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조언 · 장례식 규칙까지…청년 심금울린 시니어 인플루언서들
인생 조언 · 장례식 규칙까지…청년 심금울린 시니어 인플루언서들
[사진=Freepik]

‘Run If you think I'm sexy. (내가 섹시하다고 생각한다면 달려)’


최근 미국의 한 마라톤 대회에서 한 노인이 든 이 피켓이 전 세계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갱스터 그래니’로 알려진 로스 스미스의 할머니가 쓴 문구는 지나가는 모든 선수가 자연스럽게 그녀를 칭찬하게 되는 유쾌한 아이디어에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게시물은 순식간에 퍼져나가 470만 개의 좋아요를 받고 170만회 이상 공유되며 소셜미디어를 뜨겁게 달궜다.


청년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SNS에서 새로운 스타들이 부상하고 있다. Age Co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55세 이상의 57%가 매일 SNS를 사용하고 있으며, Z세대의 40%는 장년층 이른바 ‘그랜플루언서’의 콘텐츠를 더 보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틱톡,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시니어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피켓의 주인공인 98세의 크리스타 라멘돌라(@rosssmith)는 인스타그램에서 400만 팔로워를 보유한 인기 인플루언서다. 손자 로스 스미스와 함께 야생 탐험, 깜짝 카메라 등 재치있는 도전을 담은 영상으로 유명세를 얻었다. 2023년 가디언즈 경기에서는 시구를 하기 전에 맥주를 들이키고 잔을 바닥에 던지는 모습이 화제가 됐다. 98세의 생일에는 소원으로 ‘경찰에 체포 당하는 할머니’ 영상을 올려 눈길을 끌기도 했다.

 

▲ 사진은 시니어 인플루언서로 활동중인 크리스타 라멘돌라(왼쪽)와 릴리안 드로니악. [사진=인스타그램 및 틱톡 갈무리]

 

92세의 릴리안 드로니악(@grandma_droniak)은 틱톡 1460만, 인스타그램 342만 팔로워를 보유한 대표적인 시니어 인플루언서다. 손자 케빈의 도움으로 틱톡을 시작한 그는 독특한 인생 조언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자신의 장례식 규칙을 담은 유쾌한 영상은 3100만 뷰를 기록했다. 또한 세상을 떠난 전 남자친구들에 대한 일화와 요양시설에서의 연애, 죽음에 관한 이야기 등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콘텐츠로 젊은 층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틱톡에서 900만 팔로워를 보유한 쿨 그랜파(@theverycoolgrandpa)는 학교를 가는 4단계, 이별 후 심경과 행동 변화 6단계 등 젊은 세대의 일상을 유쾌하게 재현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그의 영상은 학생들의 모습을 정확하게 포착하고 청년들의 심리를 세밀하게 그려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으로 입소문을 탔다.

 

▲ 사진은 시니어 인플루언서로 활동중인 쿨 그랜파(왼쪽)와 셜리 커리. [사진=틱톡 및 유튜브 갈무리]

 

게임 방송 분야에서는 ‘스카이림 할머니'로 불리는 셜리 커리가 주목을 받고있다. 88세인 그는 2015년부터 게임 ’스카이림‘ 플레이 영상을 유튜브에 공유하며 131만 구독자를 모았다. 연세가 지긋한 할머니가 게임을 한다는 사실과 독특한 그녀만의 매력적인 성격과 유머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게임 개발사 베데스다는 그녀를 차기작의 캐릭터로 등장시키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이처럼 청년들이 열광하는 시니어 인플루언서들의 공식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나이를 콘텐츠의 강점으로 활용했다. 장례식 규칙이나 요양시설에서의 연애와 같은 시니어만의 독특한 소재를 유쾌하게 풀어내내 젊은 층의 관심을 끌었다. 

 

나이를 뛰어넘는 도전정신도 이들의 인기를 견인했다. 시구를 하거나 게임 방송을 진행하는 등 시니어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새로운 시도로 젊은 세대의 환호를 받고 있는 것이다. 


김은지(여·26·가명)씨는“시니어 인플루언서들이 자신의 장례식 규칙을 이야기하면서 죽음을 오히려 유쾌하게 다루는 것이 인상적이다”며 “우리 세대는 죽음이나 노화와 아직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는데 이걸 함께 웃으며 나누니까 나이 듦이 결코 두렵거나 부끄러운 게 아니고 더 재미있고 당당하게 살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아서 응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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