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투자로 손해를 본 후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알트코인으로 만회하려다 오히려 더욱 큰 손실을 입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비트코인이 연일 급락하며 약세를 펼치는 가운데 업계 1위 업비트에서 하루 만에 수십 퍼센트씩 폭등하는 알트코인들이 대거 속출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코인들은 폭등 직후 곧바로 폭락하는 패턴을 지녔다는 점에서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경고가 나온다.
한방 역전 노린 알트코인 매수는 “투자 아닌 도박”…높은 손실 위험성에 우려 한목소리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업비트 상장 가상화폐인 코박토큰(CBK)은 지난 7일 장중 한때 전일 대비 54.91%까지 상승한 990원에 거래되며 하루만에 50%가 넘는 상승폭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 하루 만에 상승분을 대거 반납하며 836.6원에 장을 마감했고, 이후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11일 오전 11시 40분 기준 현재 744원에 거래되는 중이다. 불과 4거래일 만에 고점 대비 25% 가량 내렸다.
코박토큰에 이어 쿼크체인(QCR), 알파쿼크(AQT), 월러스(WAL) 등도 유사한 가격 변동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일 쿼크체인은 장중 한때 전장 대비 48.39% 오른 12.73원에 거래되며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내 가격이 급락하며 전일 대비 14.90% 상승한 9.857원에 장을 마감했다. 하루 만에 고점 대비 30%p 넘게 하락한 셈이다. 11일 오전 11시 40분 기준 쿼크체인은 10.08원에 거래되며 10원을 돌파했지만 여전히 8일 고가에 비해서는 20% 넘게 하락한 상태다.
지난 8일 쿼크체인과 함께 알파쿼크 역시 장중 한때 전일 대비 38.13% 상승한 2188원을 기록하며 급격한 오름세를 보였지만, 이내 상승분 일부를 반납하며 전장 대비 1928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후 알파쿼크는 연이은 하락세를 보이며 11월 오전 11시 40분 기준 1737원에 거래 중이다. 현재가는 8일 장중 고가 대비 20.7% 떨어졌다.
전날(10일)에는 월러스가 장중 한때 전장 대비 33.70% 오른 893원에 거래되며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내 상승분 대부분을 반납하며 전일 대비 3.16% 상승한 689원에 장을 마감하며 하루 동안 고점 대비 30%p 넘게 하락했다. 11일 오전 11시 40분 기준 월러스는 713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종가 대비 소폭 상승한 모습이지만 여전히 전일 고가에 비해서는 20% 넘게 하락한 상태다.
최근 일부 알트코인들이 업비트에서 차례로 상승하는 이른바 ‘순환펌핑’ 현상에 투자하는 이들 대다수는 최근 1년 이내 업비트를 이용하고 있는 기존 투자자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전인 지난해 12월을 끝으로 지난달까지 업비트의 신규 고객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8만명을 기록하던 신규 가입자 수는 지난달 14만명으로 대폭 감소했다. 월별로 ▲12월(38만명) ▲1월(27만명) ▲2월(16만명) ▲3월(14만명) 등 감소세가 뚜렷했다.
같은 시간 업비트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1억1930만원으로 다시 1억2000만원이 붕괴됐다. 지난 1월 1억6000만원을 돌파했던 비트코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로 투자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불과 약 3개월 만에 25% 가량 떨어졌다. 비트코인이 하락폭을 키우며 이렇다 할 상승 움직임을 보여주는 데 실패하자 기존 투자자들 중 일부는 상대적으로 등락폭이 훨씬 더 큰 알트코인 ‘불타기’로 수익률 회복에 나섰다. 불타기는 주가가 오르는 종목을 추가 매수하는 전략을 말한다. 다만, 알트코인 투자는 상승폭에 비해 하락폭도 매우 커 단기간에 투자 손실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위험이 크다.
업비트 거래소를 이용하는 가상화폐 투자자 최지석 씨(30·남)는 “지난 1월 트럼프가 비트코인에 대한 호재 전망을 계속 발표하면서 그동안 모아놨던 돈 일부를 비트코인에 투자했는데, 이후 계속 가격이 하락하면서 현재 손실액만 수천만원에 달한다”며 “요즘 알트코인들을 보면 하루에 1~2종목씩은 꼭 몇십프로씩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 비트코인 투자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가격이 급등한 알트코인에 ‘불타기’를 했는데 결과적으론 현재 –15%를 기록하면서 손실액만 더 커졌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불과 몇 분에 10% 가량 떨어지는 것을 보고도 어떠한 대처도 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상승한 알트코인을 매수하는 것이 손실액을 급격하게 키울 수 있는 매우 위험한 투자법이라는 지적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알트코인이 급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은 투자가 아닌 전형적인 투기 수요가 만들어낸 가격으로 언제든지 단기간에 폭락할 수 있다”며 “비트코인이 최근 몇 달 간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멘징’(손실난 부분을 메꾸는 것을 의미하는 투자 용어) 수요가 늘어 알트코인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가격이 순간적으로 오른 알트코인에 대한 투자는 그 어떤 코인 투자보다 투자 손실액을 대폭 늘릴 수 있는 가장 위험한 방식의 투자법이다”며 “이 부분에 있어서는 투자자들에 정말로 주의를 요하는 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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