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의 자극적인 숏폼과 릴스 콘텐츠에 피로감을 느낀 청년세대가 의외의 휴식처로 책을 선택하며 독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들이 책을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독서 경험을 다시 SNS에서 공유하면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 중심에는 책을 독특한 방식으로 소개하는 ‘북 인플루언서’들이 있다.
지난 6월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은 역대 최다 관람객인 15만 명이 방문했으며, 이 중 20~30대가 73%를 차지했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3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서도 20대의 독서율이 74.5%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이러한 트렌드 속에서 북 인플루언서들은 청년세대의 취향과 일상에 맞춘 콘텐츠를 선보이며 독서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단순히 책과 감상평을 올리는 것을 넘어 책을 일상과 연결하고, 문학을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독서 입문자들을 대상으로 활동하는 @hipster__egg는 고전문학부터 신간까지 폭넓은 책을 소개한다. 고양이 이미지를 활용하거나 유행하는 밈을 접목해 친근하게 소통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시험 기간에 읽기 좋은 책’, ‘이별 후 위로가 되는 책’ 등 상황별로 맞춤형 큐레이션을 제공하며 독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private.__.folder_는 책과 문화를 접목한 콘텐츠를 제작한다. 영화 스틸컷이나 음악 가사와 어울리는 책 구절을 매칭하거나, 파티나 전시 등 문화 행사 정보를 함께 공유하며 독서를 젊은 세대의 라이프스타일로 승화시키고 있다.
@check_eat_은 ‘집 나간 책맛 찾습니다’라는 독특한 주제로 독서를 음식 취향에 비유하며 소개한다. 책 맛집 탐방, 책잇정식, 목욕미식회 등의 기획을 통해 독서 콘텐츠를 선보인다. 감각적인 디자인과 위트 있는 문구로 책의 핵심을 전달하며, 친근한 어투로 독자들과 소통해 독서의 문턱을 낮추고 있다.
@je0nmag은 시에 유머를 더해 색다른 콘텐츠를 만든다. 진지한 시구를 화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 빗대어 재해석하거나 일상적인 유머와 연결해 재미있게 풀어낸다. ‘시 구절을 충청도식 화법으로 바꿔본다면?’, ‘만약 시집이 고양이였다면?’ 같은 주제를 통해 시를 어렵게 생각하는 독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간다.
이러한 북 인플루언서들이 주목받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있다. 전문가들은 알고리즘이 끊임없이 추천하는 자극적 콘텐츠에 지친 청년세대가 디지털 디톡스 수단으로 책을 선택했다고 분석한다. 여기에 숏폼이나 릴스 같은 트렌드와 반대되는 ‘텍스트 힙’ 현상도 한몫했다. 독서가 단순한 취미를 넘어 개성 있는 문화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와 함께 책을 따라 읽고 SNS에 공유하는 ‘디토(Ditto) 소비’ 트렌드도 독서 경험 확산에 영향을 미쳤다.
김헌식 중원대학교 특임교수는 “SNS와 책이 상생하며 독서의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며 “사투리, 밈, 대중문화적 요소 등을 활용한 접근 방식이 책의 놀이성과 재미를 강화하며 독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SNS 시대에 맞춰 책의 형식과 내용도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웹툰이 스마트폰 화면에 맞춰 세로 스크롤 방식으로 변한 것처럼, 책도 SNS에서 다루기 좋은 방향으로 디자인과 편집 방식이 달라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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