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폭탄 맞을라”…트럼프 한 마디에 韓 철강업계 ‘고심’
“관세폭탄 맞을라”…트럼프 한 마디에 韓 철강업계 ‘고심’
[사진=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국내 철강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무역 장벽 강화로 대미 수출 물량이 제한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포스코 및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업계는 트럼프발 관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국가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2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관세 인상 첫 타깃으로 중국과 함께 캐나다, 멕시코 등을 지목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내년 1월 20일 취임 당일에 중국에 추가 관세에 더해 10%의 관세를 더 부과하고, 멕시코와 캐나다에는 각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트럼프는 당선인은 “철강 수입품에 60% 이상의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고,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 관세를 전면적으로 부과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철강 업계는 이미 트럼프 1기 정부 당시 무역 규제로 곤욕을 치른 역사가 있다. 2기 행정부에서도 이 같은 모습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1기 시절 트럼프 당선인은 무역확장법 232조를 이용해 해외 철강에 25%의 보편 관세를 부과했다. 미국 산업을 보호한다는 명분과 함께 쇠퇴한 공업지대 러스트벨트 유권자의 지지를 얻기 위해 자국 철강업을 살리겠다는 이유에서다.

 

▲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무역확장법 232조에는 국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품목의 수입을 대통령이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이 명시돼 있다. 해당법은 1962년 제정돼, 1995년 이후에는 사실상 실제적인 효력을 잃어버렸지만 트럼프 정권이 보호무역 강화를 이유로 부활시킨 법안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철강 관세 부과를 위해 무역확장법 232조를 다시 꺼내 들 수 있다.


국내는 트럼프 1기 시절 철강에 대해 25% 관세 대상국으로 지정될 뻔했다. 다행히 국내 재계와 정부가 힘을 합쳐 미국에 공문을 보내는 등의 대응으로 쿼터제로 규제를 완화시켰다. 현재 국내는 대미 철강 수출에서 263만톤(t) 무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쿼터제 한도를 넘는 철강에 대해서는 기존 25% 관세가 적용된다.


쿼터제가 실행된 이후 국내 기업들의 미국 철강수출은 급감했다. 쿼터제를 실행하기 이전인 △2015년에는 396만t △2016년 374만t △2017년 354만t 등을 기록했었다. 그러다 쿼터제가 실행된 △2018년 254만t을 시작으로 △2019년 222만t △2020년 194만t △2021년 194만t 2021년 269만t △2022년 253만t 등으로 사실상 쿼터제 보다 많이 수출한 적이 없다. 


철강 수출 품목별로는 2022년 주력 수출 품목인 열연강판은 35만6000t으로 전년 대비 33.6% 급감했고, 아연도강판과 중후판은 11만8000t, 18만3000t으로 각각 12.6%, 20.8% 감소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주력 제품인 전기강판과 선재는 68.8%, 34.2%의 높은 감소율을 기록했다.

 

▲ 트럼프 당선인이 수입 철강에 대한 관세와 더불어 우회 기지로 의심되는 국가들에 대한 규제 강화를 예고했다. 사진은 철강회사 현장 모습. [사진=뉴시스]

 

트럼프 2기가 1기보다 더 우려스러운 이유는 멕시코와 베트남 등에 대한 무역장벽 강화까지 예고했기 때문이다. 해당 국가들은 미국 관세를 피할 수 있는 우회 국가들이다. 만약 트럼프 행정부가 이들 국가를 중국산 제품의 우회 기지로 판단할 경우,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 또한 함께 충격을 받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포스코멕시코는 미국 자동차사에 납품하는 아연도강판에 한국산 냉연 소재를 사용하고 있어 USMCA 조강 기준 미달 시 관세를 물어야 한다. 현재도 미국은 USMCA 회원국인 멕시코산 제품의 유입을 강력히 차단하고 있다. 포스코베트남에 대해서도 한국산 철강의 우회 덤핑 조사를 진행 중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 철강에 대해 고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우회 국가들에 대한 장벽도 높이려 한다”며 “만약 이것이 실행된다면 1기 시절 겨우 지켜낸 쿼터제가 폐지될 수 있고 우회 국가에 진출한 기업들의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에 미국에 들어가지 못한 중국산 덤핑 공세까지 증가하면 국내 철강 기업들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철강업계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장벽 강화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현재 적용 중인 쿼터제라도 방어해야 한다고 토로한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본격 가동되면 국내 철강 산업에 대한 수입규제가 한층 강화돼 큰 가격을 입게 될 것이다”며 “현재 쿼터제를 유지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자 우리나라 입장에선 최고의 결정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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