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석동 효사동부터 우이동을 종점으로 하는 151번 버스 노선은 서울 시내 곳곳에 위치한 카페거리를 지나간다. 세간에 널리 알려진 성수동이나 가로수길 카페거리 외에 아직 덜 알려진 낭만 가득한 숨은 카페거리도 방문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4·19 국립묘지와 근현대사기념관을 볼 수 있는 4·19 거리에도 카페거리가 있다. 강북구에 위치한 4·19 카페거리는 어딘가 모르게 한적한 분위기를 풍기는 게 특징이다.
151번 버스를 타고 419 카페거리에 가기 위해서 주로 사용하는 네이버 지도나 카카오맵의 경우 ‘국립 419묘지 삼거리. 윤극영 가옥’ 정거장에서 하차한 뒤 골목을 이용해서 방문하는 경로를 알려준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에게 익숙한 골목의 특성상 초행자들은 길을 잃기 쉽다. 그러나 한 정거장 뒤인 ‘국립 4.19 민주묘지 입구 사거리’ 정거장에서 하차할 경우 정거장 옆에 있는 신호만 건너면 된다. 버스에서 내린 뒤 약 10분 정도 도보로 이동하다보면 바로 카페거리에 방문할 수 있다.
카페거리 초입에는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프랜차이즈 카페가 많지만 깊숙하게 거리 안쪽으로 들어가다 보면 동네 분위기와 잘 어우러진 카페들도 볼 수 있었다. 카페거리 끝에는 근현대사기념관이 있다. 기념관을 등지고 거리를 내려다보면 보면 왼쪽과 오른쪽 모두 카페로 가득찬 모습을 볼 수 있다.
가정집을 개조해 정원과 방으로 꾸민 카페뿐만 아니라 갤러리 느낌이 나는 카페, 다양한 빵을 판매하고 있는 수제 베이커리 카페, 1층 야외테라스에서 3층 루프탑까지 전망 좋은 좌석을 마련한 카페까지 다양한 카페가 거리 양쪽을 가득 채우고 있는 모습이다.
대부분의 카페거리는 연인, 친구들과 함께 방문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곳은 가족들과 방문한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 중 하나다. 419 카페거리 인근에는 등산로가 마련돼 있다 보니 등산을 마치고 함께 등산한 사람들과 커피를 마시고 있는 어른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이름도 익숙한 삼청동 카페거리…“여전히 멋스러운 카페가 가득해 눈길”
요즘 청년들은 데이트를 위해 안국동이나 주변에 있는 서순라길을 주로 방문하고 있다. 안국동에는 런던 베이글 뮤지엄, 블루보틀, 오설록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곳들이 가득하다. 또 서순라길은 SNS 상에서 유명하다 보니 방문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데이트나 친구들과 함께 삼청동 방문하는 청년들의 수가 현저히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151번 버스를 타고 ‘안국역, 서울공예박물관’ 정거장에 하차 후 도보로 20분 정도 이동하면 삼청동 카페거리에 갈 수 있다. 열린송현녹지광장 방향으로 이동하면 아름다운 교정으로 유명한 덕성여자고등학교에 도착한다. 이후 감고당길을 이용해 경복궁 쪽으로 이동하면 삼청동 카페거리에 도착한다.
약 800m 정도 되는 삼청동 카페거리 양쪽에는 로스팅 커피로 유명한 카페, 디저트 카페, 브런치 카페 등 수십 개의 가게들이 청년들의 방문은 적지만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고개를 어느 방향으로 돌려도 탁 트인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거리와 그 주변을 멋스럽게 지키고 있는 카페와 가게들이 가득하다.
골목길을 가득 채우고 있는 빈티지한 주택을 개조한 카페,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계절에 맞는 인테리어로 손님들의 발걸음을 사로잡은 곳도 있다. 특히 야외에 정원을 꾸며둔 정원 카페 등 다양한 카페가 여전히 삼청동 카페거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이다. 또 테라스가 구비돼 있는 곳이 많아 날씨가 좋은 날에는 야외에서 주변 경치를 감상하며 일행과 함께 커피와 차를 마실 수 있는 곳도 있었다.
유지선 씨(48·여)는 “친구들이랑 경복궁에 단풍 구경을 하러 왔다가 하필 휴무였다”며 “제대로 휴무를 확인하지 않아서 생긴 일이긴 하지만 아쉬운 마음에 친구들과 사진도 찍고 이야기도 나누며 길을 걷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했다. 이어 “삼청동 골목에 이렇게 카페가 많은 줄 몰랐고, 대부분 가게가 테라스가 있어서 늦가을을 즐기기에는 충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용산에 왔으면 용리단길 말고 ‘정비창 카페거리’는 어때요?
최근 외국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이색적인 가게가 가득한 용리단길이 청년들에게 인기 데이트 장소로 손꼽힌다. 용리단길은 평일, 주말 관계없이 사람이 많다 보니 인기 있는 가게에 들어가려면 웨이팅이 필수다. 하지만 용리단길에서 약 20분 정도 떨어진 정비창 카페거리 주변은 상대적으로 방문하는 사람들의 수가 적어 여유로운 분위기를 풍긴다.
정비창 카페거리에 가기 위해서는 151번 버스를 타고 ‘한강대교북단, LG유플러스(중)’ 정거장에서 하차하면 된다. 신호를 건너 쭉 직진하다보면 정비창 카페 거리가 시작된다. ‘신용산역’ 정거장에서 하차했을 경우 역 방향으로 이동하다 보면 해당 장소에 방문할 수 있다.
용산역을 등지고 보면 오른쪽에 있는 정비창 지역은 예전부터 재개발 이야기가 꾸준히 나오고 있는 지역이다. 서울 시내에 있는 역전에서 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거의 유일한 동네 중 하나다.
그러다 보니 거리를 가득 채운 카페와 식당들 모두 오래된 건물을 활용한 곳들이 많다. 특히 새로 생긴 건물보다 예전부터 있었던 빈티지한 분위기가 인상적인 건물을 깔끔하게 리모델링한 곳이 많아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정비창 지역만의 독특한 분위기도 느낄 수 있다.
최근 SNS를 달구고 있는 용리단길처럼 정비창 카페 거리도 미국, 중국, 일본 해외에 온 느낌을 풍기는 가게가 가득해 눈길을 사로잡는다. 크리스마스가 한 달 정도 남은 지금은 시즌에 맞춰 길거리 곳곳에는 트리를 이용해 매장을 꾸며둔 곳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예전에 있었던 건물을 개조한 카페뿐만 아니라 빈티지한 느낌을 그대로 살린 카페, 미국 가정집을 모티브로 한 카페, 한국의 전통차를 판매하고 있는 카페까지 다양한 카페가 길거리를 가득 채우고 있는 모습이다.
직장인 김보민 씨(26·여)는 “회사가 이 근처다 보니 종종 남자친구와 퇴근 시간이 맞을 경우 저녁을 먹기 위해 들른다”며 “예전에 용리단길도 가봤지만 평일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인, 외국인할 거 없이 사람이 많아 줄서서 기다리다 지치는 느낌을 받았는데 아무래도 이 곳은 아는 사람만 알다보니 사람도 적은데 좋은 분위기의 가게는 많아 훨씬 선호하는 지역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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