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부터 쇼핑·타투까지…도파민 중독 SNS ‘랜덤 소비’ 경고등
여행부터 쇼핑·타투까지…도파민 중독 SNS ‘랜덤 소비’ 경고등
[사진=Sameboat]

최근 SNS를 중심으로 ‘랜덤 소비’ 콘텐츠가 확산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랜덤 소비는 여행부터 쇼핑, 타투 등에 이르기까지 정해진 계획없이 말그대로 무작위로 정한 뒤 소비하는 걸 말한다. 주로 청년들 사이에서 이러한 랜덤 소비 문화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SNS 상에서 유행하는 랜덤 소비는 청년들 사이에선 일종의 놀이문화로 자리잡았다. 불확실성이 주는 설렘과 자극이 재미를 주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랜덤소비하는 모습들을 SNS 플랫폼에 올려 자신들의 공유하고 있는데, 대다수 청년들은 재미있어 보인다는 긍정적인 반응 일색이다.

 

인스타그램에서는 네일아트 샵에서 눈을 가린 채 카드 뽑기로 디자인을 결정하는 ‘랜덤 네일 챌린지’가 수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미국 스타벅스 드라이브 스루에서는 바리스타에게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료 주세요”라고 요청하는 랜덤 음료 주문도 인기다.


틱톡과 인스타그램에서 랜덤여행, 랜덤네일 등 즉흥적인 소비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랜덤 여행 챌린지’ 영상은 100만 뷰를 돌파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랜덤 여행 챌린지는 계획없이 지도에 다트를 던져 다트가 꽂힌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 예컨대 전국 지도를 펼쳐놓고 다트를 던져 부산이 나오면 부산으로 떠나는 식이다.

 

최근에는 가챠와 카드 뽑기 등으로 몸에 평생 남는 타투 디자인까지 랜덤으로 정하는 사례도 있다. 가챠머신 타투는 머신에 동전을 넣고 손잡이를 돌리면 무작위로 타투 도안이 담긴 캡슐이 나오는 방식이다. 타투이스트가 준비한 수십 가지의 디자인 중 하나가 담긴 캡슐을 뽑으면 그 캡슐에 담긴 그림을 피부에 새기는 것이다. 카드 뽑기 타투는 디자인을 볼 수 없는 상태에서 카드를 뽑아 선택한 카드의 그림을 몸에 새기는 방법이다. 한순간의 설렘과 재미를 위해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 Z세대들이 다양의 방식의 '랜덤'으로 일상의 선택을 맡기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dkxltmxm_jh, gamer.ink, mailsbyquincey. [사진=인스타그램 갈무리]

 

이러한 랜덤 소비 트렌드가 확산될수록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소비자의 주체성 상실이다. 넘쳐나는 정보 속 선택 피로를 해소하겠다며 시작된 랜덤 소비가 오히려 합리적 판단 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실질적 가치보다 순간의 기대감에 치중된 소비를 조장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Z세대의 호기심과 새로움에 대한 욕구를 자극해 비합리적 소비를 유도한다는 것이다. 한 번의 랜덤 타투가 평생의 후회로 이어질 수 있고, 랜덤 여행이 값비싼 충동 소비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Z세대들이 예측할 수 없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찾고 색다른 경험을 추구한다”며 “그 선택이 실질적으로 본인에게 가치 있는 소비인지 고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로서 주체성을 가지고 합리적인 선택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현명한 소비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즐거운 과정만큼 지속 가능한 소비 습관과 만족스러운 결과도 함께 고려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댓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채널 로그인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이 궁금하신가요? 혜택 보기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
- 평소 관심 분야 뉴스만 볼 수 있는 관심채널 등록 기능
- 바쁠 때 넣어뒀다가 시간 날 때 읽는 뉴스 보관함
- 엄선된 기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뉴스레터 서비스
- 각종 온·오프라인 이벤트 우선 참여 권한
회원가입 로그인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