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대표 길거리 간식 오뎅·호떡·붕어빵·떡볶이, 이른바 ‘오호붕떡’의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직장인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추운 날씨로 체력 소모가 큰 겨울철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해 즐겨 찾던 간식 메뉴조차 마음껏 즐길 수 없는 현실이 야속하게 느껴진다는 반응이다. 광화문, 을지로, 명동 등 오피스 밀집 지역의 ‘오호붕떡’ 시세(1개·1인분)는 ▲오뎅 1500~2000원 ▲호떡 2000~2500원 ▲붕어빵 700~1000원 ▲떡볶이 5000원 등이었다.
오뎅 1개 2000원, 호떡 1개 2500원, 붕어빵 1000원…맛보다 가격에 놀라는 K-간식들
21일 르데스크가 취재한 결과, 주요 기업이 밀집해 있는 광화문, 명동 등에 위치한 겨울철 대표 간식의 가격은 과거에 비해 부쩍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1개에 700원 혹은 2개에 1000원 하던 포장마차 꼬치오뎅은 어느새 1개에 2000원까지 올랐다. 같은 가게의 떡볶이 가격은 1인분에 5000원에 달했다. 떡볶이 1인분에 오뎅 2개만 먹어도 만원에 육박하는 셈이다.
호떡과 붕어빵 등의 가격도 과거에 비해 크게 올랐다. 명동역 인근의 한 노점에서 판매되는 호떡 1개의 가격은 2000원~2500원에 달했다. 근처 다른 가게들 역시 호떡 한 개 가격이 2000원 수준이었다. 과거 3마리에 1000원 정도였던 붕어빵 가격은 현재 3마리에 2000원 등으로 약 2배가량 가격이 올랐다. 붕어빵 하나에 1000~1500원 가량에 판매하는 곳도 더러 존재했다.
과거에 비해 몰라보게 오른 길거리 간식 가격에 직장인들은 한숨부터 내쉬고 있다. 한 끼에 만원을 훌쩍 넘는 런치플레이션(점심 물가상승)으로 고통 받는 것도 모자라 고단한 직장 생활의 소소한 즐거움마저 사라지게 생겼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직장인들이 즐겨 먹는 점심 메뉴들의 가격은 대부분 1만원에 육박했다. 서울 기준 평균 가격은 ▲비빔밥 1만1038원 ▲삼겹살 1인분(200g) 2만83원 ▲냉면 1만1923원 ▲칼국수 9385원 ▲김치찌개 8192원 등이었다.
광화문에서 만난 직장인 장우현 씨(34·남)는 “흔히 길거리 간식은 점심과 저녁 사이 간단한 요깃거리로 즐기는데 특히 요즘 같이 추운 날씨엔 체력소모가 많아 더욱 많이 찾는다”며 “그런데 요즘은 길거리 간식 물가가 너무 올라 어떨 때는 한 끼 식사보다 많이 나올 때가 있다”고 말했다. “오뎅 2~3개에 떡볶이 1인분만 먹어도 만원이 넘어 차라리 한 끼를 더 먹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고 부연했다.
을지로에서 만난 직장인 정은지 씨(29·여)는 “얼마 전 동료들과 간식 내기에서 져서 호떡을 사러 인근 노점을 갔는데 한 사람에 한 개씩 사고 나니 몇 일치 밥값이 나왔다”며 “길거리 간식은 평소에 별 생각 없이 지갑을 여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엔 가격이 너무 올라 이제는 먹기 전에 가격부터 물어보는 게 습관이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사회 전반에 걸친 물가 상승 기조가 서민 음식을 대표하는 길거리 음식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고물가로 고통 받는 서민 직장인을 위해서라도 지자제 차원에서 가격 관리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점심물가와 함께 길거리 간식 물가가 크게 오르는 이유로는 재료비 및 부자재 가격 상승 등의 요인을 들 수 있다”며 “당분간 경기 악화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서민들의 외식 물가는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도한 물가상승으로 심리적인 거부감이 생기게 되면 다시 지갑을 열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내수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서라도 정부나 지자체 자원에서도 해결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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