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공지능(AI) 선도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집중되고 있다.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의 기조연설의 주인공을 맡은 것에 더해 그의 말 한마디가 국내 기업과 글로벌 투자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어서다. 덕분에 그의 생각이나 성향은 국제사회의 공통된 관심사가 됐다.
이런 가운데 젠슨 황 CEO의 성향·생각 등을 파악함에 있어 현재 미국의 실세로 자리 잡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된다. 두 사람이 여러 가지 공통분모를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성향이나 경영 스타일 등에서도 상당히 유사한 면모를 보이고 있어서다.
이민자 출신, 스탠퍼드, 스타트업 신화, 직설화법…젠슨 황과 일론 머스크의 평행이론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1963년 대만 타이난시에서 태어났다. 그는 부모님은 중국 저장성 출신의 대만계 미국인으로 젠슨 황이 9살 때 미국으로 이주해 켄터키주에 정착했다, 젠슨 황 CEO는 오리건 주립대학교에서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명문대로 꼽히는 스탠퍼드 대학에서 전기공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LSI 로직, AMD 등에서 근무하며 반도체 산업 경험을 쌓은 뒤 1993년 엔비디아를 설립했다.
창업 초기에는 자본금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는 성공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혁신을 시도하며 마침내 엔비디아를 세계 최정상 기업 반열에 올려놓았다. 그 역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성장했다. 특히 젠슨 황 CEO의 발언은 글로벌 증시를 출렁이게 할 정도로 막강한 파급력을 지니고 있다.
일례로 올해 CES에서도 그의 ‘스피치 파워’는 또 한 번 위력을 과시했다. 8일(현지시간) 젠슨 황 CEO는 월가 분석가들의 간담회에서 양자 컴퓨터 상용화 시기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매우 유용한 양자컴퓨터가 나오는 데 15년이 걸린다고 한다면 매우 이른 편에 속할 것이다”며 양자컴퓨터의 상용화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를 드러났다.
젠슨 황 CEO의 답변에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양자컴퓨터 관련주는 대거 폭락했다. 뉴욕증시에서 양자 컴퓨터 대장주라 불리는 아이온큐는 하루 만에 전날보다 39% 급락했다. 리게팅컴퓨팅은 45% 떨어졌으며 디웨이브도 36% 하락했다. 국내 증시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지난 9일 국내 양자컴퓨터 대장주로 꼽히는 아이윈플러스는 전일 대비 20.67%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바이오로그디바이스(-17.23%) ▲엑스게이트(-13.20%) ▲에치에프알(-11.61%) ▲우리로(-11.04%) ▲케이씨에스(-10.85%) 등도 모두 10% 넘게 하락했다.
이처럼 막강한 파급력을 지닌 젠슨 황 CEO의 ‘입’을 향한 국제 사회의 관심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그에 대해 더욱 면밀하게 파악하려는 움직임도 등장하고 있다. 그의 생각이나 성향을 자세히 알수록 국제사회 돈의 흐름을 파악하기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덕분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에 대한 관심도 부쩍 커졌다. 두 사람 사이에 ‘공통분모’가 상당히 많아 미국 월가에서는 ‘데칼코마니’라 부르는 이들이 적지 않았던 탓이다.
실제로 두 사람은 모두 타국에서 미국으로 건너 온 이민자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지녔다. 머스크는 1971년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출생으로 캐나다를 거쳐 미국으로 넘어간 이민자 출신이다. 두 사람은 스탠퍼드 대학 동문이기도 하다. 다만 젠슨 황 CEO가 전기공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것과 달리 일론 머스크 CEO는 재료과학 박사 과정 중 중퇴했다.
남들이 관심 갖지 않았던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 큰 성공을 거머쥐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를 만들 당시 전기자동차에 대한 주목도가 높지 않았다. 2003년에 설립된 테슬라는 창립 이래 2017년까지 적자 상황을 이어가는 등 생존 전망이 불투명했으나 2018년 테슬라 모델 3이 대성공을 거두면서 테슬라는 단숨에 글로벌 자동차 기업 반열에 오르게 됐다.
두 사람 모두 특유의 직설적인 화법으로 유명하다. 그동안 머스크는 심심찮게 자신이 인수한 소셜미디어 트위터(현 X)에 다소 직설적이고 공격적인 화법의 게시글을 대거 올렸다. 또 이러한 언행은 모두 투자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일례로 지난해 11월 머스크는 자신의 X 계정에 미 국방부가 제작한 5세대 전투기 F-35 전투기를 강하게 비판하는 글을 개제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F-35는 어느 것도 뛰어난 것이 없는 쓸모없는 기체에 불과하다” 등 미 국방부의 예산 낭비를 비판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해당 내용의 글이 개제된 뒤 이날 뉴욕증시에서는 미국 대표 방산 업체인 록히드 마틴 주가가 4% 가량 급락했다. 미국을 넘어 국내 대표적인 방산주로 꼽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등도 모두 10% 넘게 내렸다.
전문가들도 젠슨 황과 일론 머스크의 행보에는 유사점이 상당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젠슨 황과 일론 머스크는 모두 이민자 출신으로 어린 시절부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만 하는 과정에서 강한 성공 욕구와 새로운 과제를 선점하는 능력 등을 공통적으로 함양했을 것이다”며 “두 사람 모두 평소 본인의 주장도 강하고 마치 한쪽으로 편견을 가지고 있는 듯한 말들을 서슴지 않는 것으로 볼 때 성향이나 생각, 또 앞으로의 경영 행보에도 비슷한 면모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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