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비혼 시대 기혼자의 직설…“결혼하면 돈 모이고 행복”
저출산·비혼 시대 기혼자의 직설…“결혼하면 돈 모이고 행복”

청년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결혼과 출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줄어들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이러한 청년들의 모습을 본 기혼자들은 혼자 사는 것보다 결혼해서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훨씬 많다며 결혼을 추천하고 있다. 전문가도 정부가 내놓는 결혼장려 정책보다 오히려 결혼에 만족하는 사람들의 말 한마디가 청년들이 가지고 있는 결혼에 대한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지난 17일 통계청의 ‘2024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5월에 실시된 가족관계 만족도 조사에서 기혼자의 75%(매우 만족 45%+약간 만족 30.7%)가 ‘배우자와의 관계에 만족 한다’고 답했다. 이는 격년제로 진행되는 조사가 시작된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또한 스스로를 잉꼬부부라고 답한 비율은 2014년만 해도 3명 중 2명꼴인 65.2%였지만 2022년 72.1%로 늘어났다. 올해는 75%를 넘었다.


이와 같은 ‘결혼에 대한 긍정적 인식에 대한 확산’은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5개월 연속으로 혼인 건수가 1년 전보다 늘어난 것이 배경이 됐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또한 가장 큰 요인은 육아와 가사를 분담하는 부부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청년들 사이에서는 결혼에 대한 반감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청년들 사이에서 결혼하지 않고서도 아이를 가질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이 크게 늘어 눈길을 사로잡는다. 통계청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20세부터 29세까지 청년 중 42.8%가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답했다. 이는 30.3%였던 2014년과 비교하면 10년 사이 12.5%p가 증가한 수치다.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거나, 하는 것이 좋다고 답한 비율도 10년 전보다 11.5%p 감소했다. 혼인 신고를 하지 않고 결혼 상태를 유지하거나 동거가 늘어나는 사회 현상과 더불어 비혼 출산에 대한 청년층의 인식 변화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최근 취업이 늦어지다 보니 결혼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청년들 사이에서는 금전적인 부담으로 인해 결혼을 피하고 있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 기혼자들은 혼자일 때보다 훨씬 좋은 점이 많다며 청년들에게 결혼을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은 최근 결혼 장려 부부로 SNS 상에서 유명한 인플루언서 유혜주 가족의 모습. [사진=인스타그램 갈무리]

 

조사 결과처럼 기혼자들은 삶의 만족도가 훨씬 높아졌다며 결혼을 망설이는 청년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있다. 특히 자신만의 가족이 만들어졌고, 배우자와 자녀들이 주는 심리적인 안정감과 여유로움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


직장인 이준협 씨(31·남)는 지난 5월 3년간 연애한 여자 친구와 결혼식을 올렸다. 이 씨는 “고향인 대구에서 올라와서 혼자 살다보니 부모님이 아닌 나만의 가족이 만들고 싶었다”며 “처음에는 여자 친구와 가족으로 묶인다는 생각에 거부감이 들기도 했지만 막상 결혼을 하고 나니 퇴근하고 집에 왔을 때 맞이 해주는 진정한 내 가족이 생긴 것 같아서 지금은 ‘결혼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자주 들어 주변 지인들에게 결혼을 추천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씨는 “결혼을 할 때만해도 아이를 늦게 갖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지금 생활에 만족하다 보니 아이를 빨리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내년쯤에는 자녀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청년들이 금전적인 문제로 결혼을 포기하거나 망설이고 있는 모습을 본 기혼자들은 돈은 그렇게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기혼자들은 오히려 결혼할 상대를 만났다면 함께 모으는 게 더 많이 모을 수 있다며 진지하게 결혼을 고려해보는 것을 추천했다.


양수아 씨(36·여)는 21살부터 연애한 남자친구와 지난 2017년 결혼했다. 양 씨는 “26살에 남자친구와 처음으로 결혼에 대한 얘기가 나눴다. 이때가 대학을 졸업하고 1년 정도 뒤였고 대학병원 간호사로 일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모아 놓은 돈은 거의 없었다”며 “어느 정도 돈을 모으고 결혼하려고 했지만 어차피 이 사람과 결혼할 거라면 빨리 하는 게 좋을 것 같았고, 실제로 이 사람과 2년 뒤에 결혼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둘이서 7년 동안 열심히 일해 비록 지방이지만 자가를 마련했고 우리 둘을 닮은 아이도 두 명을 낳아서 기르고 있다”며 “비슷한 또래 부부들을 보면 우리보다 자녀가 어리거나 아이가 없는 경우도 있는데, 어차피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과 결혼할 생각이 있다면 함께 가정을 이끌어나가고 키우는 재미도 분명 있을 것이다”고 결혼을 추천했다.


노중기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결혼을 장려하는 정책을 내놓는 것보다 결혼에 대한 만족감이 높은 기혼자들의 말 한마디가 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청년들의 생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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