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불장’ 믿고 투자했다 낭패, 청년세대 금융문맹 주의보
‘코인 불장’ 믿고 투자했다 낭패, 청년세대 금융문맹 주의보

최근 자본 시장의 변동성 증가와 투자에 대한 관심 증대로 인해 청년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무분별한 투자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투자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지식없이 분위기에 휩쓸려 투자했다 투자 실패와 개인 회생 등으로 이어지면서 우려를 사고 있다. 더욱이 최근 가상화폐 시장과 증시가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만큼 전문가들 사이에선 무분별한 투자에 앞서 금융투자에 대한 공부가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청년들 사로잡은 비트코인·주식…위험천만 불나방 투자 피해 속출


이달 초 재선에 성공한 도널드 트럼프는 지난 7월 비트코인 콘퍼런스에 참석해 “미국이 지구의 가상화폐 수도이자 세계의 비트코인 슈퍼파워가 되도록 하겠다”며 “친 비트코인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약했다. 당선 이후 비트코인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어 최근 청년들 사이에서는 해외 주식만큼 인기 있는 투자 종목으로 손꼽히고 있다.


주식 시장은 코로나 시기 전 세계적으로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크다 보니 이를 투자 기회로 본 청년들이 대거 유입됐다. 지난 2022년 자본시장연구원이 발표한 ‘국내 개인투자자의 행태적 편의와 거래행태’에 따르면 10~30대 주식투자자 비중은 2019년 21%에서 1년 사이에 43%로 증가했다. 


▲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이처럼 자산 증식을 위해 코인이나 주식 투자를 시작한 청년들의 수는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금융과 관련된 지식이 없어 손해를 보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투자 시장에서 청년들이 이러한 문제를 겪고 있는 원인 중 하나는 ‘금융 문맹’이다. 금융 문맹은 금융을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한 사람을 의미한다. 이러한 능력이 부족하다보니 청년들은 어떤 투자처가 좋다는 이야기만 들으면 과감하게 그 종목에 투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또한 이들은 주식, 코인 등에 투자하기 위해 금융상품 및 서비스를 선택할 때 전문적인 정보보다 유튜브, 지인 등을 통해서 얻게 된 비전문적인 정보를 참고해 투자한다. 이런 정보들은 자극적이고 정확하지 않은 정보인 경우가 많아 투자 심리를 조장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에 르데스크는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나의 금융지식 수준은’ 퀴즈에서 4문제를 선별해 대학생 71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문제는 6~8점 문제 중 금융과 투자에 대한 어느정도의 지식만 있으면 맞출 수 있는 문제로 선정했다. 


금융 투자를 해봤다고 답한 사람은 총 48명으로 그 중 약 46%인 22명이 원금 손실이 10% 이상인 투자 실패를 경험해 본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 중 투자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고 밝힌 사람들은 퀴즈에서 평균적으로 29%의 정답률을 보였다. 특히 대다수가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고 답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식과 관련된 퀴즈의 정답률이 33%를 상회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 일부 청년들은 섣불리 투자를 시작했다가 큰 돈을 잃는 사례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사진은 20% 이상 손실이 난 한 학생의 계좌. ⓒ르데스크

 

대학생 장동우 씨(26·남·가명)는 “몇 년 전에 군 생활하면서 모아둔 돈을 제대하면서 전부 삼성전자 주식을 105주 구매하는데 사용했다”며 “구매할 때 어떠한 기준도 없이 ‘삼성이니까 언젠간 큰돈이 되겠지’라는 생각과 선임이 ‘우리나라 주식은 삼성전자가 제일 좋다’고 말해서 의심 없이 투자했는데 지금 손실이 20% 이상 난 상태다”고 밝혔다. 장 씨는 “그 큰돈을 투자하면서 어떤 기준도 없이 투자를 했던 것 같아서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내가 한편으로는 대단한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4문제 중 2문제를 맞춘 장 씨는 “퀴즈 문제 중 아는 것도 있었지만, 모르거나 부족하게 아는 것이 더 많았던 것 같다”며 “특히 주식 문제도 틀렸는데, 이를 보면서 ‘당분간 투자할 계획이 없어서 다행이다’라고 느꼈다”고 밝혔다.


대학생 정예린 씨(23·여)는 “가끔 소액으로 주식을 한 푼 한 푼 하기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주식 계좌를 보니까 돈이 예전보다 많이 줄어있었다”며 “4문제 중 1문제를 맞췄는데, 지금 보니 한 푼 한 푼 주식을 해야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미래를 보고 주식과 관련된 책을 구매하거나 공부를 하는 게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결과론적이기는 하지만 금융과 관련된 기본 지식도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투자에 뛰어들 경우 투자 실패를 경험할 수도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도 소액으로 하는 주식의 경우 그나마 다행이라며, 큰돈으로 투자를 시작할 생각을 하고 있다면, 어느 정도 학습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단타로 큰 돈 벌기 어려워, 장기적인 관점이 중요…그러기 위해선 ’공부‘가 필수적


우리나라 청년들의 금융교육 문제는 지표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2년 마다 한 번씩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은 ‘전 국민 금융이해력 조사’를 실시한다. 지난해 3월에 발표된 2022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2년 전 조사에 비해 금융 이해력이 소폭 오른 결과를 보였지만 여전히 연령, 소득, 학력별 격차가 크게 드러난 것으로 조사 결과 밝혀졌다.


▲ 우리나라 청년들은 금융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 없이 과감히 투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하나은행 딜링룸의 모습. [사진=뉴시스]

 

우리나라 성인(18~79세)의 금융이해력 점수는 66.5점이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62점을 상회하는 결과지만, 금융 선진국으로 볼 수 있는 최소 목표점수(66.7점)에는 미치지 못한다.


한국은행과 금감원은 ▲금융지식 ▲금융행위 ▲금융태도 등을 묶어 금융이해력을 평가한다. 이번 조사에서 이 항목별 점수는 각각 75.5점, 65.8점, 52.4점이었다. 금융태도가 낮다는 것은 미래보다는 현재를, 저축보다는 소비를 선호한다는 의미다. 여기서도 우려되는 점은 20대가 48.9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는 점이다.


금융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가지고 있지도 않으면서 저축보다는 소비를 선호하는 청년들의 모습을 본 많은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이들은 무분별하게 투자하는 청년들의 투자 모습과 저축보다는 소비에 집중된 소비 습관에 대해서 더욱 우려하고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제학과 교수는 “근로 소득으로만 큰 돈을 모으기 어렵다는 생각이 최근 청년들 사이에서 널리 퍼지자, 해외 주식, 혹은 국내 주식, 비트코인 등 다양한 투자를 시작하고 있는 청년들의 모습을 볼 수 있지만 대다수의 청년들은 본인의 투자 성향과 선호하는 종목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게 함정이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과감하게 돈을 투자하는 것도 좋지만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투자 시장과 금융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어느 정도 파악한 뒤 투자를 시작하는 게 좋다”며 “또한 투자는 100%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는 만큼, 언제나 여유자금으로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댓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채널 로그인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이 궁금하신가요? 혜택 보기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
- 평소 관심 분야 뉴스만 볼 수 있는 관심채널 등록 기능
- 바쁠 때 넣어뒀다가 시간 날 때 읽는 뉴스 보관함
- 엄선된 기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뉴스레터 서비스
- 각종 온·오프라인 이벤트 우선 참여 권한
회원가입 로그인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