스 힐’에 위치한 대저택엔 그의 가족들이 거주하고 있다. 카운티에서 책정한 황 CEO 소유 ‘퍼시픽 하이츠’ 주택의 가치는 4400만달러(약 610억원)이다.

  

▲ [그래픽=장혜정] 사진=구글, ⓒ르데스크

 

‘오라클(Oracle)’ 창업주 겸 회장 래리 엘리슨(Larry Ellison) 또한 ‘퍼시픽 하이츠’에 위치한 저택 한 채를 소유하고 있다. 엘리슨 회장은 블룸버그가 집계한 IT 부호 순위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에 이어 2위에 오른 인물이다. 포브스가 추산한 그의 재산 규모는 2500억달러(약 346조원)에 달했다. 그가 설립한 오라클은 AI 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데이터 베이스 관리 시스템(DBMS)’ 분야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갖추고 있다.

 

엘리슨 회장은 1988년 ‘퍼시픽 하이츠’ 소재 저택을 390만달러(약 54억원)에 매입했다. 현재 시세는 1200만달러(약 16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해당 저택의 규모는 대지면적 690㎡(약 208평), 연면적 916㎡(약 277평) 등이다. 총 4층 구조의 저택 내부는 침실 5개, 욕실 6개 등으로 구성됐다. 엘리슨 회장은 해당 저택과 맞닿은 또 다른 저택을 4000만달러(약 550억원)에 매입해 두 저택을 철거한 후 새로운 저택 한 채를 지으려고 시도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해당 저택과 오라클 본사 간 직선거리는 약 6km에 불과하다.

 

엘리슨 회장 역시 ‘퍼시픽 하이츠’ 저택을 주로 업무 공간으로 활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가족들은 캘리포니아 ‘우드사이드(Woodside)’에 위치한 저택에 거주하고 있다. 해당 저택의 규모는 대지면적 9300㎡(약 2800평), 연면적 1750㎡(약 530평) 등이다. 이 외에도 그는 가족들과 휴가를 즐길 목적으로 하와이 ‘라나이 섬(Lānai)’을 통째 매입해 소유하고 있다. 

 

▲ 마크 핀커스 젠가 창업주 소유 ‘퍼시픽 하이츠’ 저택 전경. [사진=부동산플랫폼]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투자자이자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AI·암호화폐 차르’로 임명된 데이비드 삭스(David Sacks)도 ‘퍼시픽 하이츠’ 소재 저택을 가지고 있다. 삭스는 2012년 3450만달러(약 478억원)를 들여 대지면적 930㎡(281평), 연면적 2033㎡(615평) 규모의 저택을 매입했다. 저택은 지하 포함 총 4층 규모로 내부는 침실 6개, 욕실 7개로 이뤄져 있다. 저택의 현재 가치는 약 4900만달러(약 680억원)로 평가됐다.

 

삭스는 최근 워싱턴 D.C.에서 주로 머물다 보니 해당 저택을 활용하는 일이 거의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현재 1030만달러(약 140억원)에 매입한 워싱턴 D.C. 소재 고급 빌라의 펜트하우스에 거주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에어비엔비, 페이스북, 레딧, 스페이스X, 페이팔 등에 투자해 엄청난 수익을 얻은 삭스의 재산 규모는 약 20억달러(약 2조7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레스토랑 평점 플랫폼 ‘옐프(Yelp)’ 창업주인 재레미 스토펠먼(Jeremy Stoppelman) 역시 ‘퍼시픽 하이츠’ 주택 소유주 중 한 명이다. 약 30억달러(약 4조1600억원)의 재산을 보유한 스토펠먼 창업주는 2011년 2000만달러(약 277억원)을 들여 대지면적 550㎡(약 166평), 연면적 840㎡(약 253평) 규모의 저택을 매입했다. 해당 저택과 옐프 본사까지의 거리는 약 4km에 불과하다. 그는 해당 주택에서 가족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다. 저택의 현재 가치는 약 3200만달러(약 445억원)로 평가됐다. 

 

▲ 출·퇴근 시간대 샌프란시스코 주요 도로의 모습. [사진=SNS갈무리]

 

‘젠가(Zynga)’ 창업주이자 전 CEO인 마크 핀커스(Mark Pincus)도 ‘퍼시픽 하이츠’의 오랜 주민 중 한 명이다. 소셜 미디어 게임 제작사인 젠가는 인기 게임을 다수 출시해 성공 반열에 올랐으며 현재는 게임용 AI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핀커스 전 CEO의 재산 규모는 약 15억달러(약 2조700억원)로 알려졌다. 그는 2012년 1600만달러(약 220억원)를 들여 대지면적 1092㎡(약 330평), 연면적 1860㎡(약 562평) 규모의 저택을 매입했다. 5층 구조의 저택 내부에는 침실 8개, 욕실 13개 등이 마련돼 있다. 해당 저택의 현 가치는 약 2000만달러(약 278억원)로 평가됐다.

 

“시간이 곧 돈” 미국 IT업계 억만장자들이 수백억 들여 ‘업무용 저택’ 매입한 이유

 

‘퍼시픽 하이츠’의 가장 큰 매력은 뛰어난 ‘입지’다. 동쪽으로는 유니콘 기업이 몰린 유니언 스퀘어, 남쪽으로는 실리콘밸리, 서쪽으로는 해변과 골프장 등 휴양·여가 시설이 자리하고 있다. 높은 인구 밀도와 좁은 도로 등으로 인해 샌프란시스코 자체가 극심한 교통정체로 악명 높다 보니 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 쓸 정도로 바쁜 IT 거물들에겐 본사와 가까운 ‘퍼시픽 하이츠’ 만한 지역이 없는 셈이다.

 

퍼시픽 하이츠의 인구는 1만8000명에 불과하지만 가구 수는 1만700개에 달한다. 대부분 1인 가구라는 뜻이다. 가구 당 연평균 소득은 24만달러(약 3억3000만원)로, 미국 평균(8만달러·약 1억1000만원)의 세 배 수준이다. 현지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샌프란시스코 도심 중앙에 위치한 ‘퍼시픽 하이츠’는 천문학적 연봉을 받는 IT기업 임원들이 몰려 사는 지역이다”며 “그들은 수백억원을 들여서라도 업무용 주택을 따로 마련하는 게 도로에서 시간을 허비하는 것보다 경제적으로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댓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채널 로그인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이 궁금하신가요? 혜택 보기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
- 평소 관심 분야 뉴스만 볼 수 있는 관심채널 등록 기능
- 바쁠 때 넣어뒀다가 시간 날 때 읽는 뉴스 보관함
- 엄선된 기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뉴스레터 서비스
- 각종 온·오프라인 이벤트 우선 참여 권한
회원가입 로그인
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