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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 건네는 위로 한 스푼, SNS ‘길거리 메시지’ 화제
도시가 건네는 위로 한 스푼, SNS ‘길거리 메시지’ 화제
[사진=Secondsapart]

“2025년은 과거를 잊고, 스스로를 용서하고 다시 시작하기 완벽한 한 해야.”

 

새해를 맞아 A4 용지에 프린트된 이 메시지가 도시 곳곳에 붙어 시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 문구들은 SNS에서도 화제를 모으며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고 있다. 특히 새해를 맞아 과거의 후회나 미련을 내려놓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하며 큰 공감을 얻고 있다. 바쁜 도시 생활 속에서 잠시나마 위로를 건네는 문구들이라는 평가다.

 

이 메시지들은 새해 결심으로 가득한 시기에 자신을 위로하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을 주제로 한다. 예컨대 “Thank you for being patient with me on my bad days (내가 안 좋은 날에도 나를 견뎌줘서 고마워)”는 13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지난해를 돌아보고 주변인에게 감사를 표하는 메시지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또한, “still love the people I've loved, even if I cross the street to avoid them (난 아직도 내가 사랑하던 사람들을 사랑해, 비록 그들을 피해 길을 건널지라도)”는 5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과거 관계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 큰 인기를 끌었다. 

 

▲ A4 용지에 프린트 된 메시지들은 도시 곳곳에 붙여져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사진은 문구가 붙은 도시의 거리. [사진=Secondsapart]

  

이처럼 도시 공간에서 마주치는 메시지들은 꾸준히 사람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2021년에는 ‘Dude with Sign’이라는 남성이 정치·시위용 피켓에 일상적 유머를 담아내며 큰 화제를 모았다. 피켓에는 “Dogs>People (개>사람)”, “$1000 Phones should not be shattered so easily (1000달러짜리 폰이 너무 쉽게 박살나서는 안된다)” 등 일상 속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예술가들도 도시를 자신만의 캔버스로 활용하며 시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해왔다. 도시라는 공공의 공간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다는 점과 예기치 못한 순간에 메시지를 접할 수 있다는 의외성이 이런 작업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영국의 거리 예술가 뱅크시는 도시에서 그래피티를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며 전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그의 작품은 주로 정치적 풍자와 사회 비평을 담고 있다. 화염병 대신 꽃다발을 던지려는 시위자, 서로 키스하는 런던 경찰 등 날카로운 비판 속에 유머가 있다. 35초 만에 작업을 마치고 사라지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대부분의 작업이 불법인 까닭이다.

  

뱅크시는 미술관이나 갤러리와 달리 도시의 공공 공간은 누구나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을 간파했다. 정체를 숨긴 채 활동하면서 전쟁, 불평등, 사회 부조리 같은 민감한 주제를 도발적이면서도 위트 있게 다뤘다. 이를 통해 권력을 자유롭게 비판하며 작품의 메시지 자체에 집중할 수 있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작품들은 처음엔 불법 낙서로 여겨졌으나 이제는 그 자체로 도시의 명소가 돼 많은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 예술가들 역시 도시를 자신들의 캔버스이자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장으로 활용해왔다. 사진은 도시 건물의 벽에 그려진 뱅크시의 그래피티(왼쪽)와 인베이더의 침략. [사진=Banksy, Invader]

 

프랑스 출신의 예술가 인베이더는 도시 곳곳에 픽셀화된 타일 작품을 설치해 시민들의 흥미를 유발한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예술을 해방시키겠다는 목표가 이 프로젝트의 배경이다. 설치 작업의 99%가 불법이지만 대부분의 건물주들은 작품을 그대로 두고 있다.

 

인베이더는 자신의 작업을 ‘침략’이라 부른다. 각 도시마다 20~50개의 작품을 설치하고 이를 침략 점수로 환산한다. 파리, 뉴욕, 홍콩 등 세계 주요 도시들은 이미 그의 픽셀 아트로 채워져 있다. 지난해 10월 서울 홍대에도 그의 작품이 등장했지만 훼손돼 화제가 된 바 있다. 시민들은 그의 작품을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는 것을 일종의 보물찾기처럼 즐기고 있다.

 

도시 속 메시지들은 예기치 못한 순간에 마주칠 수 있다는 의외성과 금세 사라질 수 있다는 일시성을 특징으로 한다. SNS에서의 높은 조회수는 이러한 특성이 현대인의 공감을 얻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상적 감정부터 뱅크시의 날카로운 사회 비평까지 도시 속 메시지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바쁜 일상을 사는 시민들의 발걸음을 붙잡는다는 평이다.

 

이윤서(26·여)씨는 “SNS에 위로의 말들은 넘쳐나지만 실제 도시 공간에서 마주치는 메시지라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며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공간에서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게 위로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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